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길영의 빅 데이터, 세상을 읽다] 준비할 것인가, 향할 것인가
공직이 아닌 직업을 얻기 위해 준비할 것도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사람에게는 붙이기 어려운, 기계의 명세서 같은 스펙이라는 단어가 이야기되는 이 사회는 옆의 친구보다 무기를 하나 더 장착하기 위해 끝없이 경쟁하라고 부추깁니다.
조직은 그렇게 힘들게 들어온 친구들을 바로 업무에 투입하기 어려워 다시 가르쳐야 한다고 합니다. 신입사원들도 열 명 중 세 명꼴로 채 1년이 안 되어 힘들게 얻은 직장을 떠난다니 도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아버지의 땅에서 돌을 고르고 피를 뽑으며 잠시 쉬는 사이에 집안의 가장 큰 일꾼인 소가 먹을 꼴을 베어오던 시절에는 다시 그 땅을 물려받아 같은 일을 해나가게 될 영원히 반복되는 삶이 있었습니다. 이제 각자에게 자기의 일을 선택하라고 독려하는 지금의 세상이 자유와 더불어 안겨준 불안에 우리 모두는 어쩔 줄 몰라 합니다.
더 이상 막연한 두려움을 쓸모없을지 모르는 것들의 준비로 잠시 잊으려 할 것이 아니라, 그들이 살아갈 삶을 향하고 맞설 수 있도록 응원해야 할 듯합니다. 미래를 모르기에 그 다음 세대에게 희망을 건다면 현재의 지식과 도구를 가르치기보다 그들이 원하는 것을 선택하게 하는 것이 먼저가 아닐는지요.
송길영 마인드 마이너(mind min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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