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 테니스 선수 정현(21·세계랭킹 67위)이 4대 메이저대회인 프랑스오픈 2회전(64강전)에 진출했다.

정현은 30일 열린 대회 남자 단식 1회전(파리 롤랑가로스 스타디움)에서 미국의 샘 퀘리(28위)를 3대1(6-4 3-6 6-3 6-3)로 눌렀다.

한국 선수가 이 대회 1회전을 통과한 건 2008년 이형택 이후 9년 만이다.

1세트를 먼저 따낸 정현은 퀘리의 강력한 서브에 밀려 2세트를 내줬다.

하지만 세트 게임스코어 3-3까지 팽팽히 맞섰다. 이후 자신의 서브 게임을 지킨 정현은 4-3으로 앞서 나갔고 이어 상대 서브 게임을 브레이크, 5-3으로 달아나 승기를 잡았다.

마지막 세트가 된 4세트에서도 정현은 2-2 균형을 맞추다 점수차를 벌렸다.

경기 내용도 인상적이었다. 퀘리가 무려 54개의 실책을 범한 반면 정현은 23개만 기록하며 안정적인 경기를 펼쳤다.

정현에게 패한 퀘리는 2011년 세계 랭킹 17위까지 올랐던 선수다.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대회 단식에서 9번이나 우승한 경력이 있다.

정현은 이로써 윔블던을 제외한 3개 메이저대회(프랑스오픈·호주오픈·US오픈)에서 모두 2라운드 진출을 기록하게 됐다.

정현은 2회전에서 데니스 이스토민(80위·우즈베키스탄)을 상대한다. 지난달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바르셀로나 오픈에선 정현이 이스토민을 2대0으로 이긴 일이 있다.

정현이 이스토민을 물리치면 3회전은 한일전이 될 양상이 있다. 니시코리 게이(9위·일본)와 만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