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의 노래]사이먼 앤드 가펑클의 'Bridge over troubled water'-노동운동 시절의 동력과 위로

2017. 6. 7.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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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거친 물결이다. 삶이기에 우리는 그 험한 외로움을 건너야 한다. 우리는 얼마나 많은 위로를 준비해야 하는가. 얼마나 많은 눈물을 닦아야 하는가. 구의역과 삼성중공업 크레인 사고에서 안타까운 노동자의 희생을 봤다. 구의역의 젊은 청년도, 삼성중공업 크레인 사고에서 목숨을 잃은 노동자도 모두 안전한 환경에서 일할 권리가 있지만 우리는 그들을 지켜주지 못했다. 특히나 그들은 하청노동자였다. 위험은 하청에게 전가되고 약자의 희생이 반복되는 우리 산업현장의 현실이 아프게 다가온다. 이 부조리와 비극 앞에 설 때면 항상 떠오르는 노래가 있다.

<브리지 오버 트러블드 워터>(Bridge over troubled water). 사이먼 앤드 가펑클이 1970년에 발표한 곡이다. <험한 세상에 다리 되어>로 잘 알려진 이 곡은 우리나라에서만큼은 비틀즈의 <예스터데이>나 <헤이 주드>만큼 사랑받았다. 나는 이 음악을 듣고 있으면 늘 부드러운 리듬과 평온함을 느낀다. 너무나 험한 세상, 이와 지극히 대비되는 마음의 위로를 떠올린다.

다른 많은 이들이 이 음악으로 마음의 안식을 느꼈겠지만 나에게는 특히 청춘 어느 날을 회상케 한다. 유신통치가 극성을 부리던 무렵, 나는 동국대에 입학했다. 클래식 음악이 좋아 음악감상실에 드나들게 되었는데 이곳에서 새로운 세상을 만났다. 기나긴 억압의 시대에서 벗어나고자 노력하는 친구들이었다. 돌이켜보면 음악은 나와 세상을 연결시켜주고 행동하는 사람으로 만들어준 매개체였다. 이때 만난 친구들과 함께 리영희 선생의 <전환시대의 논리>를 접하고 나서 행동하는 삶을 살고자 결심하게 된 것이다. 불합리한 군사독재의 겨울을 물리치기 위해 일체의 기득권을 버리고 직접 노동자가 되어 노동현장에 들어가기로 마음 먹었다. 노동자들이 회사에서 부품처럼 쓰이고 버려지는 것이 아니라 안전한 작업장에서 일할 권리, 일한 만큼 보수를 받을 수 있는 권리를 노동자들과 함께 찾고 싶었다.

노동운동은 그러나 현실이고 생존이었다. 기능사 자격증을 따기 위해 고시공부 못지않은 노력을 기울이고, 부평 달동네의 방 한 칸에 8명이 모여 칼잠을 자며 용접공이 되기 위해 무던히도 애를 썼다. 시험때면 공구를 깨끗이 닦아주면서 어깨를 두드려주던 동료들의 얼굴이 눈에 선하다. 나 스스로도 평생을 노동자로 살아야겠다고 몇 번이고 다짐하며 그 길을 걸었다. 이후 울산 현대중공업 직업훈련소 연수생을 거쳐 마침내 1983년 3월 대우자동차 차체부에 용접공으로 정식 입사했고, 노동자들의 처우개선에 적극 나서기 시작했다. 이때 열정을 차분히 가라앉혀주고 다시 힘을 낼 수 있는 동력을 준 음악이 바로 사이먼 앤드 가펑클의 <브리지 오버 트러블드 워터>였다. 지금도 이 음악을 들으면 이 시절의 다짐과 사명감, 소명이 떠올라 마음이 먹먹해지곤 한다.

When you’re weary feeling small, When tears are in your eyes, I’ll dry them all.

2017년 현재 노동자의 삶은 그 당시보다는 나아졌다고 하지만 여전히 부당과 불공정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우리 노동자들이 어려움에 처한 그곳에 함께하고 대한민국을 안전하게 지키는 더 큰 노력이 험난한 지금의 세상을 건너는 다리이다.

함께 위로를 노래하고, 더불어 함께 거친 물결을 넘어야 한다. 새로운 세상을 꿈꾸는 오늘, 위로와 민주주의, 연대로 험한 세상의 다리를 그려본다.

When you’re weary feeling small, When tears are in your eyes,

I’ll dry them all.

I’m on your side.

Oh when times get rough.

And friends just Can’t be found.

Like a Bridge Over Troubled water

I will lay me down.

Like a Bridge Over Troubled water

I Will lay me down.

<홍영표 국회 환경노동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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