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영국 총선] "보수당 과반 획득 실패" 출구조사(2보)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6.09 06:52

수정 2017.06.09 07:04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8일(이하 현지시간) 치러진 조기 총선에서 과반 의석 확보에 실패한 것으로 출구조사 결과 나타났다.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메이 총리의 보수당은 출구 조사 결과 하원 650석 가운데 314석을 얻는데 그친 것으로 보인다. 총선 전 330석에서 되레 의석수가 줄었다.

메이 총리는 유럽과 협상을 유리하게 이끌기 위해 하드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도 불사하겠다면서 유권자들에 압도적인 지지를 촉구했지만 실패했다.

반면 제러미 코빈이 이끄는 노동당은 총선전 229석에서 이번에는 266석을 획득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수당이나 노동당 누구도 의회 과반을 확보하지 못함에 따라 향후 브렉시트 협상이 어떻게 전개될지도 예측하기 어렵게 됐다.


블룸버그는 출구조사가 대체로 신뢰할만하지만 2015년 총선에서는 보수당의 승리를 예측하지 못하는 등 신뢰도가 일부 하락한 상태라고 전했다. 양당 지도부는 아직 개표 초기 단계여서 출구조사 결과에 지나치게 큰 의미를 부여해서는 안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시장은 곧바로 반응했다.

영국 파운드화는 급락해 달러에 대해 최대 1.9%까지 하락하며 파운드당 1.2709달러에 거래됐다.

다수당이 없는 의회로 인해 정치적 불안정성이 높아질 것이란 우려가 투자 심리를 위축시켰다. 특히 오는 19일 이후 영국과 EU가 첫번째 공식적인 브렉시트 협상을 시작할 예정이어서 출구조사 결과대로 이뤄진다면 집권 연장이 가능하더라도 정치적 기반이 취약한 메이 정부가 협상장에서 어떤 권한을 쥐게 될지 자체도 의문이 될 수밖에 없는 상태다.

메이 총리는 사임할지 새 내각을 꾸릴지부터 결정해야 하고, 이에따라 유럽 단일시장에서 깨끗이 분리되는 하드 브렉시트는 적절한 협상카드가 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특히 메이 총리는 집권을 계속하기 위해서는 북아일랜드 정당들과 연정을 꾸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보다 가능성이 떨어지기는 하지만 코빈이 연정을 통한 집권을 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코빈이 스코틀랜드국민당(SNP), 자유민주당(LD)과 연합하고 일부 의석을 흡수해 정권을 잡을 수도 있다. 출구조사에 따르면 SNP는 34석, LD는 14석을 얻은 것으로 보인다.


노동당의 266석과 양당의 48석이 더해지면 보수당이 확보한 314석과 같아진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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