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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생각에 괴롭다" "미안합니다"…5·18 사형수와 판사 김이수

여야 의원들, 5·18 판결 당사자 배용주씨 위로·격려

(서울=뉴스1) 성도현 기자, 이원준 기자 | 2017-06-08 18:30 송고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가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배용주씨에게 사과를 하고 있다. 2017.6.8/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가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배용주씨에게 사과를 하고 있다. 2017.6.8/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전날(7일)에 이어 8일 이틀째 열리고 있는 가운데 김 후보자는 자신을 둘러싼 의혹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해명하면서 5·18 사형 선고 당사자에게는 직접 사과했다.

김 후보자는 군 법무관 시절 5·18 광주민주항쟁 당시 시민군이 탄 버스를 몰고 경찰관 4명을 숨지게 한 버스운전기사 배씨에게 사형을 선고했다. 이후 배씨는 특별재심을 통해 무죄를 확정받았다.
김 후보자는 이날 오후 3시쯤 인사청문회 속개 전 증인으로 청문회장에 나온 배용주씨의 두 손을 꼭 잡고 작은 목소리로 미안함을 표현했다.

김 후보자는 배씨에게 "미리 (사형 선고 판결과 관련해) 이야기하지 못해 미안하다"는 취지로 37년 만에 배씨에게 직접 사과했고 배씨 역시 이를 받아들였다.

배씨는 이날 청문회장에서 "옛날 생각이 되살아나 굉장히 괴롭다"면서도 당시 상황을 담담하게 이야기했다. 억울한 부분도 있지만 세월이 많이 흘렀기에 좋게 넘어갔으면 한다는 바람도 보였다.
야당인 자유한국당 측이 증인으로 신청한 배씨는 원래 이날 청문회에 나오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지만 야당 등의 간곡한 설득 끝에 마음을 바꿔 청문회장에 섰다.

이날 오전 청문회에서는 참고인 출석 여부와 자료제출 문제를 놓고 여야가 40분 정도 대립하는 바람에 중단됐다가 간사 협의를 통해 재개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한 배용주씨가 의원들 질의에 답하고 있다. 오른쪽은 김이수 후보자. 2017.6.8/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한 배용주씨가 의원들 질의에 답하고 있다. 오른쪽은 김이수 후보자. 2017.6.8/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결국 여야는 헌법연구관 두 명에 대한 출석을 독려하기로 합의하고 옛 통합진보당 해산 사건 관련 재판 자료를 받기로 합의하면서 상황이 마무리됐다.

배씨가 이날 청문회를 마치고 밖으로 나가려 하자 김 후보자도 자리에서 일어선 뒤 뒤를 돌아보고 정중하게 잠시 악수를 나눴다.

배씨는 취재진이 증인 출석 관련한 소감을 묻자 "정신이 하나도 없고 내가 정치에 관련돼 있는 사람도 아니다"면서도 "말을 좀 하고 나니까 좀 더 낫다"고 그동안 마음고생이 컸음을 내비쳤다.

청문위원들은 이날 오후 질의 초반 배씨가 용기를 내 공식적인 자리에 나와준 부분에 대해 감사를 전하며 김 후보자의 사과 등이 위로가 되길 바란다는 입장을 전하기도 했다.

특히 정춘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그동안 겪으셨을 고통에 같은 시대를 산 사람으로서 정말 마음 아프게 생각한다"며 감정이 북받쳤는지 목이 잠기기도 했다.

같은 당 진선미 의원 역시 "증인께서 겪었어야 했을 엄청난 고통에 대해 뭐라고 위로의 말씀을 드려야할지 모르겠다"고 말했고 청문회가 잠시 정회되자 직접 찾아가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이채익 한국당 의원도 "지금까지도 불면의 밤을 보냈겠지만 (청문회 출석을 앞두고) 며칠을 주무시지 못하고 가족들의 마음고생도 컸을 것"이라며 "5·18의 아픈 역사를 정확히 역사에 남겨야 한다는 충정에서 참석해주셨다고 생각하고 감사하다"고 말했다.


dhspeopl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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