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가는 아마존·왓슨..'지능형 디지털화(IDX)'로 추월하자

류준영 기자 2017. 6. 12. 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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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RI, '대한민국 제4차 산업혁명' 전략서 발간..글로벌 혁신 주도 위해 14대 우선추진 분야 제시

[머니투데이 류준영 기자] [ETRI, ‘대한민국 제4차 산업혁명’ 전략서 발간..글로벌 혁신 주도 위해 14대 우선추진 분야 제시]

ETRI가 만든 대한민국 국가대전환 전략 IDX의 플랫폼 모습/자료=ETRI

우리나라가 드론(무인기)과 이동형·지능형 로봇 등의 신기술을 통해 유통·물류 분야 세계 시장을 혁신·주도하고 있는 아마존 같은 기업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IoT(사물인터넷) 센서와 빅데이터 수집·분석·처리시스템, 블록체인 등에 집중투자해 독자적 원천 기술을 확보해야 한다는 진단이 나왔다. 이 기술들은 미래 유통·물류환경인 무인(無人) 물류, 가상·증강현실(VR·AR)화된 유통시스템을 구축·운영하는 데 없어서는 안 될 핵심 인프라라는 분석이다.

11일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펴낸 미래 기술·경영전략서 ‘대한민국 제4차 산업혁명-새로운 미래를 위한 전략과 통찰, IDX’는 한국이 앞으로 제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기 위한 정책·전략을 ‘R&D(연구·개발) 투자 방향성’ 중심으로 제시했다.

이번 ETRI 전략서가 관심을 받는 건 글로벌 선도국들에 비해 4차 산업혁명 준비에 늦은 한국의 추월 전략을 보다 구체적으로 담았기 때문. 지난해 스위스 UBS 은행이 발표한 ‘제4차 산업혁명 대응 능력 평가’ 보고서에서 우리나라는 전체 139개 평가 대상국중 25위를 차지했다. 관련 기술 확보 수준이 23위로 교육시스템(19위), 인프라 수준(20위) 등의 항목보다 비교적 낮게 평가됐다. 정보통신기술진행센터(IITP)도 최근 빅데이터와 AI(인공지능) 분야에서 모두 한국이 중국에 비해 낮은 경쟁력을 보이고 있고, 앞으로 그 격차는 더 벌어질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ETRI에서 발간한'대한민국 제4차 산업혁명-새로운 미래를 위한 전략과 통찰, IDX'표지 이미지/사진=ETRI

전략서에 따르면 제3차 산업혁명을 이끈 DX(Digital Transformation·디지털화)의 핵심은 ICT(정보통신기술)다. 새로운 ICT의 기술파도는 연결·지능·실감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진화중인데 이런 진화 방향이 기존 DX를 IDX(Intelligent Digital Transformaition·지능형 디지털화)으로 업그레이드 하는 원동력으로 작동하고 있다. IDX는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인 초지능·초연결·초실감 기술을 적용해 국가 경제·사회 시스템을 지능형 디지털 유기체로 발전시키는 개념이다.

ETRI 전략서는 미국 백악관 과학기술정책실(OSTP)의 ‘AI 보고서’, 미국 스탠퍼드대 ‘AI 백년사 연구’, 일본의 ‘민관 전략 프로젝트 10’, 중국의 ‘중국제조 2025’ 등의 자료 검토와 전문가 브레인스토밍을 거쳐 ‘우리나라 현실에 적합한 14대 IDX 우선 추진분야’를 제시했다.

14대 분야는 정보통신, 제조, 유통, 생활, 교통, 에너지, 금융, 의료, 교육, 안전, 복지, 환경, 행정, 국방 등 개인·공공영역으로 넓게 분포됐다. 특히 추진분야 중 ‘정보통신’은 융합적 성격을 가진 다른 13대 분야에서 IDX가 추진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기술적 가능자’ 역할을 수행하기 때문에 가장 시급하게 지능화시켜야 할 분야로 판단했다. 전략서는 정보통신 분야의 IDX 추진을 위해 IoT 네트워크, 이동통신, 정보 보호, 전파·위성 관련 기술 등에 투자력을 모을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암 진단·치료 정확률이 96.4%에 이른 IBM의 AI ‘왓슨’처럼 세계 최첨단 의료·헬스케어 분야를 선도하기 위해 3D(3차원) 프린터 등을 통해 신체·장기·조직을 출력하는 ‘재생의료’, 질병 맞춤형 처방이 가능한 ‘정밀의료’, 디지털 헬스케어 생태계 구축을 위한 ‘지능형 의료 환경’ 등에 집중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시급히 확보할 독자 기술로 통합 의료 정보화, 빅데이터 분석 기반 의료자문서비스, 모바일 헬스, 3D 바이오 프린팅, 현장 진단을 위한 의료 기기 플랫폼, 바이오 웨어러블 등을 꼽았다.

저자로 참여한 최병철 ETRI 산업전력연구그룹장은 “민간 부문에서는 정보와 지식이 경제적 가치 창출에 직접적으로 연계되는 의료, 금융, 자동차 등의 분야에서 IDX 전개가 가장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특히 국방 분야의 경우 병역자원 감소에 대한 대응과 함께 초정밀 무기 체계 구축을 위한 디지털 네트워크와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국방체계를 마련 하려는 시도로 IDX 전개가 시급한 분야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심진보 ETRI 기술경제연구그룹장은 “IDX 추진에 대한 범국가적인 합의를 이루고 아젠다별 IDX 추진 전략을 제대로 세워 실천한다면 우리나라가 제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하는 국가로 우뚝 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전략서는 IDX 추진을 위한 정부 정책 과제로 △국가 차원에서의 빅데이터 축적 및 거대 컴퓨팅 파워 준비 △제4차 산업혁명을 주도할 창의적 인재 육성 △제4차 산업혁명 선도를 위한 핵심원천 기술의 선제적 확보 △제4차 산업혁명 선도의 걸림돌이 되는 각종 규제의 개선 △인공지능 기술 고도화에 따른 사회·경제적 영향평가 △AI와 생명과학 R&D와 관련된 연구윤리 기본 지침 마련 △사회경제시스템과의 접목을 위한 개인 정보 보호, 윤리 등 법 제도 마련 등을 제시했다.

류준영 기자 j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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