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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길 걷어찬 슈틸리케호, 불꽃길 모퉁이에서


입력 2017.06.14 07:07 수정 2017.06.14 08:09        데일리안 스포츠 = 김태훈 기자

카타르전 패배로 유리한 시나리오 다 찢어져

불꽃길 접어드는 코너에서 새로운 결단 내려야

[한국-카타르]울리 슈틸리케 감독 ⓒ 연합뉴스

[한국 카타르]슈틸리케호가 이란이 우즈베키스탄을 쳐내고 깔아준 꽃길을 걷어찼다.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4일 오전(한국시각) 카타르 도하의 자심 빈 하마드 경기장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조별리그 8차전 카타르(FIFA랭킹 88위)와의 원정경기에서 0-2로 뒤지다 가까스로 동점을 만들었지만 끝내 2-3으로 졌다.

카타르와의 A매치에서 33년 만에 당한 충격패다.

에이컨도 틀었다. 슈틸리케가 탐냈던 카타르 ‘에이스’ 소리아도 경고누적으로 빠졌다. 극적인 2-2 동점을 이룬 뒤 5분 만에 결승골을 얻어맞았다. 카타르는 의도한대로 수비라인을 올렸다 내리며 한국을 흔들었다. 전반 34분 부상으로 아웃된 손흥민이 있었어도 크게 달라질 것이 없었다. 수비는 3골 이상 내줘도 할 말이 없을 정도로 참담했다.

열흘 전부터 베이스캠프를 차렸던 슈틸리케호. 카타르 도하로 건너가기 직전 ‘카타르 단교’라는 예상치 못한 소식을 접하기도 했지만, 13일 A조 1위 이란이 한국을 바짝 쫓고 있던 3위 우즈벡을 잡으면서 추월을 막아줬다.

조 꼴찌인 카타르만 꺾는다면 한국은 우즈벡과의 승점차를 4로 벌리면서 조 2위를 탄탄히 할 수 있었다. 오는 8월31일 홈에서 ‘에이스’ 아즈문이 빠진 이란과의 경기에서 자력 진출도 그릴 수 있는 상황이었다.

이런 꽃길을 슈틸리케호가 걷어찼다. 차고 싶어서 찬 것은 아니다. 지킬 능력이 없었다.

카타르전 패배로 한국은 승점13에 묶이며 우즈벡 추격권에 머물렀다. 오히려 중국과 한국을 상대하는 우즈벡에 비해 한국은 이란과 우즈벡과 싸워야 하는 험난한 잔여경기 일정을 앞두고 있다.

한국축구가 A매치에서 카타르에 패한 것은 33년 만이다. ⓒ 연합뉴스

결국, 한국축구의 경기는 물론 다른 경기 결과까지 가슴 졸이며 경우의 수를 따져야 하는 불꽃길로 접어들게 됐다. 이란, 우즈벡을 이겨야 자력으로 진출이 가능하다. 카타르전에서 보여준 수비라면 월드컵 진출을 확정한 상태에서 아즈문이 빠진 이란에도 대량실점의 위험이 있다.

슈틸리케 감독이 머문 상황에서는 이란전 4연패를 끊을 길이 보이지 않는다. 우즈벡이 중국 원정에서 패하길 바라야 한다. 중국이 시리아와 극적인 무승부를 이뤘다고는 하지만 우즈벡을 압도할 전력은 결코 아니다.

9회 연속 월드컵 진출 여부가 결정될 최종전을 9월 5일 우즈벡 원정에서 치러야한다는 것은 너무나 큰 부담이다. 카타르 원정 패배 포함 최종예선에서 원정 승리가 없는 슈틸리케호가 소화하기 버거운 미션이다. 슈틸리케 감독이 경질된다 해도 자신할 수 없는 부분이다.

그래도 두 달 이상의 시간은 있다. 불꽃길 모퉁이에 서서 결단을 내려야 한다. 전술적으로도 전혀 발전이 없었던 카타르전에서 슈틸리케 감독으로는 어렵다는 것을 재차 확인했다. "그때 경질을 단행했어야 했다"는 말은 뒤로하고 앞만 볼 때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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