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은] 역사학자들도 우려..도종환 '유사 역사관' 논란, 사실은

장훈경 기자 2017. 6. 9.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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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도종환 문체부 장관 후보자의 역사관을 두고 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이른바 유사 역사학에 기울어 있어서 문체부 장관으로 부적격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는데 '사실은'에서 장훈경 기자와 따져보겠습니다.

먼저 '유사 역사학'이란 건 뭡니까?

<기자>

'유사 역사학'이라는 말은 역사학처럼 보이지만, 사실이 아닌 가짜 역사학이라는 뜻입니다. 

주류 역사학계에서 볼 때, 역사적 근거가 없거나 논란의 여지가 있는 근거를 갖고 통설과 다른 학설을 제기하는 걸 비판적으로 지칭하는 건데요, 한때 많이 읽혔던 환단고기를 떠올리시면 될 겁니다.

이른바 유사 역사학은 고대사 시절 우리 영토가 중국 쪽으로 더 넓게 있었다고 주장하는 등 민족의 우수성을 강조하면서 주류 학계를 식민사관이라고 비판합니다.

하지만 주류 역사학계는 증거가 부족한 사이비 역사학이라 규정합니다.

<앵커>

그렇다면 도종환 후보자가 학문적 근거가 없는 역사학을 추종하고 있다는 건가요?

<기자>

대표적인 게 고조선 시대 중국 한나라가 설치한 네 개의 군, 즉 한사군의 위치에 관한 겁니다.

한사군 중에 낙랑군은 유적 발굴과 사료 해석을 근거로 평양 등 한반도 북부에 있었다는 게 학계의 통설입니다.

그런데 도 후보자는 재작년 국회 동북아역사왜곡특위에서 낙랑군이 한반도가 아니라 중국에 있었다는 유사역사학의 입장을 소개하면서, "재야 사학자들의 주장도 검토 대상에 넣어달라"고 말했습니다.

나중에 낙랑군 위치를 평양 부근으로 설정했던 동북아 역사지도 사업이 무산됐는데, 정치권의 힘이 부당하게 작용했다는 게 일부 학자들의 시각입니다.

<앵커>

그러니까 주류 사학의 사업이 무산된 데, 도 후보자가 관여를 했다는 건데, 역사학자들의 반발이 가장 심하겠군요?

<기자>

역사학 교수들이 sns를 통해서 "도 후보자의 지나친 민족주의와 유사 역사학 동조는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 "시대착오적 역사관이 장관직 수행에 장애가 될 것이다",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문체부에서 관장하는 박물관에 유사 역사학 시각을 담은 전시물이 걸릴 수도 있고 문화재 발굴과 보존, 연구자 지원도 문체부가 맡기 때문에 도 후보자의 역사관이 문제가 된다는 입장입니다.

<앵커>

그렇다면 도종환 후보자의 본인의 해명은 어떻습니까?

<기자>

'본인은 유사역사학 추종자가 아니다', '지도 편찬 사업이 무산된 것은 사업 자체가 부실했기 때문'이라고 해명을 했습니다.

또, 특정 학설을 일방적으로 주장하거나 정부 정책에 반영할 의사가 전혀 없다는 입장도 밝혔습니다.

하지만 후보자가 임나 일본부설에 대한 국내 학자들의 논문을 언급하면서 싸우겠다는 말도 최근에 해서, 후보자는 역사 왜곡에 맞서 싸우겠다는 뜻이었다고 해명했지만 정부가 학문에 개입하겠다는 거냐는 반발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앵커>

다음 주에 도 후보자 인사 청문회가 열리는데, 역사관 논란이 뜨겁겠네요, 잘 들었습니다.   

장훈경 기자rock@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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