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립군 파이널 포스터

[스포츠서울 조성경기자] 영화 ‘대립군’이 개봉 시기를 한참 앞당겨 최근 관객들 앞에 나왔다.

군주의 리더십을 소재로, 현실 정치를 돌아보게 하는 메시지를 담은 영화여서 후반작업을 서둘러서라도 시기를 맞춰야한다는 조급함 때문이었다. ‘대립군’의 정윤철 감독도 이를 부정하지 않듯 얼마전 언론배급시사회 당시 “이렇게 대선이 빨리 치러질줄 몰랐다. ‘내가 이 영화를 왜 만들었지’ 하는 생각이 들게 돼버렸다”고 아쉬워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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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베일을 벗은 ‘대립군’은 단지 군주의 리더십을 이야기하는 영화라고만 하기에는 담고 있는 내용이 많다. 임진왜란 중 조정을 나누어받은 광해(여진구 분)가 의병을 모으기 위해 강계로 떠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이지만, 영화의 제목이 말해주듯 가난 때문에 남의 군역을 대신해서 전장터에 나가야하는 사람들인 대립군의 이야기가 영화의 또 다른 한 축이다.

‘누구를 위해 싸우는가’, ‘누가 누구를 대신하는가’라는 대사들은 2017년을 사는 우리에게도 ‘나는 과연 누구를 위해 사는가’라는 화두를 던진다. 또, 신분고하를 막론하고 위기와 두려움 앞에서 드러나는 인간의 본성을 생각해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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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립군 수장 토우 역을 맡은 이정재와 광해 역의 여진구의 매력을 보는 것도 또 하나의 관전포인트다. 누구의 시점으로 영화를 따라가느냐에 따라 서로 다른 울림이 있을 수 있는 재미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대선이 끝나고 새로운 시대가 시작된 상황이 ‘대립군’에는 좀더 호재가 될 수 있다. 관객들이 하나의 메시지에만 매몰되지 않고, 다른 것들도 볼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 게다가 얼마전부터 관객들은 굳이 현실정치를 빗대거나 시국과 맞물린 소재의 영화들에 큰 매력을 느끼지 못했다. 영화보다 더 영화같은 현실 때문이기도 했고, 영화로까지 갑갑한 현실을 생각하고 싶지 않았는지도 모른다.

차라리 전장에서 거칠대로 거칠어진 토우와 대립군 일행의 처절한 전투신이 남성관객들의 호응을 얻을 수 있는 흥행포인트가 되지 않을까. 이정재의 선굵은 연기는 ‘관상’과 ‘암살’ 등에 이어 이번에도 다시 한번 관객들의 고개를 끄덕이게 할 것으로 기대된다. 15세 관람가.

cho@sportsseoul.com

사진|이십세기폭스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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