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현경 기자] '라디오스타' 고재근이 센스넘치는 입담으로 새로운 '예능원석'의 탄생을 알렸다.

14일 밤 방송된 MBC '황금어장-라디오스타'(이하 '라디오스타')는 김국진 윤종신 김구라, 스페셜MC 정준영의 진행아래 '꿀에 빠진 보이스' 특집으로 꾸며져 바이브 윤민수, SG워너비 이석훈, 존박, Y2K 고재근이 출연했다.

15년 만에 지상파 토크쇼에 출연한 고재근은 "1번 카메라인가요?"라며 카메라를 찾는 옛날사람의 모습으로 초반부터 눈길을 끌었다. 그는 경직된 표정과 상기된 낯빛으로 긴장감을 감추지 못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입담을 폭발했다.

특히 고재근은 '전설의 밴드' Y2K를 소환해 추억과 웃음을 모두 잡았다. 최초의 한일합작그룹으로 90년대 큰 인기를 끌었던 그는 "우리 때문에 공항마중 문화가 생겼다"며 과거 인기를 자랑했다. 고재근은 "인기가 많다보니 건방진 면이 있었다"며 "노룩패스도 내가 원조다"고 말해 주위를 폭소케했다.

그러나 당시 유이치와 코지의 외모에 밀려 비교적 큰 주목을 받지 못했던 그는 "당시 사인회를 하면 나는 10분도 안 돼 끝났다"며 서러웠던 기억을 떠올렸다. 그러면서 고재근은 "그땐 실력보다 잘생긴 게 다였다"면서 "그런 걸 겪고 살아와서 인성이 이정도 됐다"고 깨알 본인홍보에 열을 올렸다.

일본에서 그룹활동을 하고 있는 유이치와 코지의 근황도 전했다. 얼마 전 일본에 가서 이들을 만나고 왔다는 고재근은 "'스완키덩크'라는 그룹으로 활동을 하고 있다"며 "TV보다는 공연 위주로 활동한다"는 소식을 전했다. 이어 "한국에서 활동했던 게 힘들었나보다"면서 "이번에 사실 영상을 따기 위해 만났는데 인터뷰 요청을 했더니 사절하더라"고 말했다. 그러나 고재근은 "애들한텐 술 한 잔 하자고 했지만 영상을 따는 게 목표였기 때문에 함께 간 대표님이 휴대폰으로 도촬을 했다. 절실하다"며 코지와 만난 사진을 공개해 웃음을 자아냈다.

무엇보다 고재근은 지금까지도 Y2K의 '레전드'으로 회자되고 있는 음이탈 무대에 대해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고재근은 "그땐 라이브가 흔치 않은 시절이었는데 록밴드에게 라이브는 자존심 이었다"며 "반키를 낮춘 CD가 있었는데 안 가져왔다. 유이치가 노래를 부르다 음이탈을 했는데 평소 좋아하던 록밴드 멤버를 흉내내서 '미안해'라고 했다. 그게 지금까지 레전드가 됐다"고 말했다.

전성기시절 한국 활동에 힘들어하던 유이치-코지 형제를 중재하는 역할을 했다는 그는 "내가 MC같은 역할이었다"며 '라디오스타'에 비어있는 스페셜MC자리를 은근슬쩍 탐내며 예능욕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아직 싱글인 고재근은 "연애를 할 때가 아니다"며 "다시 0에서 시작하는 시기"라고 강조했다.

고재근은 또 "Y2K 활동기간은 4년 정도밖에 안됐지만 헤어지고 나서 슬럼프를 겪었다"며 "다른 회사로 이직하는 것도 음반을 내는 것도 잘 안됐다. 집밖으로 안 나가고 두문불출했는데 어머니가 힘들어 하는 걸 봤다"며 활동이 없던 시절 힘들었던 마음을 전해 주위를 숙연하게 했다. 방황을 마치고 다시 팬들 앞에 나선 그는 "방송을 다시 하는 이유가 팬들에게 미안하기 때문"이라며 Y2K를 기다려준 팬들에게 미안함을 전했다.

그러나 고재근은 "Y2K 팬이 얼마나 남았다고 생각하냐"는 MC들의 질문에 "셀 수 있겠죠. 손으로"라고 셀프디스, 마지막까지 센스넘치는 입담을 뽐냈다. 고재근은 15년 만에 '라디오스타'를 통해 인사하게 된 소감을 밝히며 "차차 '무한도전'이나 이런 데로 흘러가겠다"며 예능야망을 드러냈다.

[티브이데일리 김현경 기자 news@tvdaily.co.kr/사진=MBC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