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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철순. 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파주=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투자 뿐 아니라 전술적으로도 성숙해져야 할 것 같아요.”

평생 한 번 달기도 어려운 아시아 챔피언스리그(ACL)의 별을 두 차례(2006, 2016) 가슴에 단 베테랑 수비수 최철순(31)은 올 시즌 ACL에서 K리그 팀이 모조리 조기 탈락한 것에 아쉬워했다. 그는 1일 파주NFC에서 진행된 축구대표팀 조기 소집 사흘째 훈련을 소화한 뒤 스포츠서울과 만나 “어제 제주 유나이티드 (ACL 16강전) 경기를 하이라이트로 봤는데 너무나 안타까웠다”며 “이젠 우리 뿐 아니라 타 구단도 투자를 통해 더욱 성숙해진 경기력을 뽐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ACL 우승을 차지한 전북은 올해 조별리그를 앞두고 과거 심판로비 사건 여파로 출전권이 박탈돼 2년 연속 우승 도전이 물거품이 됐다. 전북이 빠진 K리그는 제주, 수원, 서울, 울산이 도전했으나 제주를 제외한 나머지 3개 팀이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제주도 16강에서 우라와 레즈(일본)에 밀렸다. 1차전 홈경기에서 2-0 완승하고도 전날 2차전 원정에서 0-3 완패를 당하며 고개를 숙였다. 5년 사이 축구굴기를 앞세운 중국 슈퍼리그가 굴지의 기업 구단을 앞세워 통 큰 투자로 ACL 대세로 자리매김한 가운데 J리그의 성장세도 무섭다. 2009년 대회 개편 이후 한 번도 우승팀을 배출하지 못하고 있으나 최근 과감한 투자로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이번 대회에서도 중국과 함께 나란히 8강에 2개 팀(우라와, 가와사키 프론탈레)을 올려놓았다.

최철순은 “ACL은 결코 작은 대회가 아니다. 투자 없이 좋은 성적을 바라는 건 이제 쉽지 않게 됐다”며 “수비수 입장에서 최근 유명 공격수를 영입한 중국 일본 팀을 상대하면서 대인 방어에 어려움을 느낀 건 사실”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축구는 11명이 하는 경기여서 한 명이 특출하다고 크게 달라지는 건 아니다. 다만 이름값 있는 공격수는 흐름을 한순간에 바꾸는 힘이 있다. ACL에선 외국인 선수의 역량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거물급 선수가 하나둘 늘어나면서 중국, 일본 선수 경쟁력도 덩달아 살아나고 있다는 것이다.

한때 ACL 무대에서 K리그 팀의 ‘승점자판기’ 같은 구실을 한 J리그 팀의 오름세에 대해서는 전술적인 역량을 강조했다. 최철순은 “K리그 팀은 여전히 (ACL에서 일본을 만나면) 압박 위주의 축구를 한다. 반면 일본은 전통적으로 패스 위주로 풀어간다. 물론 일본이 우리식 압박 축구에 어려워하는 건 사실이지만 최근 K리그 팀 전술이나 경기 영상을 잘 분석했는지 어떻게 하면 효율적으로 패스를 통해 압박을 극복할지 파악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또 “제주가 나름 올 시즌 패스를 통해 경기를 잘했는데 (16강전에서 밀려난 건) ACL 경험 부족이 한몫하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투자는 물론 조금 더 미래지향적인 전술이 동반돼야 K리그가 내년에도 실패를 반복하지 않으리라는 게 최철순의 생각이다.

한편, 내달 14일 카타르와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 예선 8차전 원정을 앞두고 조기 소집 훈련을 진행중인 슈틸리케호는 이날 기존 12명에서 1명이 더 늘어났다. 중국 슈퍼리그에서 활동중인 장현수가 전날 밤 국내로 들어와 깜짝 합류했다. 장현수는 애초 주말 소속팀 일정을 마친 뒤 5일께 대표팀 평가전(이라크) 장소인 아랍에리미트연합(UAE)으로 넘어가 합류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소속팀 협조를 구해 예상보다 일찍 대표팀에 가세했다. 이를 두고 최근 슈퍼리그 외국인 선수 출전 제한 규정 변경 여파로 출전 기회를 잃은 장현수가 구단과 사실상 이별을 선언한게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그는 훈련 후 취재진을 통해 “이적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며 답답한 마음을 호소했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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