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임나일본부설 타협 위해 가야사 덮었다? 말도 안돼"

CBS 시사자키 제작팀 2017. 6. 13. 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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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민족의 위대함만 강조하는 사관, 위험해

- 문 대통령, '고대사'아닌 '가야사'로 한정 언급 아쉬워
- 국가가 주도적으로 역사에 개입하면 부작용 많아
- 역사를 언제나 민족사의 기반에서만 봐야할까?
- 도종환 후보자, 개인 역사관과 정책 분리해야
- 하버드 지원사업 중단 안타까워, 거시적 관점에서 접근해야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30~20:00)
■ 방송일 : 2017년 6월 13일 (화) 오후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심용환 역사작가

◇ 정관용>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에 사학계를 중심으로 때 아닌 고대사 논쟁이 뜨겁습니다. 문 대통령이 가야사 연구와 복원을 국정과제에 포함할 것을 언급한 데 이어서 도종환 문체부 장관 후보자의 역사관을 둘러싼 논란까지 보태졌기 때문이죠. 책 역사토크라는 책에서 왜곡된 고대사 논쟁의 문제점을 지적했던 분이죠. 역사작가 심용환 씨 오늘 초대해서 이 문제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 심용환> 안녕하세요.

◇ 정관용> 먼저 문 대통령이 가야사를 콕 찍어서 얘기한 거 어떻게 생각하세요?

◆ 심용환> 일단 기본적으로는 그래도 그 전 대통령님들에 비해서는 본인의 어떤 역사관 혹은 역사에 대한 관심 자체가 있다는 것은 되게 높이 평가를 하고요. 그리고 특히 고대사 쪽 연구가 근현대사에 비해서 좀 소외된 건 맞거든요. 그런 부분에 대한 관심들을 가져주신 건 좋다고 생각하는데. 조금 아쉬운 것은 그걸 그냥 고대사 안 하시고 가야사로 딱 집으니까 그걸 두고 자연스럽게 사회적 논란 혹은 그 말씀하시기 전에 이렇게 역사학계의 분들과 많이 소통을 하셨으면 좋을 것 같은데 그게 없었다는 게 아쉽다고 생각합니다.

◇ 정관용> 학계에서도 일단 정치권력의 핵심인 대통령이 특정 어떤 역사를 언급한 것은 좀 문제 있다, 이런 반응이 많죠?

◆ 심용환> 그게 그럴 수밖에 없는 게 얼마 전까지 국정교과서 논쟁이 있었고. 또 심지어 박근혜 전 대통령이 이제 환단고기 같은 소위 말하는 재야사 경전의 구절을 인용했다는 것이 얼마 안 된 얘기기 때문에 사실은 예민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죠. 이제 좀 해결됐다고 생각했는데 믿었던 대통령이 약간 이런 분위기가 있는 것 같아요.

◇ 정관용> 그리고 특별히 다른 역사가 아닌 가야사를 언급한 배경은 있을까요?

◆ 심용환> 그건 개인의 관심사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어요.

◇ 정관용> 대통령 개인의 관심사.

◆ 심용환> 네, 왜냐하면 이게 사실 최근에 우리 사회에서 동북공정이나 독도같이 특정한 이슈가 아니고서는 고대사 자체가 그렇게 큰 사회적 논쟁이나 그런 어떤 관심사가 됐던 적이 없고. 특히 가야사는 우리가 임나일본부 얘기가 한참 나오던 때가 있었는데 그것도 최근 얘기는 아니고 해서요. 말씀하시는 게 임나일본부를 얘기하시는 게 아니고 가야에 대한 식견이 있는 말씀을 하셨거든요. 그래서 생각보다 범위가 넓고 이런 것을 연구하다 보면 좀 동서화합에 소통이 된다 이런 얘기를 하셨기 때문에 일단은 개인적인 관심사가 크지 않을까 생각이 좀 들어요.

◇ 정관용> 가야에 대해서 소개 좀 해 주세요.

