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가 밥이다..정부·기업, 데이터 축적·정리 심혈

이효상 기자 2017. 6. 14.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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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ㆍ접목 서비스 속속 선보여

그래픽 | 박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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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교는 현재 모든 과학 분과로 퍼지고 있다는 점에서 어느 종교보다 전망이 밝다.”

<사피엔스>의 저자 유발 하라리 이스라엘 예루살렘 히브리대 교수는 신간인 <호모 데우스>에서 데이터 중심 사회로 진화할 미래의 모습을 ‘데이터교’라고 표현했다. 이 표현에는 인류가 ‘인본주의’나 ‘자유의지’보다 데이터 분석 결과를 믿고 추종할 수 있다는 우려도 담겨 있다.

그만큼 산업에서 차지하는 데이터의 위상도 하루가 다르게 높아지고 있다. 제조 산업의 쌀이 ‘철강’이었고 전자 산업의 쌀이 ‘반도체’였다면, 미래 산업의 쌀은 ‘데이터’가 될 가능성이 높다.

어떤 사람이 인터넷 쇼핑을 통해 특정 의류를 구매했다는 별 볼 일 없는 정보도 어떤 기업에는 중요한 마케팅 데이터로 활용된다. 데이터가 곧 ‘돈’인 셈이다.

국내 기업들도 데이터를 축적하고 정교하게 다듬는 작업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기업들은 이렇게 모인 빅데이터를 기존의 서비스와 접목해 보다 정확하고 폭넓은 정보를 제공하는 데 활용하고 있다. 빅데이터와 결합된 지도 애플리케이션(앱)은 목적지까지 가는 길을 안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주변 맛집이 어떤 시간대에 붐비지 않는지까지 보여준다.

14일 카카오의 모바일 지도앱 서비스인 ‘카카오맵’이 이 같은 서비스를 내놨다. 장소 기반 데이터에 빅데이터 분석을 더해 음식점이나 관광지, 백화점 등 이용자들이 자주 찾는 장소에 대한 정보를 추가로 제공한다.

이번 업데이트를 통해 특정 맛집을 어떤 이용자가 언제 주로 찾았는지 볼 수 있다. 예컨대 카카오맵 앱에서 서울 명동의 한 중화요리 전문점을 찾아보면, 20대 이용자가 가장 많이 찾았고 수요일에는 오전 11시에 가장 혼잡하다는 정보 등을 확인할 수 있다.

네이버는 빅데이터 분석을 접목한 검색 서비스를 선보였다. 지난해 10월에는 사용자의 성·연령 데이터를 분석해 관심사에 따른 ‘컨텍스트 자동완성’을 선보였고, 이달 초부터는 요일 및 시간대별로 자동완성 키워드가 달라지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를 위해 네이버는 로그인 사용자의 매시간 검색 패턴 등 빅데이터를 분석했다. 이용자 입장에서는 키워드를 다 입력하지 않아도 찾고자 하는 정보를 더욱 빠르고 효율적으로 접할 수 있다.

빅데이터 활용은 IT(정보기술) 업계에서만 이뤄지는 일이 아니다. 제조업뿐 아니라 금융·교통·유통·헬스케어 산업에서도 빅데이터 활용이 필수로 자리 잡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015년 연구에 따르면 데이터를 사업에 활용하는 기업은 활용하지 않는 기업보다 노동 생산성 증가가 5~10%가량 더 빠른 것으로 조사됐다. SK텔레콤 등은 병원·공공기관 등과 연계해 의료 진료나 전기공급 등 다양한 분야에 빅데이터 기술을 활용할 계획이다.

빅데이터의 다른 활용법으로는 인공지능(AI)과의 연계가 있다. 기계 스스로 학습하는 딥러닝 기술이 확보됐다고 하더라도 인공지능을 충분히 활용하기 위해서는 학습을 위한 데이터 구축이 필요하다. 국내에서는 데이터의 공공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정부 예산으로 데이터 구축을 지원하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이날 인공지능의 산업적 활용가치가 높은 분야인 특허, 법률, 일반상식 부문에서 학습용 데이터 구축에 착수하기로 했다. 이렇게 구축된 데이터는 향후 국내 중소·벤처기업, 스타트업 등에 공개돼 인공지능 기술 개발에 활용될 예정이다.

특허 분야에서는 AI업체 솔트룩스 등이 컨소시엄을 이룬 광개토연구소가 선정됐다. 광개토연구소는 전기·전자 분야의 특허정보 원천 데이터를 활용해 AI 학습용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할 계획이다. 구축이 완료되면 특허 유망기술 예측이나 특허가치 평가 등에 활용될 전망이다.

법률 분야에 선정된 ‘와이즈넛’은 ‘교통사고’, ‘층간소음’ 등 생활용어로 검색하면 관련 법령을 찾아주는 용어사전을 구축하기로 했다.

상식 분야에서는 백과사전 같은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할 ‘마인즈랩’과 한국인의 얼굴·음식 이미지 등을 데이터화할 ‘한국과학기술연구원’이 선정됐다.

<이효상 기자 hsl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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