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수락산 산불..."바람에 울고 웃었다"

서울 수락산 산불..."바람에 울고 웃었다"

2017.06.02. 오전 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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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서울 수락산 산불이 발화 두 시간 만에 강한 바람을 타고 정상까지 치솟았습니다.

그나마 몇 시간 만에 바람이 잠잠해진 덕분에 불길을 잡을 수 있었습니다.

서봉국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어젯밤 9시 8분쯤 5부 능선 부근에서 시작된 서울 수락산 산불은 두 시간 만에 귀임봉 정상 부근까지 무섭게 번졌습니다.

밤 시간대 계곡에서 능선으로 올라가는 바람이 강하게 불었기 때문입니다.

밤에 난 산불이어서 진화에 꼭 필요한 헬기도 투입하지 못해 인근 불암산까지 불이 번지는 것 아니냐는 걱정이 나올 정도였습니다.

[최성희 / 서울 노원소방서 소방행정과장 : 북서풍이 불면서 밑에서 산 정상 쪽으로 바람이 심하게 불면서 급속하게 확산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정상까지 도착했던 불길은 갑자기 확산 속도를 늦췄습니다.

한때 초속 5미터 안팎으로 불던 바람이 초속 1미터까지 떨어졌기 때문입니다.

바람이 잦아들면서 산불이 주춤한 사이 진화 작업은 속도를 냈습니다.

이에 따라 새벽 1시쯤 큰 불길이 잡혔고 새벽 2시가 넘어서면서 진화 단계에 접어들었습니다.

화재 대응 수위를 1단계에서 2단계로 한 단계 끌어올리며 긴장했던 소방당국도 안도했습니다.

다행히 큰 불길은 잡혔지만, 산림청과 소방당국은 새벽 5시부터 헬기 6대를 투입해 잔불 정리에 나섰습니다.

지난달 발생한 강릉 산불의 경우, 보이지 않았던 잔불이 바람을 타고 다시 커졌던 전례가 있기 때문입니다.

강한 바람에 산불은 순식간에 타올랐지만 불과 몇 시간 만에 약해진 바람 덕에 소방당국과 인근 주민들은 놀란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습니다.

YTN 서봉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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