함안 말이산고분군(사진=경남도 제공)
◆ 심용환> 가야는 사실 학교에서 많이 배우지는 않죠. 그러니까 보통 연맹왕국 단계라고 해서 고조선이 망하고 삼국이 그러니까 고구려, 백제, 신라가 세팅되는 과도기에 부여 그리고 작은 여러 동예, 옥저 나오면서 남부지방에서도 이제 삼한 중에 하나로서 가야가 발전하는데. 안타깝게도 다른 나라들에 비해서는 이제 중앙집권국가가 되지 못하면서 고구려, 백제, 신라의 경쟁에서 도태되고 신라에 의해서 최종적으로 점령당한 나라. 아무래도 배우는 비중이 적을 수밖에 없죠.

◇ 정관용> 6가야라고 우리가 보통 기억하는데.

◆ 심용환> 맞습니다. 보통 가야 6국이라고 보통 얘기해서 대가야, 금관가야 이런 나라들이 제일 유명하고요.

◇ 정관용> 6개로 나뉘어져 있었다 하나로 뭉치지 못했다. 그래서 3국과의 경쟁에서 도태됐다.

◆ 심용환> 그렇죠. 제일 처음에도 광개토대왕이 신라 지원을 갔다가 돌아오면서 가야랑 충돌하면서 가야가 쇠퇴하게 됐고. 그런데 결정적으로는 신라가 팽창하면서 신라의 법흥왕이나 진흥왕이 금관가야랑 대가야를 복속하면서 결국은 역사 속에서 안타깝게도 연맹왕국에서 고대국가로 나가는 데 있어서 쇠퇴한 나라 이렇게 얘기를 많이 하죠.

◇ 정관용> 위치가 경상도 지역에서 전라도 지역까지를 다 포괄한다, 이런 게 요즘 새로 밝혀진 사실이라면서요.

◆ 심용환> 그렇죠, 그리고 생각보다는 활동범위가 넓었다는 얘기를 하게 되고요. 다만 중요한 건 경상도나 전라도라는 개념은 그 시대 때 개념은 아니니까.

◇ 정관용> 물론 지금의 개념에서 대략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있었던 거예요?

◆ 심용환> 경상남도의 절반부터 전라남도의 절반 정도. 그러니까 꽤 큰 영역이죠. 그런데 그게 하나의 단일한 나라로 고정돼 있다고 보지 않고요. 그 영역 일대를 바탕으로 활동을 했다 정도로 파악을 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가야사 연구가 다른 연구에 비해서 고구려, 백제, 신라 연구에 비해서 연구자도 적고 그렇다면서요. 그 이유는 뭡니까?

◆ 심용환> 그건 이제 그러니까 가야사 자체가 우리 역사의 중심 주제가 아니잖아요. 그러니까 분량에서 주인공 그러니까 고구려나 통일신라같이 아무래도 비중이 많은 지역의 전공자가 많이 배출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래서 꼭 가야사만 그런 것은 아니고요. 예를 들면 후고구려나 후백제 같은 경우도 연구자료수가 적고 아무래도 그러다 보니까 그 연구가 반영도 덜 되고 그러다 보니까 그게 교과서에 내용도 덜 실리고 하는 아무래도 연구자 입장에서는 조금 섭섭하고 서운한 것들은 그 해당 연구자들은 분명 있다고 생각하고요.

◇ 정관용> 아까 가야사 처음 언급하실 때 임나일본부설을 또 언급했잖아요. 그건 뭐고 가야사와 어떻게 연결되는 거예요?

◆ 심용환> 그러니까 아주 거칠게 얘기를 하면 일제시대 때 일본의 역사학자들 그러니까 어떤 일제에 봉사하던 어용학자들이 일본에 나오는 여러 역사기록들을 바탕으로 임나가 가야고 그 당시에 일본의 야마토 정권이 한반도 남부 일대를 점령했었다. 그러니까 가야나 혹은 백제가 원래 이렇게 전라도까지 통합을 했는데 그걸 통합하지 않고 한반도 남부 일대에 일본에 직접 식민통치 기관이 있었다는 주장이에요. 그게 일단 임나일본부고요. 그런데 지금 와서는 사실 조금 대중의 오해가 있는 게 지금은 우리나라 학계에서도 많은 노력을 통해서 그게 허구인 것도 많이 밝혀냈고요. 사실은 현대 일본학계에서도 이게 야마토 정권에서 파견한 사신단 혹은 교역기관 정도로 얘기하기 때문에 현재로서 실제 학계의 논의는 어떤 임나일본부를 둘러싸고 싸운다기보다는 좀 실태 규명, 그게 이제 식민지배기관은 아닌 것 같고. 어떻게 연결되고 교류됐느냐 해서 양국의 어떤 입장차이가 있고 이 정도가 사실 현재의 학계의 흐름입니다.

