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 바레인, 아랍에미리트(UAE) 등 아랍권 7개국이 카타르와 단교를 선언하면서 2018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 카타르 원정을 코앞에 둔 한국 축구대표팀이 불똥을 맞았다.

대한축구협회는 6일 “UAE와 카타르 간 항공로가 오늘부터 막혔다”며 “UAE에서 이라크와 평가전을 치른 뒤 카타르 항공을 이용해 카타르로 이동가려고 한 대표팀 일정에 수정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이들 7개국은 이날 카타르와의 단교 조치 중 하나로 카타르로 오가는 항공편과 선박의 왕래를 보류하거나 취소했다. UAE는 카타르 항공의 자국 영공 통과를 불허했고 사우디 국영 사우디아 항공을 비롯해 에티하드 항공, 플라이두바이, 알아라비아 항공, 이집트 항공도 카타르를 왕복하는 항공편을 이날 오전 취소했다.

현재 UAE에서 훈련 중인 한국은 8일 오전 2시(한국시간) 라스알카이마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서 이라크를 상대로 평가전을 치른 뒤 10일 카타르 항공을 이용해 카타르로 이동할 예정이었다. 14일 오전 4시 카타르 수도 도하에서 열리는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A조 최종예선 8차전 카타르전을 치르기 위해서다. 축구협회 조준헌 홍보팀장은 “카타르 항공을 이용하면 1시간도 안 걸려 갈 수 있는 거리를 돌아가야 한다”며 “항공뿐만 아니라 육로, 해상 이동도 모두 막혔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인근 국가를 경유하는 항공편을 찾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조 팀장은 “UAE에서 오만 등 카타르와 단교하지 않은 인근 국가로 이동한 뒤 그곳에서 다시 카타르로 들어가는 항공편을 알아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오만을 거치면 이동시간은 약 4시간 정도로 늘어나고 과정도 물론 번거로워진다. 무엇보다 슈틸리케호가 컨디션 조절과 현지 적응 등에 가장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는 시간대 비행편을 확보하는 게 급선무가 됐다. 현재까지 카타르와 단교를 선언한 국가는 사우디아라비아, UAE, 바레인, 예멘, 이집트, 리비아, 몰디브다.

9회 연속 월드컵 진출을 노리는 한국은 현재 최종예선 A조에서 4승1무2패(승점 13)로 이란(승점 17)에 이어 2위다. 3위 우즈베키스탄(승점 12)에는 승점 1차로 쫓기고 있다. 카타르는 1승1무5패, 조 최하위로 러시아행 티켓 확보가 무산됐다. 그러나 이번 카타르 단교 조치 때문에 국가의식이 강해지면서 승리를 향한 의욕을 보일 수도 있다. 한국에게 앞으로 남은 경기는 카타르전을 포함해 3경기다. 본선 직행권은 팀당 10경기를 치러 최종순위 1·2위에게 주어진다. 한국은 카타르전 필승을 위해 지난 3일 아랍에미리트에 일찌감치 베이스캠프를 차리고 현지 적응 훈련을 해왔다. 한국은 카타르전을 마친 뒤에는 한국행 카타르 항공 직항편으로 귀국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