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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스 질겁' 김동현, 당돌한 코빙턴 눕힌다


입력 2017.06.17 10:31 수정 2017.06.17 22:22        데일리안 스포츠 = 김종수 기자

코빙턴, 계체 행사에서 입술 내미는 불쾌한 행동

흔치 않은 사례로 김동현 필승의지 더 키워

UFC 웰터급 김동현 ⓒ 게티이미지

'UFC 파이트 나이트 111'이 17일(한국시각) 싱가포르 인도어 스타디움서 막을 올린다.

홀리 홈(35·미국)과 베치 코헤이아(33·브라질)의 여성부 밴텀급 경기가 메인이벤트로 치러지는 가운데 안드레이 알롭스키, 타렉 사피딘, 하파엘 도스 안요스 등 스타급 파이터들이 대거 출격한다.

코리안 파이터들도 쏟아진다. 싱가포르 대회에는 김동현(36·부산팀매드), 곽관호(28·코리안탑팀), 김지연(28·소미션스주짓수) 등 무려 3명이 나선다. 각각 콜비 코빙턴(29·미국), 러셀 돈(31·미국), 루시 푸딜로바(22·체코)라는 만만치 않은 상대와 붙는다.

아시아서 열리는 이벤트인 만큼 빅네임 아시아 파이터가 선봉에 선다. 코리안 파이터의 자존심 김동현과 한때의 슈퍼스타 고미 타카노리(38·일본)가 그 주인공이다. 김동현은 아시아 최다인 14승에 도전하고, 타카노리는 연패 탈출을 기대한다.

키스 도발자의 최후, 코빙턴도?

김동현 상대 코빙턴은 랭킹은 낮지만 힘과 기술을 고루 갖춘 난적이다.

김동현 입장에서는 UFC 랭킹 차이를 감안했을 때, 이겨야 본전이라 부담이 크다. 만에 하나 패하면 큰 데미지를 입는다. 통산 전적(11승1패)에서도 알 수 있듯 까다로운 파이터다. UFC서 6승을 따냈는데 지난해 치른 3경기를 모두 승리로 장식했다.

NCAA(미국대학스포츠협회) 디비전1 레슬러 출신답게 코빙턴은 그래플링이 매우 좋다. 파워를 앞세운 압박을 통해 포지션 싸움과 서브미션 결정력 또한 뛰어나다. 김동현의 포지션 장악 능력을 감안했을 때, 옥타곤 바닥에 눕히고 탑을 점한다면 원활히 풀리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난감한 상황에 봉착할 수 있다.

김동현은 사피딘전에서 테이크다운이 통하지 않아 고전했다. 사피딘의 태클 디펜스를 감안해 클린치 후 더티복싱 카드를 들고 와 이겼지만, 본인이 가장 자신 있는 영역에서의 경기를 펼칠 수 없어 어려움을 겪었다. 코빙턴을 맞아서도 테이크다운이 막힌다면 특유의 ‘매미모드’는 무용지물이 되고 만다.

자신만만한 코빙턴은 16일 싱가포르 마스터카드 극장서 열린 공개 계체현장에서 파이팅 포즈를 취하다가 입술을 삐죽 내밀어 입맞춤하는 시늉을 했다. 이에 김동현은 과장된 표정으로 싫은 기색을 드러냈다.

김동현 역시 키스 도발을 감행한 코빙턴을 혼내주겠다며 단단히 벼르고 있다. ⓒ 게티이미지

‘상남자’들 색깔이 짙은 스포츠 특성상 격투기판에서 키스가 나오는 장면은 드물다. K-1에서 있었던 마이크 베르나르도와 제롬르밴너의 우정의 키스, 경기 후 밴너의 이마에 키스한 최홍만 등의 경우처럼 훈훈한 광경도 있지만 받아들이는 쪽에서 싫어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히스 헤링은 ‘2005 K-1 다이너마이트’ 당시 나카오 요시히로에게 원치 않는 키스를 당했다. 경기 시작 전 서로 마주보며 눈싸움을 벌이는 상황에서 나카오가 슬쩍 입술을 내밀어 헤링에게 키스하는 대형 사고를 저질렀다.

잠시 당황한 눈빛을 보이던 헤링은 이내 분노의 기운이 서렸고 광분한 그의 주먹이 나카오의 안면을 향해 여지없이 날아갔다. 무방비 상태에서 강력한 공격을 얻어맞은 나카오는 그대로 쓰러져 일어나지 못했고 경기는 그대로 엉망진창이 되고 말았다.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까지도 회자되고 있는데 당시 사건으로 인해 헤링은 원치 않는 ‘키스 헤링’이라는 별명으로 팬들 사이에서 불리기도 했다.

2006년 K-1 오클랜드 대회에서는 당시 신인급이었던 바다 하리가 기자회견장에서 선배 피터 그라함에게 입맞춤을 했다. 밴너와 베르나르도처럼 분위기가 훈훈했던 것도 아닌 말다툼이후 벌어졌던 상황이라 그라함은 크게 분노했고, 둘은 주먹을 주고받는 난투극까지 벌였다.

입술은 닿지 않았지만 코빙턴의 행동이 김동현 입장에서 기분이 좋을 수 없는 이유다. 헤링은 경기가 시작되기도 전에 나카오를 때려눕혔고, 그라함 역시 키스로 망가진 기자회견 이후 펼쳐진 경기에서 백스핀킥으로 하리를 실신시켰다. 김동현 역시 키스 도발을 감행한 코빙턴을 혼내주겠다며 단단히 벼르고 있다.

쇠락한 고미 타카노리, 연패 탈출할까

고미 타카노리는 더 이상 아시아 최고 슈퍼스타가 아니다.

묵직한 파워를 앞세워 '작은 악마' 젠스 펄버(43·미국)를 무너뜨리고 그림 같은 카운터로 루이스 아제레도(41·브라질)를 링 바닥에 거꾸러뜨리던 무시무시한 포스는 찾아보기 힘들다. 서양 강자들을 박살내는 타카노리를 통해 카타르시스를 느꼈던 많은 동양 팬들 입장에서는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타카노리는 신체능력이 쇠락함에 따라 과거에는 크게 눈에 띄지 않았던 여러 약점이 눈에 띄게 불거졌고 그로인해 많은 패배가 쌓여만 갔다. 몇 년 전만 해도 다시금 프라이드 때의 포스를 되찾기를 바라는 팬들도 많았으나 이제는 현실(?)을 인정하고 누구와 싸우든 1승 자체에 의미를 부여하는 분위기다.

‘불꽃구슬소년’이라는 닉네임이 어색해졌을 만큼 나이를 먹고 폭발력도 예전 같지 않지만 승리에 대한 열정만큼은 식지 않았다. '수퍼 사이어인' 존 턱(32·미국)과 맞붙는다. 예전 같으면 무난한 승리가 예상되지만 이제는 누구를 만나도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타카노리의 마지막 승리는 2014년 4월 아이작 밸리-플래그(40·미국)에게 거둔 판정승. 그 뒤 마일스 쥬리, 조 로존, 짐 밀러에게 줄줄이 무너졌다. 연패에 신음하고 있는 다카노리 입장에서 존 턱과의 승부는 단순한 1승이 아닌 생존의 의미가 담겨있다.

김종수 기자 (asd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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