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승호 단독인터뷰]①아무도 몰랐다, 그는 발목 부상 안고 뛰었다

피주영 2017. 6. 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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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스포츠 피주영]
"지금쯤이면 8강 경기가 열리는 대전에서 훈련을 준비할 시간인데 기분이 묘해요. 월드컵이 끝났다는 게 실감 나지 않아요."

신태용팀의 공격수를 맡아 20세 이하(U-20) 월드컵 16강을 이끈 백승호(20·바르셀로나 성인 2군)의 얼굴에는 아쉬움이 묻어났다.

신태용(47)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31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포르투갈과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코리아 2017 16강에서 접전 끝에 1-3으로 졌다. 목표로 삼았던 8강의 문턱에서 신태용팀의 도전이 끝나던 순간 백승호는 뜨거운 눈물을 뚝뚝 흘렸다. 포르투갈전 이튿날인 1일 U-20 대표팀 해산 직후에 만난 백승호는 '왜 그렇게 서럽게 울었느냐'고 묻자 이렇게 답했다.

"대회가 일찍 끝난 게 아쉽고 포르투갈에 진 게 분해서 울었어요. 감독님과 선수들 모두 간절했거든요."

생애 첫 월드컵 무대를 밟은 백승호는 신태용팀의 에이스로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측면 공격수 백승호는 한국이 치른 4경기에 모두 출전해 2골을 터뜨리며 이승우(19·바르셀로나 청소년 1군)와 함께 팀내 최다득점자에 올랐다. 기니와 개막전(3-0승·5월20일)에서 환상적인 오른발 드롭킥으로 골망을 가른 그는 아르헨티나와 조별리그 2차전(2-1승·5월23일)에선 페널티킥 결승골을 성공시키며 한국의 16강 진출을 확정지었다. 지난 1월 본지 단독인터뷰에서 "태극마크를 달고 U-20 월드컵에서 뛰는 게 꿈입니다. 전 세계에 '이런 선수가 있다'고 알릴 거예요"라고 밝혔던 그의 포부 그대로였다.

백승호는 갑작스런 부상도 투혼으로 이겨냈다.

이번 월드컵 기간 보도된 수많은 대표팀 뉴스 중 알려지지 않은 소식이 하나 있다. 바로 백승호가 왼쪽 발목 부상을 안고 뛴 사실이다. 사건은 지난달 14일 열린 세네갈과 평가전에서 발생했다. 월드컵 개막을 앞두고 최종 컨디션 점검에 나선 백승호가 경기 중 왼쪽 발목 인대 손상과 뼈 타박상을 입은 것이다. 성인대표팀 의무팀장 출신 최주영 U-20 대표팀 트레이너는 당시 백승호의 부상 상태에 대해 "움직일 때 부상 부위에 통증이 있고, 뼈에 울림이 있기 때문에 월드컵을 치르기 못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월드컵 개막을 목전에 두고 신태용팀은 비상이 걸렸다. 주전 골잡이의 대체 발탁까지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었기에 코칭스태프를 비롯한 관계자들의 깊은 고민에 빠졌다. 신 감독은 전력의 핵심인 백승호의 부상을 철저히 비밀에 부치도록 지시했다.

그런데 개막 직전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났다. 백승호의 부상이 거짓말처럼 호전된 것이다. 최 트레이너를 다시 찾은 백승호는 '치료가 가능하고 경기를 뛸 수 있는 수준이 됐다'는 판정을 받았다. 보고를 받은 신 감독은 의무팀과 또 한 번의 신중한 상의한 끝에 백승호 기용을 결정했다. 동료들에게 걱정을 끼치기 싫었던 백승호는 아픈 기색을 전혀 내지 않았다.

"부상 때문에 못했다는 핑계를 대고 싶지 않았어요. 매일 2시간씩 물리치료를 받고, 부은 발목에 테이핑을 넉넉하게 한 뒤 구두숫가락으로 발을 축구화에 밀어넣었어요. 다행히 크게 아프지는 않았어요."

하지만 백승호의 말과 달리 최 트레이너는 "경기를 뛸 수 있는 수준은 맞지만 상당한 통증을 느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대표팀은 이후에도 백승호의 부상 사실을 외부에 노출하지 않았다. 수십여 명의 국내 취재진이 대회 기간 내내 신태용팀을 밀착 마크하고도 백승호의 부상을 몰랐던 이유다.

악조건을 이겨낸 백승호지만 "더 잘 할 수 있었다"며 스스로에게 깐깐한 평가를 내렸다. 그는 이번 월드컵에서 뛴 자신의 점수는 10점 만점 중 6~7점이라고 했다. "(8강이나 4강까지) 조금만 더 올라갔으면 좋은 플레이나 멋진 골 등 보여줄 것도 많았어요. 쉽게 만족하는 편이 아니라서 아무리 잘해도 만족하지 못했을 거예요. 하하"

세계적인 강팀에서 뛰는 또래들을 보며 넓은 세상을 경험한 것도 자신의 점수를 낮게 매긴 이유였다.

"잉글랜드, 포르투갈처럼 나이가 같지만 이미 프로를 경험한 친구들은 속도가 다르더라고요. 이번 기회를 통해 많이 보고 배웠어요."

이번 월드컵을 통해 백승호에겐 새로운 목표가 생겼다. 바로 성인대표팀에서 뛰는 것이다. "제 입으로 말하기는 쑥쓰럽지만 제가 한국인이라는 자부심이 무척 강한 편이거든요. 태극기를 가리키는 골 세리머니를 펼치는 이유도 그 때문이고요. 태극기를 달고 아시안게임은 물론 올림픽, 월드컵까지 나가고 싶다는 꿈이 생겼습니다!"

천안=피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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