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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지완 강민호 설전, 정황으로 유추한 흥분 이유


입력 2017.06.16 00:06 수정 2017.06.17 09:24        데일리안 스포츠 = 김평호 기자

사구 맞은 뒤 강민호와 험악한 분위기 연출

지난 5월 롯데전에서도 두 번 맞아

사구를 맞고 강민호와 설전을 벌인 나지완. ⓒ 연합뉴스

나지완이 사구를 맞고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그런데 정작 사구를 던진 이명우가 아닌 포수 강민호와 설전이 오고 갔다.

무엇이 나지완을 그렇게 흥분하게 만들었을까.

15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KIA와 롯데의 시리즈 마지막 경기에서 나지완과 강민호가 설전을 벌이며, 결국 양 팀 선수들 간 벤치 클리어링이 발생했다.

상황은 이랬다. KIA가 3-0으로 앞선 6회초 1사 2, 3루에서 나지완이 대타로 들어섰다.

이후 바뀐 투수 이명우의 초구가 나지완의 머리 쪽으로 향했다. 깜짝 놀란 나지완이 순간적으로 몸을 움츠렸고, 공은 그의 왼쪽 손목 부분에 맞았다. 자칫 공이 머리를 맞을 수도 있는 아찔한 상황이었다.

그런데 벤치 클리어링의 발단은 마운드가 아닌 홈 플레이트 쪽이었다. 사구를 맞은 나지완이 포수 강민호와 얘기를 나누더니 갑자기 두 선수 사이에 언쟁이 붙기 시작했다.

강한 설전이 오고가자 결국 양 팀 선수들이 모여 들었다. 순간 험악한 상황이 연출됐지만 다행히 큰 충돌은 없었고, 양 팀 선수들이 두 선수를 진정시키며 마무리가 됐다.

우선, 사구를 맞은 나지완 입장에서는 기분이 좋을 리가 없다. 이날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된 나지완은 3-0으로 앞서고 있던 KIA가 6회초 1사 2, 3루 기회를 잡자 좌완 투수 이명우를 상대하기 위해 대타로 들어섰다.

나지완은 이미 지난달 광주 롯데전에서 두 번이나 몸에 공을 맞은 바 있다. ⓒ 연합뉴스

롯데 입장에서는 어차피 1루가 빈 상황이었다. 상황에 따라 나지완과의 승부를 어렵게 가져가도 무방했다. 나지완 역시 이를 모를 리 없었다. 하지만 이명우의 초구가 하필 머리 쪽으로 향하면서 사구가 됐다. 볼넷으로 걸어 나가도 이상할 것이 없는 상황에서 자칫 큰 부상으로 이어질 뻔했으니 나지완의 기분이 좋을 리가 없었다.

특히 나지완은 이미 지난 5월 27일 광주 롯데전에서 두 번이나 몸에 공을 맞은 바 있다. 유독 롯데를 상대로 사구가 많다보니 예민해 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여기에 롯데는 올 시즌 KIA와의 맞대결서 1승 8패로 철저히 밀리고 있다. 이날 시리즈 마지막 경기에서는 스윕 위기에 놓이며 홈팬들 앞에서 이미 자존심이 구겨질 대로 구겨졌다. 나지완 입장에서는 독이 오를 대로 오른 롯데가 위협구를 던졌다고도 생각할 수 있는 부분이다.

잔뜩 기분이 상해있는 나지완을 향한 강민호의 발언은 결국 화를 촉발시키고 말았다. 실제 중계화면을 통해 나지완이 강민호를 향해 욕설을 하는 장면이 고스란히 잡히면서 두 선수 간 골이 깊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강민호가 무슨 말을 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잔뜩 예민해져 있는 나지완에게는 그 어떤 말도 좋게 들렸을 리가 없었던 것 같다.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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