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라 답변은 잘 준비된 대본" 법조인들이 분석한 정유라 발언 의미
법조계에선 정씨 답변에 대해 “잘 준비된 대본에 따른 것 같다”는 분석이 나온다. 부장판사 출신 신일수 변호사는 1일 “법조인이 미리 조언을 해 준 냄새가 풀풀 난다. 도덕적 비난 사안(SNS 글 등)은 사실을 인정한 반면 형사처벌과 연결된 이대 비리나 삼성 지원 문제 등은 ‘모르쇠’로 잘 피해나갔다”고 말했다. 김한규 전 서울변호사회 회장는 “100% 준비한 발언으로 연습을 많이 한 티가 났다. 자기가 손해보는 말 실수는 하지 않았다”며 “정씨가 중언부언하는 듯 했지만 메시지는 단 하나로 ‘나는 관계가 없다. 난 무죄다’ 였다”고 분석했다.
정씨가 연루된 혐의는 모두 ‘고의성’이 있어야 성립하는 죄다. 손동권 건국대 로스쿨 교수는 “이대 비리든 뇌물죄든 형사처벌 대상인데 정유라가 공범이 되려면 그걸 알고 가담했다는 증거가 필요하다”며 “검찰이 정씨의 고의성과 불법행위 정황을 인식했는지를 입증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검찰은 삼성의 승마 지원이나 이대 입시 과정에서 정씨가 자신에 대한 특혜를 알 수밖에 없었던 정황을 집중적으로 추궁할 계획이다.
일부에선 모든 걸 엄마 최씨 탓으로 돌리면서 결국 ‘연좌제를 적용하지 말라’고 주장한 것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정씨가 최씨 모녀의 재산 국외 도피 의혹에 대해 “덴마크 법원에 갇힌 상태였다”고 하고, 변호사 비용 등 체류비가 어떻게 조달됐는지도 “모른다”고 선을 그은 것도 이같은 맥락에서 법리적으로 준비한 답변이란 것이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는 서울남부구치소에 수감된 정씨를 이날 오전 소환해 조사 중이다. 정씨의 삼성 승마지원 관련 혐의는 특수1부(부장 이원석)에서, 이외 사건은 첨단범죄수사1부(부장 손영배)에서 맡고 있다.
전날 조사는 오후 5시30분부터 1일 새벽 1시40분까지 8시간가량 이어졌다. 체포 시한인 2일 오전 4시8분까지 정씨의 신병을 확보한 상태인 검찰은 밤늦게까지 주요 혐의를 강도 높게 추궁하고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현일훈ㆍ송승환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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