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축구 대표팀 황희찬과 기성용이 14일 새벽(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에 위치한 자심 빈 하마드 경기장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8차전 대한민국과 카타르의 경기에서 2대3으로 패배하고 아쉬워하고 있다. 2017.6.14/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슈틸리케호가 이란이 차려준 밥상을 제대로 차버렸다. 내년 러시아에서 열리는 월드컵 진출도 장담할 수 없는 처지가 됐다.

한국은 14일 카타르 도하의 자심 빈 하마드 경기장에서 열린 카타르와의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예선 A조 조별리그 8차전에서 2-3으로 졌다. 한국이 카타르에 패한 것은 지난 1984년 아시안컵 본선에서 0-1 이후 33년 만이다. 카타르와의 경기를 앞두고 한국은 낭보를 들었다. 이란이 우즈베키스탄을 상대로 2-0 승리를 거뒀다는 기분 좋은 소식이었다. 이날 승리로 이란은 6승 2무(승점 20점)가 되면서 아시아에서 가장 먼저 월드컵 진출권을 획득했다.

우즈베키스탄과 경쟁을 펼치는 한국에게 이란의 승리는 희소식이었다. 2위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한국이 카타르전에서 승리한다면 우즈베키스탄과의 격차를 4점으로 벌릴 수 있었다. 이어 오는 8월 31일 국내서 열리는 이란전까지 승리하면 우즈베키스탄과의 최종전 결과에 상관없이 9회 연속 월드컵 진출을 이룰 수 있었다. 하지만 한국은 이란이 마련해준 좋은 기회를 스스로 날렸다. 카타르를 상대로 경기 초반부터 잦은 패스 미스와 조직력 실종 등이 나타나면서 2골을 먼저 내줬다. 후반에 황일수의 투입으로 반등, 힘들게 기성용과 황희찬의 골로 따라잡았지만 여기가 끝이었다.

한국은 경기 초반부터 나타났던 문제점이 전혀 개선되지 않으면서 세 번째 실점을 내줬고 결국 2-3으로 패했다. 지난 7번의 최종예선에서 페널티킥 2개를 포함해 단 3골을 넣는 것에 그쳤던 카타르에게 1경기에서 3골을 내줬다. 한국이 카타르와의 맞대결에서 3골을 허용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충격적인 패배를 당한 한국은 4승 1무 3패로 승점 13점에 머물렀다. 3위 우즈베키스탄(4승 4패, 승점 12점)과의 격차를 벌리는데도 실패했다.

한국은 앞으로 무실점 무패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숙적' 이란과의 홈 9차전, 2위 경쟁을 펼치고 있는 우즈베키스탄과의 원정 10차전을 펼쳐야 한다. 2경기 모두 한국에게 부담스럽다.

월드컵 진출 자격은 쉽게 얻을 수 없다. 기회가 왔는데도 이를 살리지 못한다면 한국은 지난 1986년 이후 처음으로 구경꾼으로 전락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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