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옥빈, 생애 두 번째 칸을 즐기다(인터뷰②)

이주희 2017. 6. 18.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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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악녀'는 지난 5월 전 세계 최고의 영화 축제인 칸국제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분에 초청돼 호평 받았다.

주인공 김옥빈 역시 칸영화제에서 처음으로 '악녀'를 보게 됐다.

칸영화제에서 전 세계적으로 평가 받았고, 이 힘을 원동력으로 김옥빈은 앞으로 더욱 멀리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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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옥빈이 '악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이지숙 기자

영화 ‘악녀’는 지난 5월 전 세계 최고의 영화 축제인 칸국제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분에 초청돼 호평 받았다. 주인공 김옥빈 역시 칸영화제에서 처음으로 ‘악녀’를 보게 됐다. 김옥빈은 “현장에서 최선을 다 했지만 내 모습이 어떻게 나올지 상상을 못했다. 나중에 믹싱도 들어가기 때문에 영화가 완성이 되면 보기로 했었다. 감독님이 편집실에도 오지 말라고 했다. 나중에 ‘서프라이즈’ 해주고 싶었나보다. 그래서 나중으로 미뤘는데 그게 칸이 됐다. 보니까 좋더라. 놀라게 해주실 만 했다. 너무 만족한다”고 운을 뗐다.

‘악녀’는 여성 원톱 액션물로, 대부분의 사람들이 흥행이 보장되지 않는다며 제작하는 것부터 우려했던 영화다. 하지만 우려와 달리 국내 개봉 전에 칸까지 초청받아 세계적으로 인정을 받게 됐다.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상황이다. 여기에 김옥빈은 ‘악녀’를 통해 칸에 두 번 간 배우가 됐다. 칸에 평생 한 번 가는 것을 꿈으로 삼는 배우들이 많을 정도로 칸에 진출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심지어 김옥빈은 영화를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았던 20대에 한 번, 그리고 30대에 한 번 가는 행운을 누렸다. 김옥빈은 “처음에 감독님이 말을 안 하고 계시다가 갑자기 ‘칸 같이 가요. 흐흐’ 하고 웃으시는데 믿기지 않았다. 일단 칸에 액션 영화로 초청 받았다는 사실부터 독특한 거였다. 개인적으론 8년 만이라서 설레고 기분이 좋았다. 내가 다시 칸에 가다니. 이제 또 언제 갈까 싶다. 다음번에 40대에 가려나”라며 웃었다.

배우 김옥빈이 '악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이지숙 기자

김옥빈을 처음 칸에 데려다준 영화는 박찬욱 감독의 ‘박쥐’다. 이 영화를 찍을 당시 김옥빈은 겨우 22살이었다. 그때와 지금의 김옥빈은 어떤 점이 다를까. 그는 “22살에 ‘박쥐’를 찍고 23살에 칸을 갔다. 그땐 하고 싶은 일이 많아서 열정이 넘쳤다. 지금은 노련해지고 부드러워진 것 같다. 경험이 쌓이니까 놀라고 신기하기보다는 편안한 상태가 된 것 같다”고 말한 후 “그런데 이번엔 깊은 잠을 못 잤다. 하루에 3~4시간 정도 설잠을 잤다. 대신 바람도 많이 맞고 밖도 많이 쳐다봤다. 분위기가 좋으니까 밥을 먹을 때에도 테라스에 앉아서 계속 바닷가를 바라봤다. 바닷가 보니까 사람들 모두 비키니를 입고 다니더라. 나는 구경만 했다”고 칸 분위기를 전했다.

특히 ‘악녀’에서 김옥빈이 맡은 캐릭터의 이름은 ‘숙희’로, ‘박쥐’로 인연을 맺었던 박찬욱 감독의 대표적인 여성 캐릭터 ‘아가씨’ 숙희와 동명이인이다. ‘아가씨’ 개봉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악녀’의 촬영이 시작됐기에 혹시 이와 관련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그는 “공교롭게 ‘투 숙희’가 됐다”고 웃으며 “박찬욱 감독님과는 관련이 없고 그저 연변 출신의 귀여우면서 예스러운 이름을 찾은 것으로 안다. 어린아이에게 불렀을 때도 성인 됐을 때도 부르기 좋은 이름이다. 감독님이 숙희 외에도 춘모, 중상 등 다른 이름도 고민을 많이 하고 지으셨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사실 그동안 김옥빈에게 박찬욱 감독의 영화 ‘박쥐’는 최고의 순간이면서 그가 뛰어넘어야 할 한계선이기도 했다. 그런 의미에서 ‘악녀’는 김옥빈에게 배우로서 두 번째 터닝 포인트가 된 듯하다. 칸영화제에서 전 세계적으로 평가 받았고, 이 힘을 원동력으로 김옥빈은 앞으로 더욱 멀리 나갈 것이다. 

이주희 기자 leej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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