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만 vs 250만..도심개발이 가른 서울·도쿄역

박인혜,정순우,김강래 2017. 6. 6.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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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만명 대 250만명.

서울과 도쿄, 한국과 일본의 수도에 위치한 두 중앙역의 하루 이용자 숫자다.

박희윤 모리빌딩도시기획 서울지사장은 "서울역엔 도쿄역에 비해 활용할 수 있는 용지가 적기 때문에 지하 공간을 넓히고 제대로 활용해 인근 지역과의 연결성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공중보행로도 서울역 광장이나 구역사와 연결해 개발계획이 마련됐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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꽉 막힌 개발정책에 서울역, 노숙자들이 점령
교통·관광 허브로 성장한 도쿄역과 비교조차 민망

낡은 도심부터 재생하라

31만명 대 250만명. 서울과 도쿄, 한국과 일본의 수도에 위치한 두 중앙역의 하루 이용자 숫자다. 8배 넘게 차이가 난다. 두 나라 인구 차이는 2.4배다. 서울역이 한 국가 수도의 관문인 중앙역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는 점을 여실히 드러내는 숫자다. 서울역은 KTX나 지하철 등을 이용해 이동하려는 목적이 아니라면 굳이 찾지 않는 곳이다. 반면 도쿄역은 교통의 목적이 아니더라도 이곳을 방문해 여가를 보내고 쇼핑을 하며 업무를 한다. 명실상부한 일본의 허브 역할을 하는 셈이다.

두 역은 위치, 기능, 생성의 역사가 비슷하다. 하지만 이후 중앙역과 역 주변을 어떻게 개발하고 재생했는지가 운명을 갈랐다. 도쿄역 재생은 2000년대 초반 시작된 마루노우치 개발과 연계돼 진행됐다. 고이즈미 준이치로 당시 일본 총리는 도시재생특별법을 만들어 왕궁과 도쿄역 사이 거대 지역인 마루노우치를 도쿄를 대표하는 업무지구로 만들기 위한 재생사업에 착수했다. 이를 통해 탄생한 마천루 빌딩들은 저층부를 일반 시민이 즐길 수 있는 공간들로 꾸몄고, 어디에서든 지하로 도쿄역과 연결됐다. 현재 도쿄는 마루노우치에 이어 도쿄역 반대편에 있는 야에스 지역까지 도쿄역과 연계해 개발하려 하고 있다. 고층 빌딩이 가득한 또 하나의 거대한 업무지구를 만들면서 건물들의 용적률을 올려주는 대가로 그동안 야에스 지역에선 그다지 활성화되지 않았던 지하 보행 네트워크를 구축해 도쿄역과 연결되게 하는 것이다. 이로써 도쿄역은 일본 교통의 중심지로서의 기능뿐 아니라 업무, 상업, 휴식 등 도시가 제공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한곳에서 만족할 수 있는 허브가 됐다.

반면 서울역은 2004년 KTX 개통에 맞춰 2003년 서울역 민자역사를 새로 지은 것 말고는 제대로 된 재생프로젝트가 가동되지 못하고 있다. 서울역과 인근을 연결하는 지하보행로는 노숙자가 많아 밤이 되면 사람들이 가기를 꺼리는 공간이 됐다. 구역사 건물은 '문화역서울284'라는 이름의 문화·전시공간으로 바꿨지만, 연 방문 인원이 32만명 정도에 그쳤다. 서울역사 내부엔 롯데마트와 롯데아울렛 외엔 이렇다 할 쇼핑거리나 즐길 거리가 없다. 서울역은 '이동'이라는 목적 외에는 굳이 찾을 이유가 없는 곳이 됐다. 지난달 개장한 고가보행로인 '서울로7017'이 많은 시민을 끌어들였다고 서울시는 자평하고 있지만, 업무지구인 마루노우치와 야에스와 연계돼 도쿄의 거대한 네트워크를 형성한 도쿄역과는 비교 자체가 무리다.

박희윤 모리빌딩도시기획 서울지사장은 "서울역엔 도쿄역에 비해 활용할 수 있는 용지가 적기 때문에 지하 공간을 넓히고 제대로 활용해 인근 지역과의 연결성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공중보행로도 서울역 광장이나 구역사와 연결해 개발계획이 마련됐어야 한다"고 말했다.

[기획취재팀 = 박인혜(팀장) / 정순우 기자 / 김강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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