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포토] 버나디나 \'넘어가는구나\'
2017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LG 트윈스의 경기가 18일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에서 열렸다. KIA 버나디나가 4회말 1사 우중월 홈런을 날린 후 타구를 바라보고 있다. 광주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완전히 잘못 데려왔어. 1번타자가 필요한데 말야.”

KIA 허영택 단장이 로저 버나디나(33)를 보며 싱글벙글 웃었다. 개막 초반 극심한 부진에 허덕일 때 “타격에서 까먹은 것을 수비와 주루로 만회해서 그나마 다행”이라며 믿음을 보인 허 단장은 최근 가파른 상승세로 효자 노릇을 톡톡히하자 “1번 타자감으로 데려왔는데 3번 감이네”라며 껄껄 웃었다.

2할을 간신히 웃돌던 타율은 불과 한 달 만에 3할대(0.311)로 수직 상승했고 홈런 11개와 41타점 48득점으로 웬만한 중심타자 못지 않은 활약을 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13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2017 KBO리그 롯데와 정규시즌 원정경기에서는 3번 타순에서 3안타 2타점 1득점으로 팀 승리를 견인했다. 특히 9회초 1사 1루에서 최형우의 우전안타 때 3루까지 파고드는 빠른 발로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공격뿐만 아니라 수비에서도 빈자리를 채우는 역할을 마다하지 않는다.

지난 13일 사직 롯데전에서는 시즌 세 번째 1루수로도 출장해 안정적인 수비를 했다. 구단 관계자는 “메이저리그 워싱턴 시절에 조이 보토가 부상 결장했을 때 1루수로 출전한 경험이 있었다. KBO리그에 와서도 삼성, 한화전 등에서 짦은 이닝 1루수를 소화했고 수시로 펑고를 받으며 언제든 1루수로 출장할 수 있도록 스스로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SS포토] KIA 버나디나, 오늘은 개점휴업입니다~
KIA 타이거즈 버나디나가 25일 대전 한화 생명 이글스 파크에서 진행된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에서 선발에서 제외된 채 덕아웃 난간에 기대어 그라운드를 응시하고 있다.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빠른 발과 넓은 수비범위 강한 어깨로 각광받았던 버나디다는 KBO리그에서 경기를 치를 수록 콘택트 능력과 장타력이 향상돼 이른바 ‘5툴 플레이어’로 자리매김했다. 팀내 거의 유일한 5툴 플레이어로 2011년 이후 6년 만에 40승 선착에도 큰 힘을 보탰다. KIA는 1983년과 1988년, 1991, 1993년 등 해태시절에는 40승 선착 후 우승을 차지했다. 그러나 2002년, 2011년 등 KIA로 사명을 바꾼 이후에는 40승에 선착하고도 시즌 우승에 실패했다. 그 한을 풀 수 있는 최적의 기회가 찾아왔다. 김기태 감독은 “우승은 하늘이 정해주는 것이기 때문에 결과와 관계없이 매경기 최선을 다해 강한 팀이라는 이미지를 상대에게 심어주는 것만으로도 만족한다”고 자세를 낮췄다.

그러나 버나디나를 포함한 선수들은 “올해가 매우 중요한 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최대한 좋은 성적을 거둬서 팬 사랑에 보답할 것”이라며 입을 모으고 있다. 그 선봉에 버나디나가 서 있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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