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인터뷰] '귓속말'이 권율에게 남긴 것

2017. 6. 4.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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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율 사진=사람엔터테인먼트

[MBN스타 백융희 기자] 지난 5월 23일 SBS 월화드라마 ‘귓속말’이 종영했다. ‘귓속말’은 법률회사 '태백'을 배경으로 적에서 동지로, 그리고 결국 연인으로 발전하는 두 남녀가, 인생과 목숨을 건 사랑을 통해 법비를 통쾌하게 응징하는 이야기다. ‘귓속말’은 장르물과 법정 드라마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기 힘들다는 편견을 깼다. 월화극 1위 자리를 지킨 것은 물론 촌철살인 명대사들로 시청자들에게 호응을 얻었고 그 중심에는 강정일 역할을 맡았던 권율이 있다.

“드라마가 최근 종영했다. 시원한 마음이 크다. 감정적으로 고되고 힘든 작업일 뿐만 아니라 극한의 상황에서 나도 모르게 예민해지고 우울해져서 힘들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어떤 작품보다 섭섭함과 아쉬움이 클 것 같다. 매번 벼랑 끝에 서는 느낌으로 연기를 한 점이 기억에 남을 것 같다. 당장 잠을 잘 수 있고 마음껏 쉴 수 있다는 게 지금은 기쁘다.”

권율 사진=사람엔터테인먼트

권율은 ‘귓속말’에서 강정일 역을 맡아 열연했다. 강정일은 표면적으로 악행을 저지르는 악역처럼 보이지만, 강인함이 느껴지거나 스릴러물에 등장하는 사이코패스 유형의 악역도 아니다. 선과 악이 공존하고 오로지 자신을 지키기 위한 악행을 저지른다. 그는 자신이 이루고자 하는 것을 지키기 위해서는 사랑하는 여인을 배신하기도 철저하게 혼자가 되기도 한다. 그는 ‘귓속말’을 통해 ‘악은 성실하다’는 인생 대사를 남겼고 섹시 악역이라는 이미지를 남기기도 했다.

“대본을 처음 읽고 끌렸던 부분은 캐릭터 간의 선과 악의 구조 때문이었다. 단순한 악의 구조가 아닌 선과 악의 구조가 모호했다. 악행을 저지르는 것이 정당화될 순 없고 벌을 받아야 하는 것은 확실하다. 하지만 강정일의 삶에서는 자기의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중 방해하는 세력이 끼어들면 그들을 없애고 맞서고 뿌리치려고 하는 과정들이 악행으로 번지게 되고 변화하고 그렇게 바뀌게 되는 점이 재밌었다. 미화시키는 것 같지만, 이런 프로다운 모습이 전달돼 일부 팬들은 섹시하다는 평을 해준 것 같다.”

권율은 배우로서 극과 삶을 확실하게 분리하는 편이라고 언급했다. 하지만 이번 ‘귓속말’ 촬영 중엔 극과 삶을 분리하는 작업이 쉽지 않았다. 그만큼 함께 출연하는 선배 배우들에게 배려를 많이 받았고 그만큼 혼란스러웠다고 전했다. 그는 유독 다른 배우들 사이에서 실생활에서 날카로워진 이유로 처절하게 혼자였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강정일이란 인물 자체가 날이 매서웠다. 조각칼에 비유하면 조각칼 한 세트에는 다 같은 조각칼이지만, 매섭고 동그랗고 세모지고 네모난 모양이 있다. 각각 다른 성격을 가지고 있는데 내가 맡았던 인물은 가장 날카롭게 파야 하는 조각칼이었기 때문에 다른 분들에 비해 조금 더 긴장이 있고 날카롭게 몰아붙이려고 했던 것 같다.”

권율 사진=사람엔터테인먼트

‘귓속말’은 ‘추적자’, ‘펀치’ 등의 장르물에 강한 성격을 보였던 박경수 작가가 집필했다. 앞서 탄탄한 필력으로 인정받은 상태였기 때문에 현장의 배우들은 드라마에 출연한 계기에 대해 작가를 1순위로 꼽을 정도였다. 특히 박경수 작가 특유의 통렬한 현실반영이 눈길을 끌었다. 현실적인 사건과 의미를 담은 메시지들이 등장해 현실감을 살렸다.

“작가님이 처음에 해주셨던 말이 기억에 남는다. ‘우리 드라마는 선과 악의 구분이 없다. 절대 네가 악역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오로지 네가 목표로 하는 것에 집중하는 인물이다’라고 하셨다. 앞서 언급했지만, 이 작품을 선택한 이유는 선과 악이 없다는 점이다. 드라마에 등장하는 다른 인물도 마찬가지다. 선처럼 보이지만 선과 악이 공존하고 그 점이 매력적인 것 같다.”

‘귓속말’ 촬영을 마무리한 권율은 오는 28일 영화 ‘박열’ 개봉을 앞두고 있다. 이번 드라마를 통해 정신적으로 무거운 짐을 짊어지고 전개를 이끌어갔던 그는 추후 액션 영화나 말랑말랑한 캐릭터에 도전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선한 캐릭터 위주로 선보이던 그가 이번 드라마를 통해 선 굵은 역으로 강한 인상을 남긴 만큼 추후 배우로서 다양한 활동을 기대해본다.

“6월 말 ‘박열’ 영화에 나온다. 앞으로 영화에 맞춘 일정들이 진행될 것 같고 당분간은 쉬면서 운동을 해서 몸을 건강하게 만들고 싶다. ‘귓속말’ 촬영하면서 체력적으로 힘든 게 있었다. 프로 게이머들이나 포커를 치는 선수의 경우 장기간 게임이 이어질 경우 자신을 지탱할 수 있는 건 체력밖에 없다. 그래서 비시즌 때 체력을 최고로 길러놓는다고 한다. 드라마도 비슷한 것 같다. 초반에는 비슷한 기량으로 시작하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부족한 수면 시간과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에서 지탱할 수 있는 건 체력적인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이런 부분들을 보완해서 더욱 다양한 캐릭터로 대중들 앞에 서고 싶다.”

백융희 기자 byh@mkcul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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