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이 신시내티를 상대로 6일 만에 설욕에 성공하며 시즌 3승째를 따냈다.

LA다저스에서 활약하고 있는 류현진은 18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의 그레이트 아메리칸 볼파크에서 열린 2017 메이저리그 신시내티 레즈와의 원정경기에서 5이닝8피안타2볼넷7탈삼진2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됐다. 경기는 류현진의 호투와 코디 벨린저, 작 피더슨의 연속타자홈런, 야시엘 푸이그의 연타석 홈런에 힘입어 다저스가 10-2로 완승을 거뒀다.

지난 5월19일 마이애미 말린스전(5.1이닝2실점) 이후 한 달 만에 승리 투수가 된 류현진은 시즌 성적을 3승6패1세이브58탈삼진 평균자책점4.35로 끌어 올렸다. 류현진은 타석에서도 안타를 추가하진 못했지만 실책과 볼넷으로 1루를 밟아 두 차례 모두 득점을 기록했다. 3회에 기록한 득점은 이날 경기 다저스의 결승 득점이 됐다.

 류현진의 선발등판 소식을 전하고 있는 LA다저스 공식 홈페이지

류현진의 선발등판 소식을 전하고 있는 LA다저스 공식 홈페이지 ⓒ MLB.com


답답하던 다저스 타선, 오랜만에 든든한 득점 지원

다저스는 전날 알렉스 우드가 8이닝 4피안타 1실점으로 눈부신 호투를 펼치며 시즌 7승(무패)째를 올렸다. 류현진으로서는 전날 승리의 기세를 이어가야 하는 경기. 다저스는 이날 3루수 저스틴 터너가 휴식일을 가지며 라인업에서 제외됐을 뿐 대부분의 주력 타자들이 선발 출전했고 3루수에는 로건 포사이드가 나섰다. 중심 타선은 크리스 테일러, 벨린저, 피더슨으로 이어지는 젊은 선수들이 배치됐다.

다저스는 1회초 공격에서 신시내티의 선발 애셔 워저하우스키를 상대로 코리 시거와 벨린저의 연속 2루타로 가볍게 선취점을 따냈다. 하지만 류현진 역시 1회 투구에서 선두타자 빌리 해밀턴과 잭 코자트에게 연속안타를 허용하며 곧바로 동점을 허용했다. 다저스의 좌익수 테일러가 공을 떨어트리는 사이 발 빠른 해밀턴이 홈을 파고 든 것이다. 하지만 류현진은 이어진 무사2루의 위기에서 삼진2개를 곁들이며 추가실점을 막았다.

류현진은 2회에도 선두 타자 스캇 셰블러에게 중전안타를 허용했다. 류현진은 1사 후 데빈 메소라코의 타석 때 폭투로 주자를 득점권에 보냈지만 또 한 번 삼진 2개를 곁들이며 스스로 위기를 벗어났다. 1회 안타와 득점을 허용했던 해밀턴을 상대로 10구까지 가는 접전 끝에 루킹삼진을 잡아내는 장면이 압권이었다(신시내티의 브라이언 프라이스 감독은 이 판정에 항의하다 퇴장을 당했다).

무실점으로 2회 투구를 마친 류현진은 3회 선두타자로 나와 유격수 왼쪽으로 빠지는 타구를 때려냈다. 비록 신시내티 유격수 코자트의 실책으로 기록됐지만 안타를 줘도 무방한 강습타구였다. 류현진은 이어진 테일러의 2루타 때 홈을 밟았고 다저스는 벨린저, 피더슨의 연속타자홈런까지 더해지며 5-1로 앞서 갔다. 다저스의 맹공세에 신시내티 선발 워저하우스키는 3회를 넘기지 못하고 마운드에서 내려 왔다.

오랜만에 넉넉한 득점지원을 받았지만 류현진은 3회에도 세 타자 연속 안타를 맞으며 무사만루의 위기를 자초했다. 이어진 에우제니오 수아레스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허용하며 대량 실점의 위기를 맞은 류현진은 셰블러의 강습타구가 유격수 직선타구로 걸리며 한숨을 돌렸다. 그리고 호세 페라자의 투수 앞 땅볼을 포수와 1루로 연결되는 병살타로 처리하며 1실점으로 이닝을 마쳤다.

4번이나 선두 타자 내보내고도 득점권에서 피적시타 0개

류현진은 4회 공격에서도 스윙 한 번 없이 볼넷으로 출루했다. 류현진은 타격의 의지가 크지 않았지만 빅리그 경험이 많지 않은 신시내티의 두 번째 투수 오스틴 브라이스의 제구가 좋지 않았다. 체이스 어틀리의 안타 때 3루까지 진루한 류현진은 시거의 적시타 때 천천히 홈을 밟으며 멀티득점을 기록했다. 하지만 테일러가 삼진, 벨린저가 병살타로 물러나며 이어진 무사 1,3루의 기회에서 추가득점을 올리진 못했다.

3회까지 72개의 공을 던진 류현진은 투구 수와의 싸움에 들어갔다. 류현진은 2사 후 해밀턴에게 초구에 3루타를 허용했지만 코자트를 삼진으로 처리하며 이닝을 마무리했다. 4회 투구 수도 16개로 썩 나쁘지 않았다. 4회까지 88개의 공을 던진 류현진은 5점의 리드를 안고 승리 투수 요건을 채우기 위해 5회 마운드에 올랐다.

류현진은 첫 타자 조인 보토에게 시속 146km짜리 빠른 공을 던지다가 2루타를 허용했다. 하지만 득점권에 주자를 두고 아담 듀발을 삼진, 수아레스를 중견수 플라이, 셰블러를 1루 땅볼로 처리하며 승리 투수 요건을 갖췄다. 류현진은 5회 세 번째 타석을 앞두고 대타 키케 에르난데스로 교체되며 이날의 투구를 마쳤다. 다저스는 6회부터 루이스 아빌란, 페드로 바에즈, 조쉬 라빈을 차례로 투입해 경기를 마무리했다.

선발 투수의 가장 중요한 덕목 중 하나는 이닝 선두 타자의 출루를 억제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보면 5이닝 중 네 번이나 선두 타자 출루를 허용한 이날 류현진의 투구내용은 선발 투수로서 낙제점에 가까웠다. 볼넷을 그렇게 싫어하는 류현진이 빅리그 데뷔 후 처음으로 밀어내기 볼넷을 허용하기도 했다. 5이닝을 던지며 피안타가 8개에 달했고 그 중 장타가 3개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류현진은 그 많은 실점 위기에서 2점으로 신시내티 타선을 막아냈다. 우려했던 피홈런은 하나도 없었고 삼진도 7개를 잡아냈다. 특히 투구 수 100개를 넘긴 후 시속 151km의 강속구를 연속으로 뿌리며 구속 저하의 우려도 날렸다. 무엇보다 5월19일 마이애미 전 이후 근 한 달 만에 승리를 따냈다는 점이 가장 고무적이다. 여러 가지로 류현진에게는 의미가 있는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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