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훅!뉴스] 가장 악질적 블랙리스트, MB때 민간인 사찰

CBS노컷뉴스 권민철 기자 2017. 6. 9.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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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시대 적폐 민간인 불법사찰, 5년 만에 다시 수면위로 떠올라

-공직윤리지원관실, 前정권 보복 '총대'
-기업인들 참여정부 연관 의심해 사찰
-이상득에 반기든 정적 주변인들 훑어
-청와대 직원들도 미행, 계좌추적 당해
-사찰 보고서, 권력기관 거쳐 집행돼
-사찰로 폐업, 이혼 등 민간인 삶 파괴
-검찰, 꼬리자르기 수사로 몸통 면죄부
-사찰 증거 일부 남아있어 재수사 필요
-문재인 "국가권력 사적유용. 철저조사"

◇ 김현정> 김현정의 뉴스쇼 금요일의 코너, 훅뉴스 시간입니다. 오늘도 권민철 기자 나와있습니다. 오늘은 어떤 뉴스 속을 훅 파고들어가 볼까요?

◆ 권민철> 3주전 이 시간에 이명박 정부 때 벌어졌던 큰 사건,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다뤘었는데, 오늘도 이명박 정권에서 벌어진 사건 하나를 가져왔습니다. 먼저 음성 들어보시죠.

(음성)

KB 한마음 사건은 민간인 불법사찰이라는 폭로정치로 국민을 호도하고 기만하는 수순은 제발, 제발, 제발, 그만 두십시오.

◇ 김현정> 깜짝 놀랐어요. 이 게 무슨 소린가요?

◆ 권민철> 민간인 불법 사찰 사건 기억하시죠? 2012년 3월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 지낸 이영호 씨 기자회견 목소리입니다. 민간이 사찰사건의 자신이 '몸통'이라며 이렇게 막무가내식 기자회견 했는데요. 저번 훅뉴스 취재하면서 참여정부 인사들 가운데 한 사람이 훅뉴스에서 꼭 한번 다뤄달라고 했던 게 바로 이 민간인 사찰사건입니다. 당시에 사찰이 있었다는 이야기만 나왔을 뿐 사찰이후에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후반부에 대한 언론보도가 미약했다는 겁니다.

◇ 김현정> 사찰 결과로 인해 피해당한 사람들 이야기가 나오지 않았나요?

◆ 권민철> 김종익 전 KB한마음 대표가 있었죠. 하지만 피해자 이야기는 딱 그 한 사람 이야기뿐이었습니다. 하지만 수 많은 민간인 사찰이 있었기에 수많은 피해자가 있었다, 하지만 잘 알려지지 않았다, 왜? 당시 사건 진상 규명이 제대로 안된 때문에. 이 게 제보자의 이야기입니다.

◇ 김현정> 민간인 사찰 사건, 기억 환기차원에서 어떤 사건이었는지 정리하고 가죠.

◆ 권민철> 이명박 정권 출범 직후 광우병 소고기 수입 문제로 MB정권이 위기에 처했을 때 국무총리실에 공직윤리지원관실이 신설됐습니다.(2008년 7월) 공무원들 ‘감찰’하는 척 하면서 정권에 반대하는 걸로 보이는 사람은 민간인이든 누구든 뒤를 캔 사건이죠. 대표적으로 드러난 게 김종익 씨 사찰사건입니다.(2010년 6월 의혹 제기)

◇ 김현정> 그럼 본격적으로 들어가 보죠. 먼저 피해자 이야기부터 풀어보죠.

◆ 권민철> 당시 사찰은 정치적 목적에서 진행됐습니다. 광우병 촛불시위 배후가 전 정권 사람들이라고 보고 그들을 보복하기위해 뒷조사한 부분이 밝혀졌죠. 문제는 그들과 관련 있는 민간인들을 불법적으로 사찰하고 다녔다는 것입니다. 한 참여정부 인사의 이야기.

