괭생이모자반. /자료사진=전남 해남군 제공
괭생이모자반. /자료사진=전남 해남군 제공

괭생이모자반이 경관을 헤치고 악취를 풍기는 것뿐만 아니라 인명 피해까지 일으키고 있다.
13일 제주 제주시에 따르면 올해 수거한 괭생이모자반은 지난 11일 기준 3261톤으로 서부 지역 애월읍과 동부 지역 조천읍에 집중적으로 몰려 오고 있다.

괭생모자반은 지난 2월부터 중국에서 발생해 해류를 타고 떠밀려온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썩는 과정에서 경관을 헤치는 것은 물론 악취를 풍기면서 제주의 새로운 골칫거리로 떠올랐다.


어민과 해녀들도 생계뿐만 아니라 생명의 위협까지 느낄 정도로 전전긍긍하고 있다. 괭생이모자반이 어선 스크루에 감겨 고장을 일으킬 수 있고 해녀들의 몸에 감겨 인명 피해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김영자 제주해녀협회 부회장은 "괭생이모자반 때문에 1주일에 2~3일은 물질을 못하고 있다"며 "작업하고 물 밖에 나올 때 방해가 돼 사고가 날 뻔도 했다"고 언급했다.

김 부회장은 최근 조천읍에서 해녀가 물질을 하고 수면 위로 나오다 괭생이모자반에 둘러싸이는 위험한 상황에 처해 지니고 있던 낫으로 잘라 겨우 탈출하는 일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전날은 괭생이모자반을 제거하던 40대 남성이 사망하는 사고도 발생했다. 제주해양경비안전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34분쯤 제주항 2부두에서 여객선Q호(300톤) 선사 직원 A씨(41)가 물에 빠졌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해경은 A씨를 구조해 병원으로 옮겼으나 A씨는 오전 10시쯤 사망했다. 해경은 A씨가 잠수 장비를 착용하고 물속에 들어가 여객선 근처의 괭생이모자반을 제거하다 사고를 당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제주시 관계자는 "괭생이모자반은 수온이 높으면 녹아버려 7~8월이면 자연스럽게 사라질 것으로 전망돼 이번달이 고비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