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우의 도쿄 리포트]한 시간에 꼬치 6000개..40년 역사의 일본 식품공업전, "별 게 다 있네"

도쿄|김진우 특파원 2017. 6. 15. 2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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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스쿠모기공이 개발한 스시 로봇. 사람은 밥을 넣고, 재료를 얹는 작업만 하면, 시간당 2000개의 스시가 포장까지 되어서 나온다.

기계 윗부분 투입구에 밥을 넣고, 무게 조절 버튼을 누른다. 그러자 아래쪽으로 먹기 좋은 크기와 모양의 샤리(초밥용 밥)가 ‘쏙’하고 나온다. 그 위에 새우를 얹고 버튼을 다시 누르자 스시가 비닐 포장까지 돼서 차례차례 나온다. 일본 스즈모(鈴茂 )기공이 개발한 ‘스시로봇’이다. 시간당 2000개의 스시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한다.

이 회사는 샤리를 1시간에 4800개 만들 수 있는 기계도 갖고 있다. 이 외에도 김초밥이나 주먹밥을 자동으로 만들어주는 기계를 개발·판매한다. 오네다 이쿠지(小根田 育治) 대표는 “일식(日食)의 왕은 스시”라면서 “질기거나 딱딱하지 않도록 샤리의 밀도를 정밀하게 조정해 부드러운 식감을 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4일 찾아간 ‘국제식품공업전(FOOMA JAPAN 2017)’ 전시장에는 눈을 휘둥그레하게 하는 기계들이 줄줄이 있었다. 날계란을 깨서 내용물을 자동으로 걸러내주는 기계가 있는가 하면, 삶은 계란의 껍질을 벗겨주는 기계도 있다. 감자나 키위 따위의 껍질을 벗겨주는 기계나 채소를 용도에 맞게 잘라주는 기계도 빠지지 않았다.

식품 제조 과정에서 섞일지 모르는 미세 금속을 탐지·제거하는 기계나 얼룩을 자동으로 제거하는 컨베이어벨트도 선보였다. 심지어 견과류를 동그란 모양으로 다듬거나 알맞은 비율로 섞어서 ‘믹스너트’를 만드는 기계도 나왔다.

키위를 올려놓으면 껍질을 잘라주는가정용 기계.

전시장에는 스즈모 기공의 ‘스시로봇’처럼 속도와 정밀도를 더한 일본 음식 제조 기계들이 시선을 끌어모았다. 고지마공업은 일본식 닭꼬치인 야키토리 재료를 기계 위에 배열하면 자동으로 꼬치를 꿰주는 기계를 선보였다. 1시간에 6000개의 닭꼬치를 만들어준다. 닭고기 엉덩이살의 뼈를 제거하고, 동시에 각 부분을 잘라서 배출해주는 기계도 눈에 띄었다.

마스닥이라는 일본업체는 일본 전통빵인 도라야키 제조 기계를 출품했다. 모양을 만드는 작업에서부터 굽기, 뒤집기, 팥소 넣기, 문양 찍기, 포장까지 전 과정이 자동으로 진행되는 기계다. 회사 직원들이 금방 나온 도라야키를 시식해보라고 건네준다. 마스닥 담당자는 “도라야키 기계는 1959년 발매 이후 전국에서 활약하고 있다”면서 “이 기계는 도라야키를 1시간에 850개에서 1만2000개까지 만들 수 있다”라고 말했다.

닭꼬치를 자동으로 끼우는 기계. 시간당 6000개까지 만들 수 있다.

이번 전시회에선 일손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머리를 짜낸 제품들도 주목을 끌었다. 기존 기계들의 속도와 정확도를 높이거나, 로봇이나 사물인터넷(IoT) 등 신기술을 음식 제조에 채용한 기계들도 많았다.

감자 깎는 기계는 감자의 씨눈까지 제거해주는 기계로 진화했다. 로봇팔이 특수 LED를 이용한 영상처리 기술을 이용해 감자의 씨눈이나 흉터를 발견, 그 부분만 정확히 제거해주는 시연을 하고 있었다.

산업용로봇 전문기업 화낙(FANUC)도 3D 센서 카메라를 활용한 로봇을 선보였다. 간장통의 위치와 방향을 정확하게 파악한 뒤 도시락의 특정 부분에 정확하게 넣는 로봇팔의 기술에 관람객들의 입에서 감탄이 터져나왔다. 컨베이어벨트에 넘어진 페트병을 로봇이 꺼내서 제 자리로 돌려놓는 시스템도 선보였다. 또다른 업체에선 3D 프린터처럼 초콜릿으로 별이나 꽃 모양의 장식물을 만드는 기계를 전시했다.

전자동 도리야키 기계.

재료 하나하나, 음식 하나하나에 세밀함을 추구해온 일본 음식문화와 최첨단 정밀 기술이 결합돼 있었다. 올히 전시회의 주제는 ‘식품 미래의 나침반’이다. 우미우치 에이치(海內榮一) 집행위원장은 “FOOMA는 아시아 최대급의 식품 기술 종합 전시회로 해외로부터도 주목을 모으고 있다”면서 “식품제조 과정의 효율화와 자동화 등 최첨단 제품과 신기술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도쿄|김진우 특파원 jw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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