◇ 정관용> 임나일본부라는 건 허구인 거죠?

◆ 심용환> 그렇죠. 그러니까 임나일본부라는 식민기관이 있었다는 건 말이 안 되고. 그건 지금은 일본이고 우리나라고 얘기하는 주제가 아니고죠.

◇ 정관용> 심지어 일본에서도.

◆ 심용환> 일본에서도 그런 얘기 안 하고. 대신에 교류가 있었던 것 같아서 이걸 우리 쪽에서는 백제가 보내거나 가야가 보내거나 혹은 일본에서는 일본에서 보내거나 이런 식으로 보면서 약간 교류기관 정도로 연구의 합의과정 중에 있는 거죠.

◇ 정관용> 그런데 어쨌든 임나일본부설이 나와서 그것 때문에 가야 연구가 더 좀 뒤쳐지는 이런 이유도 있습니까?

심용환 역사작가 (사진=시사자키 제작팀)
◆ 심용환> 그렇게 사실은 주장을 하는 그런 재야사학이 있는 거죠. 그러니까 기존의 역사학계가 과거에 여전히 어떤 식민사학의 틀을 벗어나지 못해서 여전히 임나일본부에 종속된 상태에서 연구를 진행한다라고 하면서 프레임 공격을 하는 상황인 건데. 실제로 최근에 연구하는 과정 자체는 그리고 학교에서 배우는 교과과정도 그렇고 임나일본부설을 배운다라든지 임나일본부설이 중심이 돼서 논의가 전개되거나 그런 얘기는 거의 없거든요. 그래서 좀 대중분들이 갖고 있는 이해와 사실 최근에 학문적 논의는 너무 좀 거리가 크다라는 그걸 좀 알아주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 정관용> 가야에 대한 사료, 유물, 유적 이런 것은 좀 많이 발굴이 됐나요, 어떤가요?

◆ 심용환> 그러니까 많다는 많은 거고 적다면 적다고 얘기할 수밖에 없는 게. 그러니까 기본적으로 아까도 말씀드렸듯이 우리 역사의 고대시대의 할당량 자체가 적기 때문에 이게 기본적으로 또 파이가 적을 수밖에 없는데. 사실은 전체적으로 보면 그러면 고구려는, 백제는, 신라는이라고 했을 때 사실은 신라가 좀 압도적이거든요.

◇ 정관용> 그건 통일신라로 이어졌으니까 더더욱 그랬겠죠.

◆ 심용환> 그리고 옛날에 박정희 대통령 때 집중적으로 왕릉 같은 게 그러니까 무덤이 남아 있잖아요. 그래서 그걸 부장품이 많이 나오기 때문에 압도적으로 많이 나오는 상황이고요. 연구 지원을 많이 해서 어떤 소홀한 작은 역사라도 밝혀내는 건 좋지만 아주 의도적으로 임나일본부설을 타협하기 위해서 가야사를 덮었다, 이건 좀 앞뒤가 안 맞는 얘기지 않을까. 어느 분과 연구자들을 만나봐도 다들 답답해하시거든요. 왜냐하면 너무 연구지원이 안 된다고 얘기하고. 고구려 연구자도 3명밖에 없다, 이런 얘기하시고 박사학위 받고 이러신 분들이. 분과별로 얘기하시면 다들 답답해하시는 그런 것도 있기 때문에 가야사 하시는 분 입장에서는 많이 아쉽겠지만 또 전체적으로 여기만 특별히 막 억압받고 이렇게 말하기에는 또 어려운 부분도 있다고 봅니다.

◇ 정관용> 그런데 반대로 이번에 문 대통령이 이걸 언급하면서 가야사 연구에만 집중적으로 예산이 투입돼서 발굴작업을 대대적으로 벌이고 이건 또 안 된다, 그런 얘기도 있더라고요.

