非사시 법무, 非육사 국방, 非외시 외교..'개혁' 장관인사

김철오 기자 2017. 6. 12.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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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조각(組閣)을 완성하는 과정에서 드러난 키워드는 역시 '개혁'이었다.

외교부 장관 후보자로 '비(非)외시' 출신을 내정했고, 뒤 이은 인선에서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비(非)사시' 출신을, 국방부 장관 후보자로 '비(非)육사' 출신을 각각 지명했다.

해사 출신인 송 후보자 지명은 '육사라인'을 깨고 군 개혁에 속도를 내겠다는 문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된 인사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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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안경환(법무부) 송영무(국방부) 강경화(외무부) 장관 후보자.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조각(組閣)을 완성하는 과정에서 드러난 키워드는 역시 ‘개혁’이었다. 외교부 장관 후보자로 ‘비(非)외시’ 출신을 내정했고, 뒤 이은 인선에서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비(非)사시’ 출신을, 국방부 장관 후보자로 ‘비(非)육사’ 출신을 각각 지명했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 11일 춘추관 브리핑을 통해 5명의 장관 후보자를 추가로 발표하며 법무장관 후보자에 안경환 전 국가인권위원장, 국방장관 후보자에 송영무 전 해군참모총장을 호명했다.

안 후보자는 1948년생으로 경남 밀양 출신이다.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석사 과정을 밟고 산타클라라대 로스쿨을 졸업했다. 국가인권위원회 제4대 위원장을 지냈다. 서울대 법대 교수를 지낸 진보적 법학자로,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과 함께 검찰개혁을 추진할 적임자로 꼽혀 왔다.

안 후보자는 미국에서 변호사 자격을 취득했지만 사법고시를 통과하지 않았다. 사법연수원 수료를 ‘법조인’의 자격으로 여기는 국내 관행만 놓고 보면, 안 후보자는 ‘비법조인’이다. 해외 로스쿨 출신을 법무부 수장에 발탁한 점만으로도 파격적 인사로 분류된다.

송 후보자 역시 국방부 장관의 ‘등용문’처럼 여겨졌던 육군사관학교를 나오지 않았다. 1949년생에 충남 논산 출신으로, 해군사관학고 27기다. 현직인 한민구 장관은 육사 31기, 그 전임인 김관진 전 국가안보실장은 육사 28기였다. 해사 출신인 송 후보자 지명은 ‘육사라인’을 깨고 군 개혁에 속도를 내겠다는 문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된 인사로 풀이된다.

송 후보자는 합동참모본부 인사군수본부장, 전력기획본부장을 거쳐 제26대 해군참모총장을 역임했다. 새 정부의 국방개혁을 이해하고,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할 수 있는 군인 출신 인사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문 대통령이 지난달 21일 지명한 강경화 외교장관 후보자 역시 5급 외무고시를 통과하지 않은 인물을 발탁한 상징적 사례였다. 강 후보자가 정식 임명될 경우 70년 외교부 역사에서 최초의 여성 장관이 된다. 연세대를 졸업하고 KBS 영어방송 PD 겸 아나운서로 시작한 이력도 가졌다.

법무장관, 국방장관, 외교장관. 각각 검찰을 통할하고, 군을 관리하며, 미·중·일을 비롯한 대외 관계를 책임지는 자리다. 문 대통령은 내각의 3대 축으로 꼽히는 세 장관직에 모두 전통적인 주류 인사를 배제했다. 

사시를 거치지 않은 법무장관, 육사를 나오지 않은 국방장관, 외무고시를 통과하지 않은 외교장관은 지난 정부까지 생각하기 어려운 것이었는데, 이제 현실이 되려 한다. 이 정부가 말하는 ‘개혁’이 단순히 의지에 머물러 있지 않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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