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영(24·KIA)이 개막 두 달 만에 확실한 ‘특급’으로 자리잡았다.

임기영은 7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한화전에서 9이닝을 5피안타 2볼넷 7탈삼진 무실점으로 혼자 막아내며 KIA의 7-0 승리를 이끌었다.

지난 4월18일 kt전에 이은 올시즌 두번째 완봉승으로 개막 이후 KBO리그에서 완봉승을 2차례 기록한 유일한 투수로 이름을 올렸다. 완투를 2차례 한 투수도 임기영뿐이다.

시즌 7승째를 거둬 다승 공동 2위 그룹에 합류했고 최근 2점대로 조금 높아졌던 평균자책은 다시 1.82로 낮췄다.

임기영은 올시즌 처음으로 1군에서 선발을 맡고 있다. 출발은 5선발 후보였다. 첫 선발등판을 앞두고 비가 내려 경기가 취소되자 선발 등판 자체가 취소될 줄 알고 마음 졸였던 것이 불과 두 달 전이다. 그러나 10차례 선발 등판해 벌써 7승을 거뒀다. 다승 1위인 KIA 헥터 노에시(8승)도 올시즌 아직 하지 못한 완봉승을 두 번이나 기록하며 임기영은 KIA를 넘어 KBO리그의 새로운 에이스급 투수로 떠올랐다. KIA에서 한 시즌에 2차례 완봉승 투수가 나온 것 역시 2012년 윤석민과 서재응 이후 5년 만에 처음이다.

올시즌 선두를 지키며 ‘고공질주’ 중인 KIA로서도 매우 의미있는 완봉승이다.

임기영은 지난 5월30일 NC전 등판 이후 꼬박 일주일을 쉬고 다시 등판했다. 체력 관리를 위한 KIA 코칭스태프의 배려로 선발 전원이 고르게 하루씩 휴식을 받은 데다 6일 경기가 비로 취소되면서 일주일이나 쉴 수 있었다. KIA가 선발진에 이같이 긴 휴식을 준 이유를 ‘7일 로테이션’ 뒤 첫 주자로 나선 임기영이 직접 증명했다.

불펜이 탄탄하지 못한 KIA는 선발 투수들에게 많이 의존해 시즌을 치르고 있다. 개막 두 달 동안 임기영과 헥터, 양현종, 팻딘까지 선발 4명이 모두 경기당 평균 6이닝 이상씩을 소화하며 10개 팀 가운데 가장 많은 이닝을 던져줬다. KIA가 개막 이후 선두를 질주할 수 있는 가장 큰 이유가 강력한 선발진의 힘에 있다. 아직 길게는 넉달이나 남은 순위싸움을 김기태 KIA 감독은 미리 대비하고 있다. 전력의 중심인 선발들의 체력 관리는 그 중에서도 핵심이다.

임기영은 올시즌 처음으로 선발로서 시즌을 치르고 있지만 개막 이후 경기당 평균 6.1이닝씩을 던지며 에이스급 활약을 펼치고 있다. 10경기에 선발 등판해 8차례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를 기록했다. 그리고 일주일 쉬고 나온 이날 완봉승으로 확실하게 경기를 책임지며 김기태 감독이 의도한 ‘휴식의 가치’를 입증했다.

유일한 위기는 7회였다. 안타 3개를 맞아 2사 만루 위기에서 9번 하주석과 상대한 임기영은 2연속 헛스윙을 유도한 뒤 3구째에 2루 땅볼로 맞혀잡으며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다. 이미 8회까지 108개를 던진 임기영은 9회에도 다시 마운드에 올랐다. 첫 타자 김태균을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낸 뒤 두 타자 연속 범타 처리하며 공 8개로 9회를 마쳐 두번째 완봉승을 완성했다. 이날 임기영이 던진 116개 중 무려 83개가 스트라이크였다. 완벽한 제구는 완봉승을 만들었다.

임기영은 “지난 완봉승 때와 달리 이번에는 욕심이 났다. 8회를 마친 뒤 이대진 투수코치님께 ‘끝났냐’고 여쭤보니 ‘안 끝났다’고 하셔서 9회를 준비했다”며 “일주일 쉬는 동안 똑같이 준비했다. 오래 쉬고나니 직구도 체인지업도 훨씬 힘이 있고 좋았다”고 말했다.

김기태 감독도 “임기영이 구위는 물론 마운드 운영에서도 완벽한 피칭을 해줬다”고 찬사를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