◆ 심용환> 그렇죠. 그게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거죠. 물론 이제 전반적으로 대통령께서 합리적으로 진행을 하시면서 그런데 좀 개인의 제안으로써 가야사를 비롯한 좀 소수 역사를 강화시킨다고 하는 것은 괜찮겠지만 과거 전두환 정권 때 삼국유사를 지원해 준다든지. 과거 군사정권 때 특정 퇴계 이황, 이순신 이렇게 주제를 정부가 정해서 밀어붙여서 성역화시키고. 그런데 사실은 기억하시겠지만 그 과정 속에서 문화재가 엉망으로 복원된다든지 없던 이순신 장군의 무기를 위조해서 넣어서 문화재로 만들어서 한다든지.

◇ 정관용> 위조까지 했었어요?

◆ 심용환> 옛날에 한산도 앞바다에서 천자총통 쓰던 것을 꺼냈다고 해서 20년 째 그거 사실로 믿었는데 나중에 가보니까 그게 위조품이라는 게 밝혀졌던 적도 있고요.

◇ 정관용> 맞아요.

◆ 심용환> 유명한 일이죠. 그리고 도산서원 앞에 박정희 대통령이 퇴계 이황을 기린다고 해서 소나무를 줬는데 그 소나무가 그때 죽은 거예요, 청와대에 있던 소나무가. 그런데 유신 때니까 걸릴까 봐 그 지역 공무원들이 몰래 다른 걸 갖다 심어놨다가 최근에 알려져서 뽑아버린 사례도 있거든요. 그러니까 그런 걸 생각해 보면 국가가 역사학계를 보조해 주거나 지원해 주는 게 아닌 주도형으로 갔었을 때는.

◇ 정관용> 그건 안 되죠.

◆ 심용환> 너무 문제가 많을 수 있다는 거죠. 국정교과서가 대표적인 예잖아요.

◇ 정관용> 가야사 얘기는 그 정도 좀 하고. 도종환 장관 후보자가 나오니까 또 역시 무슨 그의 유사역사관 문제다, 우려다 이런 얘기가 나오는데. 유사역사관이라는 게 무슨 뜻이에요?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더불어민주당 도종환 의원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 심용환> 그러니까 사실 유사역사학이라는 말 자체는 최근에 쓰인 말이고요. 원래는 재야사학이라는 말로 표현을 했었죠. 그래서 주로 전공을 하시고 대학 때 학계에 계신 분들이 이제 그냥 역사학계. 그걸 주류사학이다라고 얘기하면서 반대편에서 좀 자유롭게 연구하시는 분들이 재야사학이라고 했었는데 최근에 보통 재야사학자들이 기존 역사학계를 식민사관에 물들었다고 하면서 프레임 공격을 하니까 이제 그동안은 무시하는 형태로 가다가 이제 안 되겠다 싶었던지 이제는 너희들은 사이비 역사학이다, 유사역사학이다 그렇게 나온 최신 용어예요.

◇ 정관용> 재야사학자들은 소위 강단 역사학계를 여전히 식민사학이다라고 비판하고 그렇게 비판받던 분들이 너희들은 유사역사학이다, 이렇게 또 서로 공격하고.

◆ 심용환> 사실 그동안은 기존 역사학계가 무대응을 했고.

◇ 정관용> 좋아요. 그러면 기존 역사학계와 재야사학계의 결정적 차이는 고대사 해석에 있는 거예요?

◆ 심용환> 그건 분야별로 다 나눠져요. 그래서 그게 딱 거기에 맞춰진다고 할 수는 없는데. 다만 지금 이슈가 되는 건 방금 얘기했듯이 기존 역사학자들은 일제 식민사학을 그대로 계승하고 있을 뿐이고 식민사학의 범위를 벗어나고 있지 못하다고 얘기를 하는 거고. 기존 역사학계는 지금 우리가 얼마나 많은 연구를 통해서 하나하나 극복했는데 너희들은 연구현황도 알지 못하면서 함부로 70년, 80년 전 걸로 공격하니 이렇게 싸우고 있는 형국인 거죠.

