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체계 또 다른 혼란.. 정부, '직무급제' 도입 긍정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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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철도공사(코레일) 노조는 지난해 9월 말부터 12월까지 총 74일간 파업을 벌였다.
당시 박근혜정부의 성과연봉제 도입 방침을 적극 따르며 무리수를 뒀던 코레일은 이제 새 정부의 '성과연봉제 후속조치'에 따라 성과연봉제 도입 전으로 임금체계를 되돌려야 할 처지에 놓였다.
기획재정부는 이날 지난해 발표했던 공공기관 성과연봉제 권고안을 폐기하면서 노사 협의 등을 통해 임금체계를 다시 마련하는 것을 원칙으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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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철도공사(코레일) 노조는 지난해 9월 말부터 12월까지 총 74일간 파업을 벌였다. 코레일 사상 최장기 파업이었다. 사측인 코레일은 파업 후 총 89명을 해고하는 등 대규모 중징계 조치를 내렸다. 한 회사의 노사관계를 최악으로 치닫게 한 것은 16일 정부가 사실상 폐기한 성과연봉제 도입 지침이었다. 당시 박근혜정부의 성과연봉제 도입 방침을 적극 따르며 무리수를 뒀던 코레일은 이제 새 정부의 ‘성과연봉제 후속조치’에 따라 성과연봉제 도입 전으로 임금체계를 되돌려야 할 처지에 놓였다. 최악의 파업 과정에서 생긴 상처와 피해는 무엇을 위한 것인지 알기 어려워졌다. 코레일만의 일이 아니다. 노사 합의 없이 성과연봉제를 강행했던 48곳 기관은 모두 관련 취업규칙을 재개정해야 한다. 노사 합의로 성과연봉제를 도입한 72곳도 직무급제 등 새로운 요구 앞에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원상복구? 직무급 도입?
기획재정부는 이날 지난해 발표했던 공공기관 성과연봉제 권고안을 폐기하면서 노사 협의 등을 통해 임금체계를 다시 마련하는 것을 원칙으로 했다. 그런데 이후 어떤 방식을 선택해야 할지에 대해서는 혼란이 계속되고 있다. 노사 합의 없이 이사회 의결만으로 성과연봉제를 도입한 경우 ‘기존의 임금체계로 돌아가거나 변경할 수 있다’고 돼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업무 성격이나 난이도 등에 따라 급여 차등을 두는 ‘직무급제’ 도입을 긍정적으로 보는 기류다. 이미 문재인 대통령 대선 공약이었던 직무급제 도입과 관련한 연구 용역도 맡긴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성과연봉제 완전 폐기를 주장해 온 노동계에서는 우선 기존의 호봉체계 복귀를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 직무급제는 직원의 개인적 특성(연공서열, 능력)이 아니라 하는 일 자체에 따라 급여가 다르기 때문에 또 다른 ‘차별’ 논란이 벌어질 수 있다. 어떤 직무가 더 중요하냐 등을 놓고 조직 내 갈등도 생길 수 있다. 연차에 따라 임금이 높아지는 호봉제 문화에 익숙한 한국 조직문화에서 수긍이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새로운 임금체계 도입을 놓고 또 다른 갈등이 불가피한 셈이다.
성과연봉제 도입에 적극적이었던 기관을 중심으로 기관장 사퇴 압박도 거세질 전망이다. 양대 노총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당시 불법적으로 성과연봉제를 강행했던 기관장들의 사과와 자진 사퇴가 없다면 적폐 인사 퇴출 투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인센티브 환수 어떻게
이미 지급한 인센티브를 환원해 다른 용도로 쓰자는 것도 논란의 소지가 있다. 공공기관 내에서는 정부 지침 수행에 따라 지급받은 성과급을 반환하는 것에 대해 법적 소송도 불사한다는 기류가 있다. 한 공공기관 관계자는 “법적 검토를 의뢰했다”고 말했다. 다만 노조 측에서 먼저 성과급을 반납해 비정규직 처우 개선 등에 쓰겠다며 명분을 선점한 이상 재론하기 어렵다는 관측도 높다. 국정기획위원회도 양대 노총 제의에 대해 “양대 노총의 제안은 사회적 대타협의 첫 출발”이라며 “이 제안을 구체화하기 위한 추가 협의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글=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 그래픽=공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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