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9위 니시코리 라켓 집어던지게 한 정현
정현, 두 세트 내준 뒤 매섭게 추격
승기 잡았지만 갑작스런 비로 중단
휴식시간 얻은 니시코리 유리해져
2-3 졌지만 한국 테니스 희망 보여
‘한국 테니스의 희망’ 정현(21·한체대·세계 67위)과 일본 테니스의 영웅 니시코리 게이(28·세계 9위)의 사상 첫 맞대결. 정현은 1박2일간의 혈투 끝에 아쉽게 무릎을 꿇었다.
정현은 4일 프랑스 파리의 롤랑 가로스 스타디움에서 속개된 프랑스오픈 테니스 대회 남자 단식 3회전(32강)에서 니시코리에게 세트 스코어 2-3(5-7, 4-6, 7-6, 6-0, 4-6)으로 졌다. 전날 열린 경기 4세트 도중 비가 내리면서 두 선수의 대결은 이틀에 걸쳐 열렸다.
이로써 정현은 2015년 메이저 대회 본선에 진출한 이후 2년 만에 메이저 개인 최고 성적(32강)을 거둔 것에 만족해야 했다. 정현은 3회전에 진출하며 랭킹 포인트 90점과 상금 11만 8000유로(약 1억5000만원)를 받는다.
이 경기는 한·일 테니스 에이스의 맞대결로 화제가 됐다. 메이저 대회에서 한·일전이 열린 건 테니스 사상 처음이었다. 정현은 1·2세트를 모두 내줬지만, 3·4세트를 따내면서 경기를 풀세트로 몰고 갔다.
상승세를 탄 정현은 4세트에서도 3게임을 연속해서 따냈다. 니시코리의 표정에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실수를 연발한 끝에 그는 신경질을 내며 라켓을 코트에 집어던지기도 했다.
손승리 코치는 “지난해까지 정현은 숲보다는 나무를 봤다. 오직 기술에만 신경을 썼는데 올해는 경기를 보는 시야가 넓어졌다”며 “특히 니시코리와 경기를 하면서는 몇 시간 만에 자신의 전술을 만들어 접전을 펼쳤다”고 평가했다.
그에 비하면 정현은 자라나는 ‘새싹’이다. 한국 선수로는 이형택(41·은퇴) 이후 10년 만에 메이저 대회 3회전에 올랐다. 뛰어난 체격(1m87㎝·85㎏)까지 갖춘 정현이 기술을 보강하면 니시코리를 능가하는 선수가 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기대하고 있다. 유로스포츠와 뉴욕타임스는 이번 대회에서 정현을 세계 테니스를 이끌 차세대 스타 중 하나로 꼽았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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