◇ 정관용> 우리 심용환 작가가 심용환의 역사토크라는 책에서 고대사 논쟁 부분을 위대한 고대, 그 열등감에 관하여라는 제목으로 쓰셨어요. 이게 무슨 뜻이에요?

◆ 심용환> 그러니까 이거죠. 그러니까 어찌 됐건 재야역사학자들이 반복적으로 공격하는 주제가 하나로 수렴이 돼요.

◇ 정관용> 뭐예요?

◆ 심용환> 그게 뭐냐 하면 영토가 넓어야 된다. 그리고 고조선은 가급적 저쪽 만주나 요동 저쪽 중국으로 가야 되고 고구려 영토도 되게 커야 되고 발해도 커야 되고. 그게 반복돼요. 그러니까 연구 자체가 의미가 없다는 것도 아니고 기존 강단 역사학계에서도 지금 우리가 학교에서 배우는 것보다 더 넓은 영토를 확보하고 있었다는 연구가 있거든요. 그런데 문제는 그게 아니라 재야사학자들이 항상 크기를 강조하면서 그것만이 어떤 역사교육의 의무다라고 하면서.

◇ 정관용> 과거 고대시대에는 한민족이 만주벌판 넘어까지 호령했다. 이걸 강조한다는 거죠.

◆ 심용환> 그래서 그게 근거가 있어서 계산이 된 것 자체는 문제가 되지 않는데 역사를 바라보는 것을 왜 그렇게 항상 크기로 바라봐야 되냐라는 게 중요한 문제라는 생각도 들고 역사를 언제나 민족사의 기반으로만 둬서 보는 것도 문제이지 않냐. 왜냐하면 한민족이라는 것 자체가 오랜 시간을 통해서 형성돼서 지금 우리가 된 건데. 과거에 동이족이나 예맥족이 오늘 우리랑 똑같은 존재는 아니니까 그런 부분에 다양한 사려깊은 생각들을 해야 되지 않을까 해서 말씀드려요.

◇ 정관용> 또 고조선이라고 하는 게 정말 실체가 있는 거냐 그냥 신화일 뿐이냐. 무슨 여기서도 의견이 갈리지 않나요.

◆ 심용환> 심각합니다. 그러니까 고조선의 위치가 어디에 있느냐를 두고 요동에 있느냐 한반도에 있느냐. 요동에서도 더 서쪽에 있느냐 동쪽에 있느냐를 갖고도 많이 싸우고요. 그리고 고조선의 역사를 아주 문자 그대로 반만 년 역사다라고 신화를 사실로 해석하시는 분들도 있고. 그게 아니라 앞뒤로 따져보면 실체 파악에 좀 모호한 부분이 있다라는 것을 인정하자 이러면서 많이 논란이 있죠. 그래서 그냥 가장 일반적으로 교과서에서 배우는 내용은 요동에 근거를 두다가 중국이 발전하니까 밀려서 한반도로 들어왔다가 가장 일반적인 통설이고요.

◇ 정관용> 그런데 아까 언급한 재야사학에서 또 가장 왕성하게 활동하시는 분이 이덕일 씨라는 분이 있지 않습니까? 대중적인 역사서를 많이 쓰시는 분. 그분의 주장에 따르면 고조선에 대한 중국 문헌의 역사적 기록이라든지 또 발굴된 유물이라든지 이런 게 엄청나게 많다. 분명히 실체와 근거를 가지고 우리는 주장하는 거다. 이걸 왜 신화로 치느냐. 신화로 치는 것 자체가 그게 바로 일제의 식민사관이다, 이렇게 강하게 공격하던데요.

◆ 심용환> 강하게 공격을 하는데 이건 제가 어쩔 수 없이 명확하게 입장을 밝혀야 될 것 같은데. 이제 사실은 그쪽에서 제시된 증거가 별로 없어요, 그래서.

◇ 정관용> 별로 없다?

◆ 심용환> 작년에.

◇ 정관용> 많다고 하시던데.

