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L전 강세’ 류현진, 선발 눈도장 기회왔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7.06.01 05: 26

한 차례 선발 로테이션에서 밀리는 등 우여곡절을 겪은 류현진(30·LA 다저스)이 자신의 건재를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잡았다. 강세를 보였던 세인트루이스전에서 인상 깊은 투구를 남겨야 더 이상의 고생을 막을 수 있다.
류현진은 1일 오전 9시 15분(이하 한국시간)부터 미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의 부시스타디움에서 열릴 예정인 세인트루이스전에 선발 등판한다. 올 시즌 8경기(선발 7경기)에서 40이닝을 던지며 2승5패 평균자책점 4.28을 기록 중인 류현진은 시즌 세 번째 승리에 도전한다. 그러나 세 번째 승리보다는, 얼마나 강한 인상을 남겨주느냐가 더 중요한 등판이다.
모든 경기가 소중하겠지만 이번 경기의 중요성은 누차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류현진은 다저스의 두꺼운 선발 로테이션에서 다소 고전하고 있다. 다저스는 선발 투수들을 모두 골고루 활용하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고, 이에 류현진은 안정적인 선발 기회를 얻지 못하는 중이다. 첫 승을 거둔 후에는 석연치 않은 이유로 부상자 명단(DL)에 올랐고, 시즌 2승 직후에는 선발에서 밀려 불펜 대기를 하는 등 어려움이 계속되고 있다.

하지만 알렉스 우드의 DL행으로 류현진이 다시 기회를 잡았다. 일단 ‘임시 선발’에 가까운 모습이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올 시즌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는 우드가 한 번만 등판을 쉬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다저스 선발진은 워낙 부상 변수가 많다. 그리고 불안불안한 경쟁을 이어가는 선수들도 있다. 류현진이 이날 좋은 활약을 보인다면 향후 로테이션 정비에 참고가 될 수 있다.
세인트루이스는, 적어도 정규시즌만 놓고 보면 류현진이 강했던 팀이다. 통산 3경기(선발 2경기)에서 1승1패1세이브 평균자책점 1.50으로 호투했다. 선발로 나간 2경기에서는 14이닝 동안 평균자책점 1.93이었다. 불펜에서 나와 4이닝 세이브를 거뒀던 직전 등판(5월 26일)의 상대팀도 바로 세인트루이스였다. 당시 류현진은 컨디션 관리의 어려움 때문에 빠른 공 구속이 떨어졌다. 그럼에도 변화구로 세인트루이스 타선을 효율적으로 틀어막을 수 있었다.
현재 세인트루이스의 25인 로스터에 있는 야수들을 상대로는 더 강했다. 피안타율이 2할3푼3리(43타수 10안타)에 불과하고 전체 비중에서 탈삼진이 무려 31.8%에 이른다. 반면 볼넷은 2.3%에 머물렀다. 이 정도 탈삼진/볼넷 비율이라면 사실상 압도 수준이다. 여기에 세인트루이스 타선은 최근 침체다. 최근 5경기 총 득점이 12점에 불과하다.
게다가 세인트루이스 타선은 전체적으로 변화구에 약한 면모다. 통계전문사이트 '팬그래프'에 따르면 슬라이더 구종 공략 가치는 내셔널리그 9위, 체인지업은 리그 8위로 평균 수준에 머문다. 그렇다고 패스트볼(리그 10위) 계통에 강한 팀도 아니다. 아직은 빠른 공 구사에 자신감이 덜해 다양한 변화구 조합을 선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류현진이 상대하기에는 그래도 좀 덜 부담스러운 타선이다. 
2014년 야디어 몰리나에게 홈런 하나를 허용한 것 빼고는 장타 허용률도 그렇게 높지 않은 편이었다. 맷 카펜터(피OPS 0.500), 덱스터 파울러(.400), 제드 저코(.100), 스티븐 피스코티(.000) 등에게는 철저히 강했다. 물론 이날 상대 선발이 세인트루이스의 에이스인 카를로스 마르티네스라는 점은 걸린다. 그러나 오히려 마르티네스를 넘어 승리를 따낸다면 자신의 가치를 더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기회이기도 하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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