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해·공 방산비리 1조 1522억 수사..국방 '적폐청산' 시동

2017. 6. 5.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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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4대강 사업 감사를 지시한 데에 이어 방위사업 비리에 대해서도 칼을 빼들었다.

합동수사단이 방산비리를 척결하라는 대통령의 지시에 맞춰 성과를 내려다보니 무리하거나 성급하게 수사를 한 결과가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문재인 대통령 역시 후보 시절부터 방산비리를 이적죄에 준하도록 처벌 형량을 대폭 강화하겠다고 강조해온 만큼 방위사업수사부는 계속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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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사청 출범 11년 지났지만 비리 여전
해군 작전헬기 등 9070억 규모로 최대
뇌물수수 62%·공문서 위변조 12%順
-현역보다 예비역 장성 범죄 연루 많아
무리한 기소로 법원 잇단 무죄 판결도

문재인 대통령이 4대강 사업 감사를 지시한 데에 이어 방위사업 비리에 대해서도 칼을 빼들었다. 청와대는 국가안보실에 국방개혁 전담팀을 두고 방산비리를 척결하겠다고 밝히며 국방 분야의 ‘적폐 청산’에도 시동을 걸었다.

문 대통령은 대선 기간 4대강과 자원외교, 방산비리 등 이른바 ‘사자방’을 청산 대상으로 지목한 바 있다. 대선 후보 시절 발간한 ‘대한민국이 묻는다’란 저서에서도 “이명박ㆍ박근혜 정부에서 있었던 무기 비리들이 제대로 규명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F35 전투기 선정 비리들이 존재한다고 추정되는 부분이 있다”면서 “앞으로 이 부분은 특검으로 규명하지 못하면 다음 정권에 가서라도 규명돼야 할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이 이처럼 방산비리 근절에 강한 의지를 드러낸 것은 수십 년째 비슷한 유형의 비리가 사람만 바뀐 채 반복되고 있는 탓이다. 지난 2006년 방위사업의 청렴문화 확산을 내걸고 방위사업청이 출범했지만 10년이 넘은 지금도 군의 사기를 꺾는 비리가 계속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해군 적발 가장 많아…대부분 뇌물죄=지난해 9월 김동철 국민의당 의원이 방위사업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방산비리와 도입비리 등 각종 비리 의혹으로 수사선상에 오른 사업의 규모는 육ㆍ해ㆍ공군을 합해 총 1조1522억원에 달한다.

해군이 약 9070억원으로 가장 규모가 크고, 공군 2388억원, 육군 63억원 순이었다. 기소된 인원도 마찬가지로 해군, 공군, 육군 순이었다.

해군에 집중된 배경엔 지난 2014~2015년 대검찰청 반부패부 산하에 설치된 방위사업비리 합동수사단의 수사를 거치면서 해군 관련 비리가 다수 적발된 데다 해상 작전헬기(5890억원)와 잠수함(1475) 등 해당 사업 자체의 규모도 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다만 ‘통영함 납품비리’ 건은 대법원까지 간 끝에 작년 9월 무죄로 결론났다.

방산비리의 주류를 이루고 있는 범죄유형은 뇌물수수다. 한국투명성기구가 방위사업청 개청 후 지난 2015까지 발생한 비리 26건을 분석한 결과 뇌물수수가 16건(62%)으로 가장 많았고, 시험평가서를 허위로 작성해 주는 공문서 위ㆍ변조가 3건(12%), 내부정보 및 기밀 유출이 2건(8%), 기타 5건(19%)이었다.

‘예비역 장성’이 범죄 고리로=방산비리에 연루된 이들은 대부분 전ㆍ현직 군인들이다. 특히 현역보다 예비역 장교들의 기소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방위사업비리 합동수사단이 2015년 발표한 수사결과에 따르면 재판에 넘겨진 전ㆍ현직 군인 43명 중 예비역 장교는 27명에 달했다. 예비역 장성 출신만 10명이었다. 전역 후 방위산업체에 취직해 납품 과정에서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금품을 수수하는 유형의 범죄가 주류를 이뤘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 박학모 연구위원은 작년 12월 발표한 ‘방위산업비리 범죄의 처벌 강화 및 억제 방안’이란 연구보고서에서 “방산비리는 대부분 ‘군대판 전관예우’의 형태로 이뤄지고 있다. 군 고위직 인사가 전역 후 방산업체에 고문으로 취업한 후 인맥을 활용해 로비스트로 활동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잇단 무죄…文 정부는?=그러나 방산비리로 기소된 이들이 최근 재판에서 잇달아 무죄를 선고받으면서 또 다른 논란이 불거졌다. ‘통영함 납품비리 사건’에 연루된 황기철 전 해군참모총장은 대법원에서 무죄가 확정됐고, 같은 사건으로 기소된 정옥근 전 해군참모총장도 1심에 이어 올 1월 2심에서도 무죄를 받았다.

합동수사단이 방산비리를 척결하라는 대통령의 지시에 맞춰 성과를 내려다보니 무리하거나 성급하게 수사를 한 결과가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합동수사단의 명맥을 잇기 위해 작년 1월 서울중앙지검에는 방위사업수사부가 신설됐다. 현재 박찬호 부장검사 등 11명의 검사와 18명의 수사관으로 꾸려져 있다.

문재인 대통령 역시 후보 시절부터 방산비리를 이적죄에 준하도록 처벌 형량을 대폭 강화하겠다고 강조해온 만큼 방위사업수사부는 계속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김현일 기자/joz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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