◆ 심용환> 동북아역사재단 이렇게 해서 함께 재야사학계와 기존사학계가 만주에 답사를 했거든요. 그때 논란이 뭐냐 하면 여기가 우리나라 땅이라는 증거가 없지 않냐라고 학계에서 얘기를 하니까 소위 말하는 재야사학계 분들이 증거가 없다고 해서 이게 어떻게 우리 땅이 아니냐 이렇게 가기도 하고. 또 사실은 그분들이 해석하지 못하는 새로운 여러 가지. 예를 들면 평양의 낙랑군이 옛날 일제 때 80개가 발굴이 됐는데 다 그거 일제가 위조한 거다 이렇게 얘기를 했는데 사실은 지금은 해방 이후에 북한에서 2600기를 새로 발견을 했고. 그걸 남한 학계에서는 연구를 해서 연구가 됐는데 그에 대해서 재야사학계가 분석을 한다든지 이런 것은 없는 상태거든요. 그리고 저도 사실 역사책을 쓰는 사람이지만 고대사라는 게 굉장히 전문된 분야고 모든 분야를 다 다뤄서 논의하고 평가한다는 것은 참 힘든 주제인데 이제껏 이덕일 씨 같은 경우는 지나치게 모든 영역에 자기 주장만이 옳다고 주장하는 게 아닌지 저는 좀 많이 걱정이 되는 입장입니다.

◇ 정관용> 도종환 장관 후보자에 대한 논란이 있는 것은 역시 장관으로서 특히 또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기 때문에 자신이 관심 갖고 있는 그런 역사관과 관련된 어떤 연구지원이라든지 이런 데 또 너무 치중된다든지 이렇게 되면 안 된다 그런 반발 아니겠습니까?

◆ 심용환> 그렇죠. 왜냐하면 하버드대학교 지원사업이 문제가 됐는데. 그러니까 미국에서 하버드대학교와 몇몇 역사학자들이 그나마 조선에 대해서 관심을 갖고 연구를 해 주는 프로젝트가 있었는데. 미국인들 입장에서 보기에는 아주 냉정히 따지면 고조선부터 시작해서 초기 우리나라 역사는 자료가 별로 없으니까 관심 갖지 않겠다, 나머지만 연구하겠다, 그렇게 간 건데. 이제 우리 쪽에서는 그러면 우리 역사를 무시한 거냐라고 하면서 지원을 끊은 건데. 문제는 뭐냐 하면 그렇게 끊어버리고 나면 미국 측의 역사학계에서는 아예 우리나라 역사 연구 자체를 못하는 상황이 되니까 그렇게 근시안적으로 우리 입장에서 감정적으로 결정해서 그나마 남아 있는 외국 학자들의 우리나라에 대한 관심 같은 거 자체를 끊는 행위는 지혜로운 것 같지는 않고요. 장관님께서 잘하시지 않을까. 꼭 잘해 주셨으면 하는 그런 바람 정도 있는 거죠.

◇ 정관용> 앞에 문 대통령의 가야사 언급에 대해서는 우리가 결론을 내리면서. 개인적 관심일 수 있고 언급한 것까지는 이해될 수 있으나 그렇다고 해서 거기만 집중적으로 예산이 투입된다든지 이런 식이 돼서는 안 된다. 즉 정부 주도형이 돼서는 안 된다 그걸 강조하신 것처럼 도종환 장관도 개인적으로 역사 인식이나 어떤 사관을 갖고 있을 수 있으나 그것이 투영된 정책 집행으로까지 연결돼서는 또 안 된다. 그렇죠?

◆ 심용환> 그리고 장관이기 때문에 또 이게 외국학자들과 연결이 되기 때문에 우리 입장에서 다소 마음에 안 들더라도 우리에 대해서 관심 갖는 것 자체가 중요한 거거든요. 그들의 입장을 존중해 주면서 지원해 주면 거시적 관점에서 우리 역사를 더 잘 알릴 수 있는 토대가 만들어진다는 건 꼭 좀 고려해 봐 주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고요.

◇ 정관용> 지원은 하되 간섭하지 않는, 이런 거죠?

◆ 심용환> 그렇습니다.

◇ 정관용> 학계의 자율성에 맡겨두는. 오늘 여기까지 정리를 해 봅시다. 역사학자 심용환 씨였습니다. 고맙습니다.

◆ 심용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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