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M 갑질" 공정위에 신고한 하청업체들

노정연 기자 2017. 5. 31. 20:54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경향신문] ㆍ“마진 지불, 정률제를 정액제로 바꿔 피해…부당 반품 등 고통”
ㆍ성주디앤디 측은 “단가 산정방식 위법 아니다…잘못 땐 책임”

‘김성주 신화’로 알려진 유명 브랜드 ‘MCM’의 생산업체 성주디앤디가 하도급 제조업체에 ‘갑질’을 해왔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에스제이와이코리아, 원진콜렉션 등 성주디앤디에서 하청을 받아 이 브랜드의 주요 제품을 생산해오던 하청업체들이 MCM의 부당한 거래로 피해를 입었다고 지난 3월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한 것으로 확인됐다. 성주디앤디가 하도급 업체에 부당한 단가를 적용하고 부당 반품을 하는 등 불공정거래 행위를 저질렀다는 것이다.

하청업체들에 따르면 성주디앤디는 하도급 거래 계약 체결 당시 마진 지불 방식을 ‘정률제’로 했으나 2005년 10월 제품 고급화 시기에 맞춰 이를 ‘정액제’로 바꿨다. 판매가격 또는 원가와 관계없이 하청업체에는 정해진 액수의 마진만 인정하는 방식이었다.

당초 성주디앤디는 정액제 방식을 시범적으로 3개월만 시행한다고 했지만 올해까지 12년간 이어졌다고 하청업체들은 주장했다.

제품이 고급화되면서 원가와 제품 가격이 오르고 공정도 어려워졌지만 정액제로 인해 공급업체들의 몫은 10년 넘게 제자리였다. 공급업체들은 꾸준히 정률제를 요구했으나 성주디앤디 측에서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게 하청업체들의 주장이다.

하청업체인 에스제이와이코리아 김서원 대표는 “성주디앤디는 하도급 업체에 샘플 제작비와 운송비도 지급하지 않았다”며 “시스템 구축을 이유로 하도급 업체에 비용을 부담시키고 기계 등의 구매를 강제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하청업체들은 또 소비자가 제품을 반품하면 공급업체의 귀책사유가 없음에도 성주디앤디 측이 하도급 업체에 백화점 판매 정가의 1.1배로 이를 떠넘겼다고 주장했다. 가방을 사용하던 소비자의 의류 보상까지 공급업체에 백화점가로 전가했다는 게 하청업체들의 주장이다.

에스제이와이코리아 외 4군데 이상의 업체는 관리비와 인건비 상승으로 회사 운영에 어려움을 겪어오다 지난해 최종 부도처리됐다.

이들 업체는 지난해 7월부터 성주디앤디에 미지급된 비용 정산 및 부당한 단가 산정 철회를 요구했으나, 성주 측은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지 않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성주디앤디는 현재 업체들이 문제 삼고 있는 단가 산정 방식 변경은 현행법상 위반 사항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성주디앤디 측은 현재까지 2회의 조정절차가 진행됐으며, 대표이사가 직접 신고 업체 대표들과 조정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신고 업체가 주장하는 금액의 근거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확인조차 하지 못한 채 수백억원을 지급하라는 요구를 받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성주디앤디 관계자는 “4개 협력사는 현재 수백억원의 배상을 요구하면서도 구체적인 증빙자료를 제시하지 않고 있다”며 “도의상 안타까운 심정으로 실수나 잘못이 있으면 보상하고 책임을 질 계획”이라고 밝혔다.

<노정연 기자 dana_fm@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