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날 제구 되찾은 류현진, 안정감 따라왔다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7.06.01 11: 01

투수에게 필요한 것은 스피드보다는 제구라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켰다. 류현진(30·LA 다저스)이 제구력을 되찾으면서 '임시 선발'인 제한적인 상황에서도 안정감 있는 호투를 펼쳤다.
류현진은 1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부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7 메이저리그'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동안 77개의 공을 던지며 3피안타 1볼넷 4탈삼진 1실점 역투를 펼치며 선발 복귀전을 마쳤다. 올 시즌 두 번째 퀄리티 스타트다. 
류현진은 현재 '임시 선발'로 위치가 격하됐다. 지난달 26일에는 메이저리그 데뷔 처음으로 구원 등판했고, 4이닝 세이브까지 기록했다. 그러나 선발진에 생존했던 알렉스 우드가 어깨 염증으로 10일 부상자 명단에 오르면서 류현진이 다시 선발 기회를 얻었다.

'임시 선발'이라고 할 지라도 류현진은 자신의 존재 가치를 증명해 내야 했다. 그리고 류현진은 이날 완벽한 제구를 바탕으로 선발진 잔류를 위한 무력시위를 펼쳤다.
이날 류현진은 빠른공 최고 구속은 148.5km(92.3마일)까지 나왔지만 대체적으로 빠른공 구속은 140km초중반 대에 형성이 됐다. 그러나 이날 류현진은 이전과 달랐던 점은 이 빠른공으로도 자신감 있게, 그리고 우타자 몸쪽에 정교하게 꽂았다는 것이다. 
또한 이 빠른공이 가운데로 몰리는 경우가 없었다. 포수 야스마니 그란달이 요구하는 코스로 대부분 향했다. 3회말 맷 카펜터와 4회말 제드 저코, 토니 팸을 삼진을 잡을 때는 높은쪽 빠른공으로 헛스윙 삼진을 유도했다. 다소 위험할 수 있지만 제대로 향하기만 한다면 배트를 유도할 수 있는 것이 높은쪽 빠른공이다. 구위의 자신감과 함께 제구도 동반되어야 했다. 그만큼 류현진의 제구가 이날은 완벽했다는 의미였다.
아울러 체인지업과 커브, 슬라이더 등의 제구도 완벽했다. 스트라이크 존을 크게 벗어나는 공이 없었다.
올 시즌 류현진의 9이닝 당 볼넷은 3.6개(40이닝 16개)였다. 통산 류현진의 9이닝 당 볼넷 갯수가 2.22개에 불과한 것을 생각한다면 어깨 부상 이후 류현진의 제구력과 승부 본능은 떨어졌다고 볼 수 있었다. 지난달 12일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원정경기세어는 6개의 볼넷을 헌납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날은 2회말 2사 2루에서 알레드미즈 디아즈에 고의4구를 내준 것을 빼면 볼넷은 한 차례에 불과했다. 5차례의 풀카운트 승부가 있었지만 스트라이크 존으로 공을 찔러넣으며 승부를 피하지 않았다. 2회말 실투가 나왔고 아쉬운 외야 수비가 실점으로 연결된 것이 아쉬운 순간이었지만 류현진은 흔들리지 않았다.
6회까지 77개의 공만 던지면서 7회까지 소화할 것으로 내다봤지만 7회초 2사후 8번 엔리케 에르난데즈가 2루타를 때려내면서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9번 류현진 타석 때 오스틴 반스 대타를 내세우면서 류현진은 이날 경기를 마무리 했다.
시즌 첫 7이닝 소화는 무산됐고, 1-1 동점 상황에서 마운드를 내려오며 승리 투수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했지만 류현진은 칼날 제구로 안정감 있는 호투를 펼치며 선발진 잔류에 대한 희망을 높였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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