[단독] 삼우 표창장에 "삼성 입사"..차고 넘치는 위장계열사 증거

2017. 6. 19. 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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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우종합건축사사무소(삼우)가 삼성의 위장계열사라는 의혹은 이 회사가 차명주주를 동원해 주식회사로 전환한 1985년 이후로 꾸준히 제기됐다.

1992년 삼성종합건설주식회사 박아무개 회장이 삼우설계팀 직원 유아무개씨한테 준 '15년 근속 표창장'에도 "1977년 삼성그룹에 입사한 이래 () 회사 발전에 기여한 공이 크므로 창립 35주년을 맞아 표창함"이라며 삼우 소속의 유씨가 삼성 직원임을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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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주주 인사카드 삼성경력 관리
인사카드에 '삼성·삼우 이력' 같이
이건희 회장 고교동기인 전 회장은
삼성건설 입사뒤 5차례 오간 기록
의료보험도 '삼성' 소속으로

삼우 간부들 "차명주주" 인정
2013년 삼우주식 10% 보유한 사장
"삼성이 계속 주인..다른 이름 등재"
삼우씨엠 현 대표도 "주식은 삼성 것"

[한겨레] 삼우종합건축사사무소(삼우)가 삼성의 위장계열사라는 의혹은 이 회사가 차명주주를 동원해 주식회사로 전환한 1985년 이후로 꾸준히 제기됐다. 이 때문에 공정거래위원회도 1997년과 1999년 삼성 위장계열사 여부를 조사했지만 두 차례 모두 ‘무혐의’ 결론을 내렸다. 특히 1999년에는 국회가 삼우 출신 직원이 삼성에서 받은 ‘휴·퇴직 소득정산서’까지 제시하며 공정위를 압박했지만 빈손으로 끝났다.

하지만 삼성이 삼우를 위장계열사로 운영했다는 증거는 삼성 안팎 곳곳에서 찾을 수 있다. <한겨레>가 18일 입수한 삼우의 인사카드를 보면, 대주주였던 인사들 대부분의 입사일을 ‘19○○년/○월○일(그룹), 19○○년/○월○일(당사)’ 등의 방식으로 삼성과 삼우의 근무 경력을 묶어서 표시하고 있다. ‘그룹’은 모회사인 삼성일 수밖에 없다. 삼우 전 공동회장을 지낸 ㅇ씨의 경우 1979년 10월 삼성건설에 경력공채로 입사한 뒤, 이후 18년간 삼성건설과 삼우를 5차례 오가며 근무한 기록도 있다. ㅇ씨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과 서울사대부고 동기생이다. ㅇ씨와 함께 삼성의 차명주주로 알려진 ㄱ, ㅂ, ㅎ 전 삼우 공동회장의 인사카드도 모두 같은 방식으로 관리됐다.

이밖에 삼성공동의료보험조합 대표이사 명의로 1998년 8월25일 발행된 ‘의료보험 피보험자 자격취득 확인서’를 보면, 삼우 간부를 지낸 또다른 ㅎ씨가 ‘삼우 사업장’ 소속으로 5명의 가족들과 함께 피보험자로 가입됐다. 1992년 삼성종합건설주식회사 박아무개 회장이 삼우설계팀 직원 유아무개씨한테 준 ‘15년 근속 표창장’에도 “1977년 삼성그룹에 입사한 이래 (…) 회사 발전에 기여한 공이 크므로 창립 35주년을 맞아 표창함”이라며 삼우 소속의 유씨가 삼성 직원임을 밝히고 있다.

최근 삼우 쪽 고위 관계자들의 발언에서도 이런 사실은 분명하게 드러난다. 삼성과 합병 논의가 한창이던 2013년, 당시 삼우 주식 10%를 보유했던 ㅅ 사장은 직원들과의 대화에서 “원래 주인이었던 삼성이, 그리고 계속 지금까지도 삼성이 삼우 설계의 주인이었고, (중략) 삼성 이름으로 주주로 등재가 되어 있지 않고, 저를 포함한 다섯 사람의 이름으로 등재가 돼 있습니다”라고 확인했다. 삼성이 차명주식에 대한 소유권을 주장해 주식을 넘겨주면, ㅅ 사장의 손해는 10억원을 훌쩍 넘지만 굳이 자신이 차명주주임을 인정한 것이다. 당시 합병을 주도했던 간부 ㅊ씨도 “우리 회사가 지금의 에버랜드인 중앙개발로부터 출발했다는 건 누구나 다 알고 있다. 저만 해도 삼성그룹으로 입사했다”거나, 현 삼우씨엠 대표이사인 ㅎ씨가 과거 “주식이 누구 거냐, 삼성 거지. 삼성하고 (분할 뒤 합병 문제) 다 결정이 됐어요”라고 말한 적도 있다. 이에 대해 ㅎ 대표이사는 지난해 “그런 발언을 한 사실이 없다. 삼우씨엠은 지금이나 그때나 삼성과 별개 회사”라고 해명한 바 있다. 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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