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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톡톡 플러스] "오래 살면 뭐해요…안 아프고 살아야지"

입력 : 2017-06-08 17:00:00 수정 : 2017-06-10 08:5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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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기대수명은 82세인 반면, 건강수명은 73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기대수명은 80세가 넘어 다른 나라에 비해 높은 편이지만, 아프거나 다치지 않고 사는 건강수명은 그보다 9년가량 적었다.

이 기대수명과 건강수명의 격차를 줄이는 것이 고령사회 진입을 목전에 둔 우리사회의 주요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만 65∼74세 절반 가량은 노인이 아니라고 생각했고, 주관적인 연령이 낮을수록 건강한 노년을 보내고 있었다.

8일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의 '기대수명 90.8세의 정책적 함의와 대응방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통계청이 발표한 기대수명(2015년 기준)은 82.1년이다.

즉, 2015년에 태어난 아이들은 평균 82세까지 산다는 것이다. 여자가 85.2년으로 남자(79년)보다 6년 이상 길었다.

◆韓 기대수명 82세 vs 건강수명 73세

지난 2월 영국 의학저널 랜싯에 실린 한 논문은 "오는 2030년 태어나는 한국 여성의 기대수명이 인류 최초로 90세를 넘길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 세계보건기구(WHO)가 발표한 자료를 보면, 한국인의 건강수명(2015년 기준)은 기대수명보다 짧은 73.2세였다.

달리 말해, 기대수명과 건강수명의 격차인 8.9년 동안은 다치거나 아픈 상태에서 살아간다는 뜻이다. 이 격차는 여성이 9.9년으로 남성(8.2년)보다 더 컸다.

보고서는 "단순히 오래 사는 것보다 기대수명과 건강수명의 격차를 줄여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것으로 정책 방향을 전환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올해 기준 65세 이상 노인 인구는 13.8%로, 고령사회(노인 인구 14%) 진입을 코앞에 둔 상황이다. 내년이면 고령사회가 되고, 2026년에는 노인 인구가 20% 이상인 초고령사회에 진입한다.

◆65~74세 절반 가량 "나는 노인이 아니다"

한편, 현재 만 65∼74세 노인 절반 가량은 자신은 노인이 아니라고 생각하며, 이렇게 스스로 인식하는 주관적 연령이 낮을수록 신체·정신적 건강을 유지하면서 사회적으로도 활발한 활동을 지속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발간하는 학술지 '보건사회연구' 최신호에 실린 '노년기 주관적 연령과 건강노화와의 관계:연령집단별 분석'(오영삼 외) 보고서를 보면, 2014년 노인실태조사에 응한 1만명 중 상대적으로 나이가 적은 만 65∼74세 노인의 55.3%는 자신을 노인이 아니라고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노인에 대한 법적 연령 기준은 만 65세지만, 실제 이들이 주관적으로 생각하는 노인 시작 연령은 평균 71세였다.

또한 이 집단에서는 주관적으로 자신이 노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일수록 인지 활동이나 사회활동 참여가 낮고, 만성질환이나 우울 정도가 높게 나타났다. 반면 스스로 노인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신체·정신적으로 더 건강했다.

연구진은 "노인이라는 정체성이 스스로 일종의 '사회적 낙인'으로 작용했다"며 "원래 활동적이고 독립적이었던 사람들까지도 자신을 노인으로 낙인 찍어 건강한 노화를 저해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노인의 건강노화를 증진할 방안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되어야 한다"며 "연령에 대한 고정관념을 해소하고, '젊게 살기' 프로그램을 개발해 보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스스로 노인이 아니라고 생각할수록 신체·정신적으로 건강

시민들도 단순하게 길게 사는 것보다는 건강하게 사는 게 더 중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대학생 김모(28)씨는 "우리나라 노년층은 자기 스스로 늙지 않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정작 말다툼을 벌이면 '너 몇 살이냐'부터 튀어나온다"며 "비록 일부이긴 하지만 나이부터 앞세우는 이들을 보면 화가 치밀어 오른다"고 밝혔다.

매일 25분씩 빠르게 걷는 사람은 수명을 최고 7년까지 연장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직장인 이모(40)씨는 "평소 운동은 거의 안 하고, 회사에서 오래 앉아 일하며, 야근까지 할 경우 40살 넘으면 바로 몸에 무리가 온다. 우리 몸은 절대 거짓말하지 않는다"며 "20대 후반부터 직장생활을 시작해 지옥 같은 하루하루 보내다보면, 40세 전후부터 우리 몸이 망가지기 시작한다"고 말했다.

주부 박모(51)씨는 "살아도 사람 사는 것 같지 않게 오래 산다면 무슨 소용인가 싶다"며 "치매 걸려 병원에 누워 가족들에게 민폐 끼치면 안 사느니만 못하다"고 전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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