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거취는 내 손에 달린 게 아니다.”

카타르전에서 패한 울리 슈틸리케 감독도 어느 정도 각오를 하는 모양새다.

슈틸리케 감독은 14일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카타르와 경기에서 2-3으로 패한 뒤 열린 기자회견에 앞서 “내 거취에 대한 질문이 나올 것 같다”며 직접 말을 꺼냈다. 슈틸리케 감독은 “그 질문에 대해서는 내가 답할 수 없다. 내 손에 달린 게 아니다”라며 “나중에 한국에 돌아가서 말하겠다”고 밝혔다. 자신의 거취와 관련해 어떤 논의가 있으면 그 결정을 수용하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슈틸리케 감독은 “의욕을 갖고 희망을 품고 기대를 했는데 결과가 이렇게 돼서 상당히 아쉽다”고 말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날 패배에 대해 “홍정호가 선발로 뛰기로 돼 있었고 손흥민이 부상으로 교체된 것이 경기 결과에 영향을 미쳤지만 핑계를 댈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며 “손흥민은 엑스레이를 찍어봐야 알겠지만 골절이 의심된다”고 설명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패배의 원인을 자신에게로 돌렸다. 슈틸리케 감독은 “오늘의 결과는 내게 책임이 있다”며 “선발과 전술은 모두 감독이 결정하기 때문에 내가 가장 큰 책임을 져야 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구체적인 패배의 원인을 진단했다. 그는 “전반부터 많이 고전했다. 0-1이라는 스코어 뿐 아니라 볼도 제대로 간수하고 갖고 있지 못해 어렵게 풀고 갔다”며 “후반에는 더 나은 경기를 보여주며 동점까지 만들어냈고, 압박하면서 세 번째 득점을 노렸는데 실점했다. 그 과정에서 선수들이 많이 나가 공격을 차단하지 못하고 도와줄 수 있는 동료가 부족했다”고 분석했다. 스리백을 진단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이라크전에서 전반 경기력이 좋지 않았고, 선수들이 익숙해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스리백이냐 포백이냐보다는 세 번째 실점을 당한 것처럼 다른 선수들을 도와주는 협력 수비가 아쉽다”고도 했다.

한편 슈틸리케 감독은 ‘최근 외교적인 어려움을 겪는 카타르에 관해 얘기해달라’는 현지 기자의 질문에 “카타르가 이런 위기나 난관을 극복해 일상적인 생활로 빨리 돌아가기를 희망한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