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연휘선 기자] 할리우드 배우 갤 가돗의 시오니스트 논란으로 인해 레바논에서 '원더우먼' 상영이 금지 됐다.

1일(현지시간) 영국 공영방송 BBC는 레바논 내무부가 안보부의 권고를 받아 영화 '원더우먼'(감독 패티 젠킨스)의 상영을 금지했다고 보도했다.

BBC 보도에 따르면 레바논은 이스라엘 산 물품 수입을 금지하고 국민 간 접촉도 불법으로 간주하고 있다. BBC는 레바논의 '원더우먼' 상영 금지가 주연배우 갤 가돗의 국적과 과거 발언으로 인해 비롯됐다고 설명했다.

갤 가돗은 이스라엘 국적으로 과거 이스라엘 군으로 복무한 바 있다. 특히 지난 2014년 7월 25일에는 개인 SNS를 통해 이스라엘 방위군을 응원하는 글을 게재했다. 이는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를 폭격해 민간인 사상자를 발생한 뒤 올라온 글로 갤 가돗이 시오니스트(유대민족주의)라는 논란을 일으켰다. 더욱이 외신들을 통해 논란이 제기된 뒤에도 갤 가돗이 별 다른 입장을 취하지 않아 거센 비판을 받았다.

이에 레바논에서는 '원더우먼'을 향한 보이콧 운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레바논과 이스라엘 사이의 적대적 관계가 해소되지 않은 가운데, 민간인 학살로 비판 받은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폭격을 응원한 갤 가돗이 세계 평화를 위한 히로인 영화 '원더우먼'에 출연한다는 것에 거센 반발이 일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상영 금지는 다소 이례적이라는 평도 존재한다. 지난해 마찬가지로 갤 가돗이 출연한 영화 '배트맨 대 슈퍼맨'이 개봉했으나 레바논에서 무사히 상영됐기 때문. 당시에도 레바논에서 대이스라엘 교역 금지 업무를 관장하던 경제무역부가 상영 금지를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에 '배트맨 대 슈퍼맨'에서는 갤 가돗의 캐릭터 원더우먼이 조연에 그친 반면, 이번에 개봉한 '원더우먼'은 갤 가돗이 영화 전반에서 활약해 이례적으로 상영 금지가 내려진 것으로 풀이된다.

'원더우먼'은 아마존 데미스키라 왕국의 공주이자 신이 만든 가장 완벽한 히어로인 원더 우먼의 활약을 그린 초대형 액션 블록버스터다 영화다. 1941년 DC 코믹스에서 캐릭터가 탄생한 이래 76년 만에 단독 주연 영화로 만들어져 화제를 모으고 있다.

[티브이데일리 연휘선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영화 '원더우먼' 포스터, 갤 가돗 SNS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