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혁신본부, 출연연 옥죄는 'PBS' 혁신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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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롭게 출범할 '과학기술혁신본부'의 행보에 정부출연연구기관(출연연)과 대학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무엇보다 과기혁신본부는 출연연의 운영비·인건비 조정권을 기획재정부로부터 이관받은 만큼 그동안 출연연을 옥죄어 온 PBS(연구과제중심운영제도)부터 대폭 손질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높다.
◇재부상한 출연연 통폐합론실현 가능성은?=일각에선 과기혁신본부 출범을 계기로 '연구기관 통폐합론'이 제기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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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류준영 기자] [20년전 도입한 PBS, 예산 확보 경쟁 유일..R&D 특성 무시한 평가시스템 개편 숙제]
새롭게 출범할 ‘과학기술혁신본부’의 행보에 정부출연연구기관(출연연)과 대학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무엇보다 과기혁신본부는 출연연의 운영비·인건비 조정권을 기획재정부로부터 이관받은 만큼 그동안 출연연을 옥죄어 온 PBS(연구과제중심운영제도)부터 대폭 손질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높다.
◇PBS 경쟁시대 막 내리나=현재 출연연 인건비 중 출연금에서 지원비 비중이 50%에 불과하다. 때문에 나머지 인건비를 확보하려면 정부부처 PBS 과제 수주에 몰두할 수 밖에 없다. 이는 연구의 자율성을 떨어뜨리고 불공정 경쟁을 유발하는데다 과도한 과제수행으로 연구 질을 떨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돼왔다는 지적이다.
무엇보다 연구자들간 협업보단 과제 수주를 위한 불필요한 경쟁을 유발, 비협력적인 연구문화를 조성하는 요인이 돼왔다.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 이민형 선임연구위원은 “출연연들이 예산확보에만 혈안이 돼 있다 보니 연구기관의 정체성과 임무에 대한 혼선도 유발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과학기술정책 전문가들은 출연연의 재원구조를 개선해 안정적인 연구환경을 구축하는 일을 가장 시급한 현안으로 꼽는다. 특히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한 융·복합 연구가 원활하게 이뤄지기 위해서라도 ‘PBS의 점진적 폐지’는 불가피하다는 게 중론이다.
고영주 한국화학연구원 대외협력본부장은 “1996년 도입한 PBS는 연구책임자의 권한·책임 강화, 산·학·연 경쟁을 통한 연구 효율성 증가, 연구비 집행·관리 투명성 강화 등 이점이 존재하지만, 단기 성과주의·소규모 과제의 과도한 증가·대학과의 불필요한 경쟁 등 그 한계도 지속되고 있다”며 “이런 문제는 기존 연구혁신 시스템의 개선 노력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국책 R&D 과제의 통합·대형화, 예산자율권 보장 등 PBS 경쟁 패러다임을 넘는 새로운 연구혁신시스템으로 어떻게 전환해 갈 지를 본격적으로 고민할 때”라고 강조했다.
PBS 축소 뿐만 아니라 각 출연연별 R&D 특성을 고려치 않은 획일적 예산·기관평가도 변화가 뒤따를 전망이다. 과기혁신본부 내부엔 산하기관 및 연구기관의 성과 평가를 전담하는 담당국이 새롭게 설치·운영된다.
이민형 선임연구위원은 “공공기관 혁신방안을 출연연에도 강요할 경우 연구기관이 경직화·관료화될 수 밖에 없었다”며 “시장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기 위해서라도 연구과제 위험 및 가치평가 제도를 새롭게 도입하는 등 출연연 평가시스템의 대대적인 개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재부상한 출연연 통폐합론…실현 가능성은?=일각에선 과기혁신본부 출범을 계기로 ‘연구기관 통폐합론’이 제기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새 정부가 과기혁신본부를 신설하며 ‘제4차 산업혁명시대에 대비한 과학기술 융복합 조정기능이 미흡하다’는 점을 이유로 제시한 이후부터다.
현재 출연연을 중심으로 한 융·복합 연구로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가 구축·운영해온 융합연구클러스터·융합연구단과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의 개방형 연구사업(KIST ORP Program)이 시행된 지 2~3년이 흘렀지만 이렇다할 성과가 없는 상황이다. 때문에 출연연 구조조정을 통해 근본적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는 목소리다.
하지만 연구기관 통폐합이 현실화될 가능성은 떨어진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차두원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 연구위원은 “이번 정권에선 안정적인 국정운영을 강조하고 있어 큰 폭의 구조조정은 힘들 것”이라며 “융합 연구 프로그램 및 재원 확충, 출연연 공동연구센터 설치, 사회적 문제 총괄대응체계 마련 등 소프트웨어적 접근을 더 많이 시도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류준영 기자 j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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