(음성)

서 너명이 내려 와서 경찰청, 검찰청, 시청 죽 돌아다니면서 저에 대한 공개된 정보 쭉 가져갔고 그래서 유일하게 저한테 후원자였던 사람이 연매출이 24억인데 7억을 때려요. 국세청에서 세무조사를 3일동안 해서. 제가 관계됐던 단체를 압수수색한다던지, 제 주변에 있는 모든 사람들의 계좌를 다 깐다던지…

◇ 김현정> 24억 매출인데 7억원 세금을 추징해 갔다?

◆ 권민철> 더 이상 전 정부 인사를 후원 못하게 족친 거죠. 지방의 또 다른 기업의 경우는 국세청은 물론 검찰청까지 나서 샅샅이 뒤지고 탈탈 털어갔다고 합니다. 그러다 결국 기업이 망했는데, 이렇게 못살게 군 이유는 딱 하나, 바로 참여 정부 퇴직 인사를 취업시켜준 때문이었습니다.

김종익 전 KB한마음 대표 (사진=자료사진)
◇ 김현정> 이런 일이 많았다는 거죠?

◇ 김현정> 우리가 알고 있는 민간인 사찰 사건의 대표적인 피해자 김종익 씨도 이명박 전 대통령을 조롱하는 동영상을 올린 때문에 사찰당한 걸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은 노무현 전 대통령 최측근 이광재씨 때문이었습니다. 직접 들어보죠.

(음성)

이광재를 잡으려고 리스트를 만들었다고 그러는 거에요. 강원도 출신으로 이광재에게 정치자금을 줄 수 있는 50명으로 추린 명단 안에 제가 있었는데, 제가 노사모 회원이였고 이런 몇 개가 이 사람들이 봤을땐 퍼즐이 맞춰진 거에요. 그래서 틀림없이 이광재에게 정치자금을 주었을 것이다. 근데 제가 너무나 터무니없는 것은 이광재를 본적도 없고 만난 적도 없는 사람이에요.

◇ 김현정> 정치보복 차원에서 사찰을 당한 거네요?

◆ 권민철> 그렇습니다. 이런 식의 정치보복 결과로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하기까지 했었죠. 그런데 사실 이런 보복은 사실 피아를 가리지 않았습니다. 같은 MB 정권 내의 경쟁자를 제거하기 위해 사찰이 자행되기도 했습니다.

◇ 김현정> 파워 게임에도 사찰이 악용됐다?

◆ 권민철> 여당(한나라당) 일부 국회의원들이 정권초기에 대통령의 형님인 이상득 의원의 2선 퇴진을 요구했다가 대대적으로 사찰을 당했지. 정두언, 정태근, 남경필 등. 그런데 이런 정적들 제거하는 과정에서 역시 이들과 관련된 민간인들을 사찰했습니다. 정태근 전 의원의 증언 들어보시죠.

(음성)

그래서 이제 사찰을 시작을 했고, 그 **학원 이사장 친구가 그 저를 이제 만났고 그 사람하고 친한 사람이 저하고 아주 가깝다고 그래 가지고 그 친구도 사찰을 받았었고, 그 이후에 그거 말고도 여러 건이에요.

◆ 권민철> 남경필 경기지사의 경우는 부인이 사업을 했는데, 이 역시 정권의 공작으로 사업을 접었다고 합니다. 남 지사 주변인 이야기입니다.

(음성)

부인 관련된 일을 하도 훑어 대가지고 보석관련 일이였어요. 그것도 결국 사업 다 망가져 가지고 그게 원인이 돼서 이혼했잖아요. 시발점이 그거예요. 부부사이가 결정적으로 힘들어질 때 정치인의 아내로 사니까 너무 힘들다. 이거였어요. 이혼의 핵심이

남경필 경기도지사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 김현정> 이야기를 정리해 보면, 노무현 정권과 내부 권력 비판자들을 제압하는 과정에서 민간인 불법 사찰이 자행됐다는 이야기네요?

