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스마트폰 끼고 사는 현대인.. 'VDT 증후군' 주의보

정진수 입력 2017. 6. 18. 2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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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시간 사용 땐 눈 건강 '위협' / 근시 악화·조절장애·사시 등 유발 / 시야 흐려지고 심하면 두통도 동반 / 방치 땐 망막박리 등 시력 손상도 / 아동·청소년 시력 저하 등 치명적 / 부모들 각별한 관리와 주의 필요 / 화면과 눈 거리 30cm 유지 바람직 / 수시로 휴식 등 눈 피로 풀어줘야 / 예방 위해선 생활습관 개선 중요

현대인의 하루는 스마트폰으로 시작해 스마트폰으로 마무리된다. 친구와의 채팅과 인터넷 검색은 기본이고 회사 업무 논의와 이메일 확인, 출퇴근길 엔터테인먼트까지 스마트폰은 다양한 기능을 제공한다. 지하철과 버스 안의 사람들이 약속이나 한 듯 스마트폰을 바라보는 모습은 이제 흔한 풍경이 됐다.

그러나 한시도 손에서 떠나지 않는 스마트폰은 그 효용만큼이나 부작용도 크다. 스마트폰과 컴퓨터 등 영상기기를 장시간 사용하는데 따른 VDT(Visual Display Terminal) 증후군이라는 말까지 생겨날 정도다. 거북목·손목터널증후군 등 만성 근골격계 질환과 함께 스마트폰 부작용이 크게 나타나는 것이 바로 눈이다. 장시간 근거리 작업으로 인한 근시 악화, 조절장애, 사시로 인한 복시, 안구건조증, 황반변성 등이 발생할 수 있다. 

◆근시 악화, 사시, 망막박리까지 초래

컴퓨터, 스마트폰, 독서 등 근거리 작업을 장시간 지속하면 대부분 눈이 피로해지고 시야가 흐려지는 경험을 한다. 심하면 두통이 오기도 한다. 이는 원근초점을 조절하기 위해 눈 속 근육들이 긴장상태를 유지하면서 발생하는 증상이다.

이런 조절장애는 충분한 휴식을 취하면 증상이 호전된다. 그러나 이런 증상이 장기간 반복되거나, 안구가 발달하는 시기인 9세 이하 어린이일 경우 일시적인 ‘가성근시’가 아닌 진성근시로 연결될 수 있는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

근시가 악화하면 망막격자변성, 망막열공과 같은 주변부 망막변성, 이로 인한 망막박리 등 시력 손상으로 연결될 수 있다. 망막은 안구 안을 채우는 물질인 유리체와 유착돼 있는데, 근시가 되면 유리체에 견인력이 발생해 망막이 찢어지는 망막열공이 발생하는 것이다. 또 망막 주변부가 정상안보다 얇고 혈관 간격이 넓어져 조기 치료를 하지 않으면 망막박리로 이어질 가능성도 크다.

게임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 스마트폰 사용이 유난히 많은 청소년의 경우 급성 내사시 가능성도 있다. 지난해 허환 전남대병원 안과연구팀이 ‘급성 내사시’로 병원을 찾은 12명의 청소년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환자 모두 하루 4∼8시간씩 스마트폰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75%는 스마트폰 사용 중단만으로 상태가 호전된 것으로 나타났다.

◆거리 유지와 휴식은 필수

근거리 작업이라는 측면 외에 스마트폰은 ‘블루라이트’에 노출된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LED 조명과 컴퓨터 모니터, TV 등 디지털 영상기기 사용시 380~500nm의 짧은 파장을 갖는 가시광선의 일종인 블루라이트에 노출된다. 이는 중심시력에 중요한 시세포가 모여있는 황반부에 병변이 발생하는 ‘황반변성’을 불러와 갑작스런 시력저하, 변시증으로 연결될 수 있다. 스마트폰 전용 애플리케이션이나 유해 청색광을 차단해주는 기능성 렌즈 착용으로 부작용을 줄일 수 있다.

스마트폰을 쓰다보면 화면에 집중해 눈을 깜빡이지 않으면서 적절한 수분 유지가 이뤄지지 않고, 피로감으로 이물감, 가려움, 눈부심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안구건조증을 불러온다. 대부분 적당히 눈을 비비거나 인공눈물약을 넣고 대수롭지 않게 넘어가지만 각막염증 등 시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안구건조증 치료는 눈물이 부족하거나 증발해서 각막에 생긴 상처가 얼마나 큰지에 따라 다르다. 단순히 건조한 수준에서 그친다면 눈물약 공급만으로도 충분하지만, 염증이 있거나 각막 상처가 심하다면 치료제 투여 등 상처 회복을 위한 치료를 병행해야 한다.

건양의대 김안과병원 권영아 교수는 “신경성 각막염은 실제로는 매우 깊은 각막 상처를 동반하고 있는데, 간혹 심한 통증을 동반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 이때 일반적인 인공눈물만 점안하면 상태는 더 악화할 수 있다”며 단순건성안이라도 전문의 진료를 받고 치료를 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예방을 위해서는 스마트폰과 컴퓨터 등을 사용하는 습관과 환경을 바꿔줘야 한다. 화면과 눈의 거리를 30cm 이상 유지해야 하고, 1시간 작업시 10분 정도 멀리 바라보고 눈의 피로를 풀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움직이거나 어두운 곳에서 사용도 자제해야 한다. 불필요하게 스마트폰을 오래 보는 습관도 고쳐야 한다. 온찜질을 통해 눈 주변의 분비선을 자극하면 건조증을 개선할 수 있다.

건양의대 김안과병원 김형석 교수는 “VDT 증후군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소 생활습관을 개선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특히 아직 성장기에 있는 아이들과 청소년들이 스마트폰을 오래 사용할 경우 시력저하 및 눈 건강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부모님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진수 기자 je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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