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성 경찰청장이 16일 오후 서울 경찰청에서 열린 '경찰개혁위원회 발족식'에서 백남기 농민과 유가족에게 고개 숙여 사과했다./사진제공=뉴스1 이철성 경찰청장이 경찰 물대포를 맞고 쓰러져 숨진 백남기 농민과 유가족에게 공식 사과했다. 사고 이후 1년7개월 만이다. 과도한 공권력으로 국민이 피해보는 일이 되풀이 되선 안된다며 경찰 대응이 '과도했다'는 점도 인정했다. 이철성 청장 16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경찰개혁위원회 발족식에서 "2015년 민중총궐기 집회시위 과정에서 유명을 달리한 고 백남기 농민과 유가족분들에게 깊은 애도와 함께 진심어린 사과의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박종철, 이한열 열사 등 민주화 과정에서 희생된 이들을 언급하며 "잘못된 역사를 보고 경찰 인권 개혁을 강력하게 추진하겠다고 다짐했다"고 밝히면서 이철성 청장은 백남기 농민에게 사과했다. 백씨는 2015년 11월 민중총궐기 집회에서 물대포에 맞아 의식불명에 빠졌고 지난해 9월 사망했다. 경찰이 과도한 대응(직수살수)으로 집회 참가자를 죽음으로 몰았다는 비난에도 경찰은 그간 경찰 과실을 인정하지 않았다. 경찰은 최근 인권친화 경찰이 화두가 되자 민간 자문위원회 성격의 경찰개혁위원회를 만들었고, 그 첫 단추를 꿰면서 백남기 농민에 대한 공식 사과를 한 것이다. 이날 이 청장은 "경찰 공권력은 어떤 경우에도 국민 안전을 보장하면서 절제된 가운데 행사돼야 한다"며 "경찰의 과도한 공권력으로 국민이 피해보는 일은 다시 되풀이 되지 말아야한다"고 말했다. 집회·시위 현장에 살수차 사용 개선책도 발표했다. 우선 대통령령인 위해성 경찰장비 사용기준에 관한 규정에 살수차 사용기준을 신설할 계획이다. 살수차를 원칙적으로 사용하지 말되 화염병, 쇠파이프, 각목, 돌 등 위험한 물건을 사용해 타인 또는 경찰관을 폭행한 경우 등을 예외조항으로 둘 예정이다. 기존에는 △도로 무단점거시 △불법행위가 아니라도 위험성이 예상될 때 등에 살수가 가능했지만 이를 삭제하게 된다. 또 사용조건 최대수압 15bar(압력)에서 13bar로 하향한다. 이와 함께 내부적으로 살수차 운용지침도 개정한다. 기존 살수차 사용명령권자에 포함된 관할 서장을 제외하고 '지방청장과 지방청장 위임받은 경찰관'으로만 제한한다. 현재 백씨 유족 등이 강신명 당시 경찰청장과 구은수 당시 서울지방경찰청장 등을 살인미수 등 혐의로 검찰에 고발해 수사가 진행 중이다. 백씨 유족은 지난해 3월 국가와 경찰을 상대로 총 2억4000여만원 상당 손해배상 청구 소송도 했다. 앞서 서울대병원은 15일 논란이 많았던 사망진단서에 백남기 농민 사망 종류를 병사에서 외인사로 바꿨다. 백씨 사인의 인과관계는 '심폐정지, 이로 인한 급성신부전, 급성경막하출혈'에서 '급성신부전, 패혈증, 외상성경막하출혈'로 변경됐다. 이날 경찰은 초대 유엔(국제연합) 인권대사를 지낸 박경서 동국대학교 석좌교수를 위원장으로 한 경찰개혁위원회를 만들었다. 여러 분야 전문가로 모인 19명 위원들은 인권보호, 자치경찰, 수사개혁 등 3개 분과로 나눠 활동한다. 경찰의 날인 10월21일쯤 경찰개혁권고안을 최종 발표하고 경찰은 이를 기반으로 연말까지 '인권 친화적 경찰 개혁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박경서 위원장은 "초대 유엔 인권대사와 경찰인권위원장 등 경험을 살려 경찰의 인권 친화적 발전방안을 논의하겠다"며 "경찰이 국민 신뢰를 이끌어 내기 위해 낮은 자세로 국민 목소리를 귀담아 듣고 소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공감 0% 비공감 0% 진달래 [email protected] 더 나은 사회를 위해 현장을 생생하게 전달하겠습니다. 기자의 다른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