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가게 즐비한 천안 구도심, 랜드마크로 재활"

이미지 기자 2017. 6. 5.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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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고속철도(KTX) 천안아산역을 나서자 골조 공사가 한창인 4400여 가구 대단지 오피스텔 현장과 입주한 지 2년이 채 지나지 않은 대규모 아파트 단지들이 나타났다.

기계·전기·공구·페인트 등을 파는 단층(單層) 가게들을 지나 도착한 서울지하철 1호선 천안역 주변은 한산했고, 한때 '패션거리'로 불리던 문화동 명동길엔 '임대' '매매'라 붙인 빈 가게가 즐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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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 동남구청사부지 도시재생]
터미널·경찰서·시청·세무서 등 잇따라 이전하며 쇠락의 길로
시 인구 늘었지만 구도심은 급감
정부·민간 함께 투자하는 '리츠'
도시재생에 필요한 50조원 조달.. 고층 주상복합·기숙사 등 건설

지난 2일 고속철도(KTX) 천안아산역을 나서자 골조 공사가 한창인 4400여 가구 대단지 오피스텔 현장과 입주한 지 2년이 채 지나지 않은 대규모 아파트 단지들이 나타났다. 주변엔 롯데마트와 이마트, CGV 영화관 등 편의 시설이 둘러싸고 있었고, 명품 매장으로 유명한 갤러리아 백화점도 걸어서 10분 거리에 있었다. 주민들은 "서울로 치면 '강남'"이라고 말했다.

천안역과 동남구청사 사이에 있는‘명동 패션거리’에는‘임대’‘매매’라고 써붙은 가게와 통째로 비어 있는 건물이 많았다. 인근 공인중개사무소에 따르면 이 거리 가게 10개 중 3개는 비어 있다. /이미지 기자

자동차로 10분쯤 달려 천안 구(舊)도심인 동남구 중앙동·문성동 일대로 접어드니 건물들 키가 눈에 띄게 작아졌다. 기계·전기·공구·페인트 등을 파는 단층(單層) 가게들을 지나 도착한 서울지하철 1호선 천안역 주변은 한산했고, 한때 '패션거리'로 불리던 문화동 명동길엔 '임대' '매매'라 붙인 빈 가게가 즐비했다. 버스터미널(1989년)·경찰서(1998년)·천안시청(2005년)에 이어 교육청(2008년)·세무서(2010년)·우체국(2012년) 등이 불당동·업성동 등 신도심으로 이전하고, 2004년 KTX 천안아산역마저 천안시 외곽 아산시 옆에 개통하면서 구도심은 활력을 잃었다.

하지만 최근 새로운 사업이 시작되면서 변화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국토교통부와 LH(한국토지주택공사)·HUG(주택도시보증공사)가 함께 2286억원을 들여 동남구청사 부지 1만9714㎡에 동남구청을 재건축하고, 어린이 회관·대학생 기숙사·지식 산업 센터·주상 복합 시설 등을 짓기로 한 것. 류신현 LH 도시재생계획처 도시재생TF 단장은 "2020년 개발을 완료하면 이곳이 천안 랜드마크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활력 줄어든 구도심을 랜드마크로

동남구청이 있던 구도심 일대는 인구도 감소하는 추세였다. 1990년 31만4255명이던 천안시 인구는 작년 63만5783명까지 늘었지만 구도심인 중앙동·문성동 인구는 같은 기간 3만5045명에서 1만1006명으로 줄었다. 이번에 동남구청 자리에 짓는 지상 43층짜리 주상 복합 시설은 천안시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 될 예정. 단국대 천안캠퍼스·백석대·공주대 등이 있어 20대 거주 수요가 높다는 점에 착안해 지상 10층짜리 기숙사도 포함했다.

사업 방식은 정부와 민간이 함께 투자하고 이익을 나누는 '리츠(REITs·부동산 투자신탁)' 형태. 다수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아 부동산에 투자하고 수익을 배분하는 구조이다. 이는 정부가 리츠를 통해 도시재생 사업을 벌이는 첫 번째 사례로 꼽힌다. 국토부 관계자는 "리츠 방식으로 새 정부 '도시재생 뉴딜' 정책에 필요한 50조원을 조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도시재생 뉴딜'이 새 정부 부동산 분야 최대 역점 사업으로 꼽히면서 도시재생 대상 지역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정부는 국무총리 직속 도시재생특별위원회를 설치, 이를 본격 추진할 계획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올해 청주 연초제조창과 서대구 노후산단에서도 리츠 방식 도시재생을 착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천안 동남구청사부지 도시재생 완료 예상 모습. 주상 복합 아파트, 구청사, 대학생 기숙사 등이 들어선다. /LH제공

◇주민들 "옛 천안이 살아난다" 기대감 주민들은 천안 동남구청사 부지가 개발되면 천안역과 구청사 부지 사이 천안 명동 패션거리와 지하 쇼핑몰 등 인근 상권이 함께 살아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구청사 부지 앞 2층짜리 건물 소유주 홍성호(72)씨는 "2층은 빈 지 오래됐고, 1층도 직접 가게를 열어 한 곳을 채웠다"며 "20~30대 젊은 사람들이 몰려오면 상권이 활성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에선 주거 환경이 좋지 않은 일본 도쿄 스미다구를 지자체와 민간 사업자가 함께 주거 시설과 상업 시설로 재개발하기도 했다. 낙후된 도시를 일반 아파트와 임대주택, 문화센터와 상가 등으로 바꿔 상권을 활성화한 것으로 평가된다. 김형준 LH 도시재생계획처장은 "구청사 부지를 개발하는 것뿐 아니라 인근에 있는 패션거리, 쇼핑몰, 전통 시장 등과 연계해 구도심 지역 전체를 활성화하려 한다"면서 "정부와 민간 자본이 함께 쇠퇴한 도심을 살리는 첫 사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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