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상표권.. 계속 꼬이는 금호타이어 매각

류정 기자 입력 2017. 6. 13.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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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타이어 매각을 둘러싸고 채권단 대표인 산업은행과 '금호' 상표권을 쥐고 있는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 그리고 우선협상대상자인 더블스타의 '공 넘기기'가 계속되면서 매각 작업이 꼬이고 있다.

산업은행은 12일 금호타이어 채권단회의를 열고, "더블스타는 박 회장이 제안한 상표권 사용 조건을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라며 "박삼구 회장에게 기존 조건대로 상표권 사용에 협조할 것을 재차 요구하기로 하고 16일까지 회신을 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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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각 주체들, 공넘기기만 계속
산업銀 "사용요율 20년간 0.2%", 금호산업 "0.5%를 달라" 역제안
산업銀 다시 "0.2%로" 재요구
- 핵심은 박삼구 회장의 우선매수권
노조·협력사는 "해외매각 반대"

금호타이어 매각을 둘러싸고 채권단 대표인 산업은행과 '금호' 상표권을 쥐고 있는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 그리고 우선협상대상자인 더블스타의 '공 넘기기'가 계속되면서 매각 작업이 꼬이고 있다.

12일 서울 종로구 금호아시아나 본사 앞에서 금호타이어 전국 대리점주들이 “금호타이어의 매각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한다”며 기자회견을 열었다. /오종찬 기자

산업은행이 금호 상표권을 가진 금호산업(대표 박삼구)에 "더블스타에 20년간 0.2% 요율로 상표권을 허용할 것"을 요구(5일)하자, 금호산업이 "0.5%를 달라"며 역제안(9일)한 데 이어, 더블스타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힌 것(12일)이다. 금호타이어 매출은 연간 3조원으로, 산은·더블스타는 연 60억원씩 20년간 약 1200억원을 상표 사용료로 요구했지만, 금호산업은 연 150억원씩 3000억원을 제안한 것이다. 산업은행은 12일 금호타이어 채권단회의를 열고, "더블스타는 박 회장이 제안한 상표권 사용 조건을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라며 "박삼구 회장에게 기존 조건대로 상표권 사용에 협조할 것을 재차 요구하기로 하고 16일까지 회신을 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번엔 박삼구 회장에게 다시 공이 넘어간 셈이다.

꼬이고 또 꼬이는 매각… 어쩌다 이 지경 됐나?

금호 상표권 사용요율 0.2%는 채권단이 더블스타와 지난 3월 금호타이어를 9550억원에 매각하는 계약을 맺을 당시 제시한 선결 조건이었다. 이 조건을 충족시켜줘야 하는 쪽은 채권단에 있다. 이 때문에 산업은행이 1조원짜리 딜을 추진하면서 치밀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애당초 금호산업과 합의 없이 상표권 사용 조건을 더블스타에 제시하면서 '꼬투리'를 잡혔다는 것이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2010년 금호렌터카를 KT에 매각할 때 브랜드 사용요율은 0.2% 수준이었고, 계열사들도 0.2%"라며 "금호타이어 정상화를 위해선 매각이 시급한데, 박삼구 회장이 매각 방해 행위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양측 간 갈등은 박 회장이 보유한 '우선매수권'에서 비롯됐다. 2009년 채권단 관리에 들어간 금호타이어에 박 회장이 사재를 출연하는 등 경영 정상화에 노력하자, 우선 사갈 수 있는 권리를 준 것이다. 그런데 산업은행은 "박 회장 개인 돈으로 인수하는 조건으로 부여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자금력이 부족한 박 회장은 "컨소시엄을 통한 매수를 허용해야 한다"고 맞서면서 지난 3월부터 갈등을 빚어왔다.

"우선매수권 박탈, 채권 만기 연장 불허" 산은 압박 먹힐까?

박 회장은 채권단이 더블스타와 오는 9월 말까지 매각을 완료하지 못하면 양자 간 계약은 파기되고, 10월에 박 회장의 우선매수권이 부활한다는 점을 노리고 있다. 산업은행은 그러나 박 회장의 금호타이어 우선매수권과 경영권 박탈, 금호타이어 채권 연장 불허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점을 공개하면서 박 회장을 압박하고 있다. 상표권 사용에 협조 안 하면 매각 방해에 해당한다는 논리다. 그러나 박 회장 측은 "금호산업이 합당한 조건을 제시했기 때문에 매각 방해가 아니다"고 반박한다.

채권단은 또 금호 측에 6월 말 만기인 1조원대 금호타이어 채권을 9월까지만 연장해주고, 이후엔 안 해줄 수 있다면서 압박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금호타이어는 부도로 이어지며 법정관리에 들어갈 수 있다. 그러나 이 방법은 채권단 역시 매각과 이를 통한 자금 회수를 포기하는 것으로 "너 죽고 나 죽자"는 최악의 시나리오다. 금호타이어 노조를 비롯해 협력업체·대리점주 등이 '먹튀'를 우려하며 매각을 반대하는 데다, 공장이 있는 광주 지역 정치인들 역시 이를 지지하는 상황도 변수다. 이날 낮 금호타이어 대리점주 100여명과 협력업체 관계자 50여명은 각각 서울 금호아시아나 본관과 광주시 더민주 당사 앞에서 매각 결사반대 시위를 열었다.

재계 관계자는 "양측이 모두 밀려나지 않으려고 버티고 있어 당분간 해결되기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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