◆ 권민철> 그 뿐 아니라 자신들의 이권과 인사 청탁을 들어주지 않는 기관장들을 겁박하기 위한 방편으로 사찰을 활용하기도 했습니다. 공기업이 청탁을 들어주지 않으면, 감사원 같은 곳을 동원해 보복을 가했다는 이야기도 있었습니다.

◇ 김현정> 이거는 권력을 사적 용도로 이용한 거네요?

◆ 권민철> 물불을 가리지 않은 겁니다. 심지어 청와대 직원들을 사찰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당시 청와대 행정관의 이야기입니다.

(음성)

前청와대 직원: 엄청나게 저 같은 경우에도 대놓고 매일 미행하고 나중에 금융계좌 깐 건 기본이죠 뭐 사찰 당하는 건.
기자: 근데 청와대 안에 있는데도 사찰을 당해요?
前청와대 직원: 아 다하죠. 미행까지 했는데
기자: 사찰을 당한 이유는?
前청와대 직원: 제가 이제 ** 계보라는 이유로.

(사진=자료사진)
◆ 권민철> 정두언 전 의원은 자신의 회고록(정두언 회고록)에서 "이명박 정권의 사찰은 역대 어느 정권보다 더 사적이었고 비열했다"고 적었습니다.

◇ 김현정> 이렇게 미행하고 뒤를 캔 뒤, 다음에는 어떤 일이 벌어지나요?

◆ 권민철> 권력기관을 동원하죠. 앞서 사찰 당해 문 닫은 기업들은 국세청 세무조사를 피하지 못했고, 앞서 감사원 동원 이야기도 했는데, 사찰결과 불법성이 조금이라도 나타나면 경찰과 검찰을 동원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 김현정> 한 가지 궁금한 건, 이렇게 적지 않은 사람들이 사찰 피해를 봤는데, 왜 피해자가 드러나지 않은 거예요?

◆ 권민철> 먼저 기업인들의 경우는 피해 사실을 이야기해봤자, 보상 받을 수도 없고, 앞으로 경제활동 하는데도 도움이 되지 않다고 판단해서 쉬쉬하는 거 같습니다. 앞서 참여정부 인사를 취직시켰다가 망한 기업도, 지금은 정권이 바뀌지만, 앞으로 또 무슨 일이 있을지 모르기 때문에 침묵하는 거 같습니다. 또 하나는 사찰 당한 내용이 공개되는 걸 원치 않아서 입을 다물 수도 있습니다. 사실 성인군자라도 숨기고 싶은 과거, 약점이 있지 않겠어요?

◇ 김현정> 여기까지가 피해자 이야기입니다. 이제 당시 검찰 수사에 대한 이야기도 해보죠.

◆ 권민철> 어떻게 보면 여기서부터 더 중요한 이야기일 수 있습니다. 만약 이 사건을 처음부터 검찰이 제대로 진상파악해서 처벌했다면, 아마도 그 뒤 국정원 댓글 같은 공작이 없었는지도 모르는 일이니까요. 좌우간 검찰은 다른 정치적 사건처럼 당시 민간인 사찰 사건에서도 권력에 개처럼 충성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 김현정> 대체 어땠길래요?

◆ 권민철> 두 번 수사가 진행됐습니다. 첫번째 수사는 이 사건이 국회 통해 의혹이 제기된 뒤 수사가 진행됐습니다. 그 결과 청와대와는 무관하다, 오로지 총리실 직원들의 일탈이다, 이렇게 결론 냈습니다. 처벌 받은 사람도 공직윤리지원관 등 실무자급이었습니다.

◇ 김현정> 두번째 수사는 어떻게 시작됐죠?

◆ 권민철> 2012년 3월 공직윤리지원관실 장진수 주무관의 양심선언으로 수사가 재개됐죠. 청와대 증거인멸 지시와 입막음이 있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특히 입막음에 조폐공사에서 막 찍어낸 관봉도 떼어내지 않은 5천만원을 건네받았다는 충격적인 내용도 포함됐습니다. 맨 처음 들으신 이영호의 ‘호통’ 기자회견이 검찰 재수사 돌입 직후 나왔죠. 아무튼 검찰은 3개월간 수사결과 사실상의 몸통은 이영호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이라고 결론이었습니다.

