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조 교수, 다 떨어진 거적때기 같은 가방 들고 다녀"

CBS노컷뉴스 배덕훈 기자 2017. 6. 2.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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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 제자라고 밝히며 올린 글 화제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가 2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2일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전날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 온 글이 화제가 되고 있다. 해당 글 작성자는 자신이 김 후보자의 제자라고 밝히며 몇가지 일화를 소개했다.

글쓴이는 "김상조 교수의 제자였던 사람이다. 정말 보수 언론의 의혹이 기도 안찬다"며 글을 시작했다.

그는 "저야 수많은 제자 중 하나일테니 교수님이 기억 못하실 가능성이 크겠지만, 제 인생에서 가장 존경하는 스승이고 제 가치관에도 가장 많은 영향을 준 분"이라며 김 후보자를 소개했다.

글쓴이는 김 후보자에 대해 "정말 물욕이 없는 분"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제가 교수님께 수업을 듣던 00년대 초반 무렵 교수님은 옷이나 신발 이런거에 관심이 전혀 없었다"면서 "당시 다 떨어진 거적때기 같은 가방을 들고 다니셨는데 대학원 때부터 쓰던 거라 하셨다"고 소개했다.

2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책상 밑으로 김 후보자가 들고 온 낡은 가방이 놓여져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이어 "사회적 지위가 있는 분이 가방 꼴이 그게 뭐냐 물으니, 웃으면서 사회적 지위가 뭐냐 반문하며 그냥 대학원때부터 쓰던거라 편해서 쓴다고 했다"고 전했다.

그는 "교수님은 진짜로 지하철이랑 마을버스만 타고 다니셨고, 학생 가르치는 사람이 뭐 차가 필요하냐며 자기는 이러고 다니는게 편하다고 말했다"면서 "카드 신고액이 0원이라는 걸로 이렇게 사람들이 의심할 줄 몰랐다. 옆에서 잠깐만 지켜보면 전혀 이상하지 않다. 생활 내에서 돈 쓸일이 없는 양반"이라고 전했다.

그는 또 김 후보자에 대해 "사모님한테는 미안한 점이 많으셨던 것 같다"고 소개하며 "종종 강의하다 말씀하셨는데 공부하는 동안 무능한 남편이었다고, 마누라 등골 빼먹던 사람이라고 미안한 내색 같은 건 종종 내비치셨던 같다"고 술회했다.

그는 김 후보자를 "엄청 합리적이고 원칙대로 꼬장꼬장한 분이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글쓴이는 "교수님 수업은 인기가 많아서 학생들이 몰려들었다"면서 "강의 인원 초과하면, 수업 듣겠다고 오는 제자들 어떻게 물리치냐고 강의실 바꾸늘 학교 행정팀이랑 늘 마찰 빚으셨는데, 그런 때도 조교한테 안 떠밀고 본인이 다 수속해서 강의실 변경하고 직접 알아봤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삼성이랑 소송하시느라 불려다니셔서 한 두번 결강이 된적이 있었는데, 그러면 주말에라도 보강 계획을 잡으셨다"며 "약속은 내가 어긴거고 그래서 출석은 안 부를 거니까 안와도 된다고, 나는 교수로서 의무가 있기 때문에 약정된 강의는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며 당시 그 힘든 상황에도 원칙을 지키려 노력하신 것 같다고 설명했다.

글쓴이는 김 후보자에게 응원의 글을 남기기도 했다.

그는 "교수님이 당시 자신은 때려 죽여도 정치는 안하신다고 하셨는데, 어쩌다 보니 하시게 된거 같다"면서 "재학중일때 고생하시는 모습을 너무 많이 봐서 참 애잔했다"고 말했다.

이어 "(교수님께) 당시에 왜 그렇게 치열하게 하시냐고 했더니 '부채의식 때문이다'라고 답하셨다"면서 "본인은 80학번인데 학생운동 별로 참여 안하고 학교에 남아 공부만 했었고, 그게 학생의 본분에 맞는거라 생각했었다. 학우들이 몸 내던지고 피 흘리며 죽었는데, 자신은 사회를 위해 아무것도 한 게 없는 거 같아 죄스러운 마음이 남아 그 미안한 마음이 부채의식으로 자꾸 남는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또 "자기 세대는 다들 그런 마음일 거라 본인이 별로 특별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하셨던 게 기억에 남는다"고 덧붙였다.

그는 "(교수님 께서) 후배들은 부디 그런 부채의식 같은거 안 가지고 살았으면 좋겠다며, 보다 공정한 사회에서 제자들이 살았으면 좋겠다고 하셨는데, 이렇게 근거 없는 비방을 당하시는거 보니 참 마음이 아프다"면서 "이런 글 적는 것 조차 교수님께 누가 되는 건 아닌가 싶지만 너무 억울하고 분하다"고 답답한 마음을 털어놨다.

이어 "당연히 잘 하실 거라 믿지만 속상하다"면서 "마음속으로 항상 응원하겠다"고 글을 마쳤다.

한편 이날 열리고 있는 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에선 각종 의혹을 제기하는 쪽과 적극 해명하는 쪽 사이 공방이 진행되고 있다.

특히 김 후보에게 낙마 공세를 펴는 자유한국당은 "경제 비리에 대한 종합선물세트격인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라고 말하며 "스스로 결정을 내리는 게 좋을 것"이라고 압박을 가하기도 했다.

[CBS노컷뉴스 배덕훈 기자] paladin703@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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