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취미는 항공권 검색"..2030 욜로족, 공항 문지방 닳겠네

이슈팀 이재은 기자 2017. 6. 7.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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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해외여행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취미로 '최저가 비행기표 검색'를 꼽는 이들도 늘었다.

젊은 세대가 해외여행에 몰두하는 것은 욜로족의 증가와 밀접하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이전 세대는 미래만 바라봐 현재를 제대로 누리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2030세대는 현재를 즐기는 모습이 긍정적"이라며 "정치·경제·사회 모든 측면에서 불확실함을 안고 살아가는 젊은 세대가 여행 등을 통해 스트레스를 풀려 노력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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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 보이지 않는 미래..여행 가서 스트레스 풀자".. 과도하면 오히려 스트레스로 작용

[머니투데이 이슈팀 이재은 기자] ["희망 보이지 않는 미래…여행 가서 스트레스 풀자"… 과도하면 오히려 스트레스로 작용]

/사진=픽사베이

#올해 2년차 대기업 신입사원 윤모씨(26)는 비행기표 검색이 취미다. 화장실 갈 때, 카페에서 쉴 때, 대중교통으로 출·퇴근할 때 등 시간만 나면 최저가 항공권 검색 앱을 켠다. 연차를 쪼개 지난 4월엔 일본 오사카를 다녀왔고, 6월과 8월엔 각각 스페인, 러시아 여행을 앞두고 있다.

#학원 강사 정모씨(30)의 SNS 인스타그램은 해외 여행사진으로 가득차 있다. 그는 학생들 시험기간으로 바쁠 때가 아니면 시간을 내 짧게는 며칠, 길게는 몇 주씩 해외에 나간다. 올 들어서만 캐나다, 미국, 마카오, 일본 등 4곳을 다녀왔다. 그는 “비행기 타고 떠나는 여행이 삶의 활력소”라고 말했다.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해외여행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취미로 ‘최저가 비행기표 검색’를 꼽는 이들도 늘었다. 미래에 대한 불안감과 자기 주도식 삶의 자세가 확산되는 등 욜로족('You Only Live Once'의 앞글자를 딴 말·지금 당장 느낄 수 있는 행복에 투자하는 사람)이 증가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7일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출국자 수는 651만4859명으로 지난해 1분기 대비 17.2% 증가했다. 직전 역대 최대치였던 지난해 3분기(605만4833명)보다 7.6% 늘어난 수준으로, 해외여행객은 가파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바쁜 일상 속 일정을 쪼개 혼자 해외로 나가는 2030 젊은세대가 늘었다. 인터파크투어가 지난해 국제선 항공 예약 현황을 분석한 결과 한국인 여행객 10명 중 3명은 혼자 해외여행을 다녀왔고, 이 중 연령대별로는 20대 32.6%, 30대 38%로 2030세대가 70.6%를 차지했다.

인천국제공항 출국장이 출국인파로 붐비고 있다. /사진=뉴스1

젊은 세대가 해외여행에 몰두하는 것은 욜로족의 증가와 밀접하다.

지난 2월 취업포털 사람인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2030대 10명 중 8명은 본인을 ‘욜로족'으로 생각하고 있다. 과거 많은 사람들이 미래를 위해 저축에 몰두했다면 욜로족은 내 집 마련, 노후 준비 등 미래보다는 지금 당장 삶의 질을 높여주는 취미생활, 자기계발 등에 돈을 마음껏 사용한다. 젊은이들은 전 세대에 비해 경제사정은 더 어려워졌지만 고급 호텔서 숙박하고, 호텔 뷔페를 즐겨 찾으며, 자주 해외로 떠난다.

직장을 그만두고 해외여행을 떠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최근 퇴사 후 석달째 유럽을 여행하고 있는 미용사 A씨(30)는 "더 늦기 전에 젊은 시절을 즐기고 싶었다”고 말했다. 욜로족의 등장으로 2030세대 퇴사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한국고용정보원 고용보험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고용보험 피보험자격 상실자 수는 641만명으로 2015년에 비해 34만명 늘었는데, 2030세대가 절반에 육박했다.

전문가들은 욜로족을 긍정적으로 보는 한편 과한 해외여행 중독은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이전 세대는 미래만 바라봐 현재를 제대로 누리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2030세대는 현재를 즐기는 모습이 긍정적"이라며 "정치·경제·사회 모든 측면에서 불확실함을 안고 살아가는 젊은 세대가 여행 등을 통해 스트레스를 풀려 노력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은데도 매주 해외를 가는 등 과한 것은 좋지 않다"며 "주변에 욜로족을 보면서 '왜 나는 인생을 즐기지 못하고 있지?' 하는 등 동조효과로 인해 스트레스 받을 필요도 없다"고 조언했다.

이슈팀 이재은 기자 jennylee1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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