◇ 김현정> 두 번째 수사에선 그나마 청와대 관련을 밝혔지만, 우두머리는 일개 비서관이었다?

◆ 권민철> 사건의 몸통이 그 이상일 거라는 건 여러 정황 통해 짐작할 수 있습니다. 당시 양심선언한 장진수 전 주무관의 이야기입니다.

(음성)

공직윤리지원관실이 만들어 질 때 보고 문건이 하나 발견됐는데, 그 보고 문건을 보면 이 지원관실은 VIP(대통령)에게 직보한다, 그렇게 표현이 돼 있습니다. 그 당시 이명박 대통령이 지원관실에서 올라간 문건을 그렇게 좋아했다고 하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며 ‘바로 이거야’라고 이야기했다고 제가 직접 들은 일화도 있고요…

◇ 김현정> 대통령 직보용으로 조직이 만들어졌고, 실제 보고 받고 만족해했는데도, 대통령과는 무관한 일이었다?

◆ 권민철> 검찰 수사가 얼마나 형편없었는지 알 수 있습니다. 같은 수사를 했는데, 1차 때는 청와대와 무관하다, 2차 때는 청와대 비서관이 몸통이다, 같은 수사에 다른 결론이 난 것만 가지고도 이 사건 진실 규명을 다시해야한다는 이야기가 그래서 나오는 겁니다.

◇ 김현정> 그런데 그 당시 증거가 전부 인멸된 거 아닌가요?

◆ 권민철> 수사기록에는 장진수 혼자서만 4만 5천 페이지 파쇄한 걸로 조사됐습니다. 하지만 미처 없애지 못한 증거물도 있습니다. 윤리지원관실 수사관 5명 중 한 명의 컴퓨터와 USB 메모리도 당시 검찰이 확보했습니다. 거기만 해도 2600여건의 사찰 자료가 있는 것으로 돼있습니다. 따라서 지금이라도 재수사 한다면 얼마든지 전모 밝혀낼 수 있을 겁니다.

이명박 전 대통령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 김현정> 이명박 전 대통령쪽 이야기도 들어봤나요?

◆ 권민철> 통화는 안됐습니다. 다만, 그 당시에도 사찰은 전 정권 때도 있었다는 물타기식 반응이 있었습니다. 물론 군부 정권 때는 그 보다 더한 일이 있었겠죠. 하지만 정권이 교체된 이후 공직자들 ‘감찰’은 있었지만 민간인 대상으로 한 ‘사찰’은 전례를 찾기 힘든 민주주의 파괴 행위지요. 정두언 전 의원은 이게 박근혜 정권의 블랙리스트보다 더 악질적이다고 했습니다. 들어보시죠.

(음성)

이건 가장 악질적인 블랙리스트지요. 사찰이라는 게. 블랙리스트는 이런 사람들 지원하지 말라는 건데, 이건 이런 사람들 뒤져서 약점을 찾아라 이런 거란 말이죠. 죄질로 따지면 블랙리스트의 열배 정도되는 죄질인거죠.

◇ 김현정> 그나저나 과거 의혹에 대한 진상규명이 되고 있는데, 문재인 대통령의 이 사건과 관련된 언급이 있었나요?

◆ 권민철> 그렇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한 출판물(민간인 사찰과 그의 주인 추천사)에서 이렇게 적었습니다. "국가권력을 사사롭게 유용한 불법행위들을 철저히 조사해 반드시 대가를 치르도록 해야 한다"고.

◇ 김현정> 그렇다면 다시한번 촉구해야겠습니다. 박근혜 정권 당시의 적폐 뿐 아니라, 이명박 정권 당시의 여러 적폐도 반드시 물어서 정의를 다시 세워줬으면 좋겠다는 말씀 드리면서 오늘 훅뉴스 마치겠습니다. 끝.

[CBS노컷뉴스 권민철 기자] twinpine@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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