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코미 전 FBI 국장. /AFPBBNews=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5개월 만에 '러시아스캔들'로 인해 벼랑 끝에 내몰리고 있다.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이 상원 정보위원회 청문회 증언을 하루 앞둔 7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의 러시아 대선개입 수사중단 압력을 전격적으로 폭로하면서다. 일부 민주당 의원들이 이미 대통령 탄핵소추안 작성에 돌입하는 등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 가능성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코미 전 FBI 국장, ‘블록버스터급’ 폭로…수사중단 압력 사실로 코미 전 FBI 국장은 이날 상원 정보위 청문회 증언을 하루 앞두고 정보위 사이트에 공개한 7쪽 분량의 모두발언을 통해 그동안 제기된 트럼프 대통령의 러시아 대선개입 수사중단 압력과 충성맹세 요구 의혹이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9일 러시아의 미 대선개입과 트럼프대선캠프와 러시아 간 내통 의혹을 수사하던 FBI를 이끌던 코미 전 국장을 전격적으로 해임, 논란을 일으켰다. 미국 언론들은 애초 코미 전 국장의 측근들을 인용, 코미 전 국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수사중단 외압을 직접 폭로하진 않을 것으로 전망했지만, 코미 전 국장은 이날 모두발언 공개를 통해 사실상 트럼프 대통령과의 전면전을 선택했다. 모두발언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월 14일 코미 전 국장과의 백악관 회동에서 러시아스캔들로 낙마한 마이클 플린 전 국가안보보좌관에 대한 수사중단을 요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플린은 좋은 사람이다. 플린을 내버려두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고 코미 전 국장은 주장했다. 코미 전 국장은 또한 자신이 세 차례 트럼프 대통령은 조사대상이 아니라고 말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공개적으로 발표할 것으로 요구했지만, 상황이 바뀔 경우 이를 철회해야 하기 때문에 거절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3월 30일 전화통화에서는 러시아스캔들을 '구름'이라고 표현하며 "구름을 없애려면 무엇을 할 수 있느냐"고 물었다고 코미 전 국장은 폭로했다. 사실상 러시아 수사중단 조치를 요구했다는 주장이다. 코미 전 국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에게 충성을 요구했다고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1월 27일 백악관 저녁 자리에서 FBI 국장으로 남아있기를 원하는지 물으며 "충성심이 필요하다. 나는 충성심을 기대한다"고 말했다고 코미 전 국장은 폭로했다. 코미 전 국장은 "FBI는 전통적으로 행정부에서 독립적인 지위를 부여받았기 때문에 크게 우려했다"며 "대화를 기록한 메모를 작성하고, 이를 FBI 고위관리들과 공유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지난달 기자회견에서 코미 전 국장에게 플린 전 보좌관의 수사중단 요청을 했느냐는 질문에 "아니다. 아니다. 다음 질문"이라며 강하게 부인했다. ◇수면 위로 떠오르는 트럼프 탄핵…민주, 탄핵소추안 준비 이날 공개된 모두발언으로 지난달 뉴욕타임스의 첫 보도를 시작으로 그동안 미 언론들이 제기한 트럼프 대통령의 수사중단 압력 의혹이 대화상대방인 코미 전 국장의 입을 통해 확인됐다. 미국 법률전문가들은 코미 전 국장의 발언대로라면 이는 대통령의 탄핵사유인 사법방해(obstruction of justice)에 해당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워터게이트'사건으로 사임한 리처드 닉슨 대통령과 '르윈스키 성스캔들'을 일으킨 빌 클린턴 대통령도 모두 사법방해로 인해 탄핵에 직면했다. ABC, CBS, NBC 등 3대 주요 방송사들과 CNN 등 뉴스채널들이 생중계하는 8일 상원 정보위 청문회에서 코미 전 국장이 다시 트럼프의 러시아 수사중단 압력을 직접 폭로할 경우 탄핵여론이 더욱 높아질 것이란 전망이다. 야당인 민주당 내부에서는 이미 탄핵소추안 작성이 시작됐다. 의회전문지인 힐에 따르면 브래드 셔먼 하원의원(캘리포니아)과 앨 그린 하원의원(텍사스)은 탄핵소추안 초안을 작성 중이다. 셔면 의원은 이날 의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중대범죄와 경범죄의 기준을 충족한다"며 FBI의 러시아수사를 이끌던 코미 전 국장에 대한 대통령의 해임을 근거로 국회 차원의 탄핵절차 첫 단계인 탄핵소추안을 작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탄핵소추안은 리처드 닉슨 대통령의 사임을 이끌었던 1974년 하원 사법위원회를 통과한 소추안과 매우 유사하다”며 “초안은 현재 정책변호사들이 검토 중이며 조만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린 의원 역시 별도로 사법방해 탄핵소추안을 작성하고 있다. 하지만 코미 전 국장이 작성한 메모를 통해 드러난 트럼프 대통령의 행위와 요구가 사법방해에 해당하는지에 대해서는 치열한 법리공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사법방해에 해당하더라도 현재 상·하원 양원을 모두 공화당이 장악하고 있어 탄핵절차가 순탄치는 않을 전망이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공감 0% 비공감 0% 송정열 [email protected] 절차탁마 대기만성(切磋琢磨 大器晩成). 기자의 다른기사 이보라 [email protected] 사회부 법조팀 이보라입니다. 기자의 다른기사 기자정보 펼치기 기자정보 접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