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가 ‘테러를 지원했다’는 이유로 주변국의 단교가 시작됐다. 카타르는 이에 강하게 반발했다.
주변국의 단교 결정에 카타르 국민들이 식료품을 사재기하는 등 피해를 입고 있다.
카타르가 주변국의 전격적인 단교 조치에 지리적으로도 고립된 지경에 빠졌다고 연합뉴스가 6일 보도했다.
사우디 아라비아에서 한 남성이 길을 걷고 있다. /게티이미지/이매진스
카타르의 영토는 걸프 반도에서 북쪽 바다 쪽으로 우뚝 솟은 곶 형태를 띠고 있다. 삼면이 바다인 데다 육상 국경인 남쪽은 사우디로 둘러싸여 있다.
사우디가 국경을 폐쇄하면 카타르는 좁은 걸프 해역을 통해야만 외부 세계와 이어진다. 심지어 건너편에 걸프와 관계가 불편한 이란과 마주 보고 있다.
사우디 등 아랍권 7개국이 5일(현지시간) 카타르의 테러 지원을 이유로 단교 조치를 발표하면서 항공, 해상 왕래와 함께 육로 통행을 막으면서 카타르는 고립의 위기에 처했다.
사우디와 아랍에미리트(UAE)는 단교 발표 직후 카타르로 향하는 설탕 수출을 보류했다. 카타르는 이들 국가에서 연간 10만t의 설탕을 수입한다.
사우디 대중교통청도 이날 육로와 해상을 통한 카타르와의 인적, 물적 이동을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현지 트위터엔 사우디의 단교 조치로 불안을 느낀 시민들이 슈퍼마켓에 몰려가 사재기를 한다는 글과 사진이 게시됐다.
현지 언론 도하뉴스는 “아침부터 사람들이 슈퍼마켓으로 가 물, 달걀, 쌀, 우유, 고기 등 식료품을 카트에 가득 실었다”며 “일부 냉장품 선반은 텅텅 비었다”고 보도했다.
카타르는 풍부한 천연가스를 보유한 부국(富國)이지만, 그 외 제조업이나 농축산업은 부진하다. 카타르 국내에서 소비되는 식료품의 30∼40%가 사우디와 국경을 통해 육로로 사우디와 UAE를 통해 수입된다.
알자지라 방송은 카타르로 식품을 수송하려는 트럭 수백대가 사우디 국경의 아부삼라출입국 검문소를 넘지 못해 줄을 늘어섰다고 전했다.
카타르의 식량난 우려가 제기되자 이란 농산물수출조합의 레자 누라니 회장은 “12시간 안에 배로 카타르에 식품을 수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이란 현지매체 파르스통신이 5일 보도했다.
단교 사태가 장기화한다면 중동 허브 항공사로 고성장을 구가하던 카타르항공도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
또 사우디 국경을 통해 육로로 수송되던 시멘트, 철강 등 건축 자재 수입도 차질을 빚게 되면 2022년 월드컵 축구대회 개최를 위한 각종 건설·토건 사업도 영향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
카타르 외무부는 5일 사우디 등 아랍권 7개국이 전격적으로 단교를 선언한 데 대해 “부당하다”며 반발했다.
카타르 외무부는 이날 낸 성명에서 “단교 조치는 (카타르의)주권에 대한 침해로 놀랍고 유감스러운 일”이라며 “정당화할 수 없는 불법적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들은 단교하려고 근거 없는 거짓말과 추정(테러리즘 지원)을 완전히 조작했다”며 “이들은 카타르의 후견인 역할을 하려고 주권을 침해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