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라씨가 245일간 도피 끝에 한국 송환길에 올랐다.

박근혜 정부의 이른바 ‘비선실세’로 불렸던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가 덴마크에서 245일간 도피생활에 종지부를 찍고 30일 한국 송환길에 올랐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정유라씨가 머물렀던 덴마크 당국과 경유지인 네덜란드 당국은 정유라씨의 차질없는 한국 송환을 위해 정 씨에게 ‘초특급 경호’를 제공했다.

연합뉴스는 정유라씨의 귀국길은 레드카펫만 없었을 뿐 ‘VVIP(Very Very Important Person)의 행차’를 방불케 했다고 보도했다.

정유라씨는 이날 오전 지난 150일간 구금돼 왔던 덴마크 올보르 구치소를 출발해 항공편으로 코펜하겐 공항에 이날 낮 12시 28분께 도착했다.

정유라씨는 덴마크 경찰 제복을 입은 2명과 사복을 입은 2명 등 남녀 경찰 4명의 호위를 받았다. 또 일반 승객들이 이용하는 앞문을 이용하지 않고 뒷문을 통해 내린 뒤 활주로에서 검은 밴 차량을 타고 공항보안구역으로 이동했다.

정유라씨는 윙크하는 스마일이 그려진 흰색 티셔츠에 카디건을 걸쳤다. 풀어 헤친 파마 머리가 바람에 휘날리기도 했다.

정유라씨는 지난 4월 19일 올보르 지방법원 법정에 모습을 드러냈을 때보다 약간 살이 붙은 모습이었다.

정유라씨를 송환하기 위해 코펜하겐 공항에서 기다리고 있던 한국 검찰 관계자 5명은 정유라씨 도착에 맞춰 보안구역으로 이동, 덴마크 경찰로부터 정유라씨의 신병을 인수했다.

정유라씨를 태우고 당초 이날 오후 4시25분 코펜하겐 공항을 떠나 암스테르담 공항으로 향할 예정이었던 KLM 항공 소속 비행기는 1시간 30분 가까이 지연된 5시53분께 암스테르담으로 향했다.

정유라씨는 오후 4시30분께 검은 색 밴 차량을 타고 활주로 옆에 도착해 탑승을 기다렸다. 제복을 입은 덴마크 경찰 2명이 정씨를 계속 감시했다.

항공기가 출발 준비를 마치자 검은 색 밴 차량이 항공기 옆까지 50여m 이동했다. 정유라씨는 덴마크 경찰의 보호 아래 별도의 탑승구를 이용해 제일 먼저 항공기에 올라 맨 뒷자리에 앉았다. 정유라씨 옆좌석에는 한국 검찰 관계자들이 앉았다.

덴마크 경찰은 항공기 탑승구까지 정유라씨를 안내한 뒤 정유라씨의 신병을 한국 검찰 관계자에게 넘겼다.

뒤이어 일반 승객들과 한국 취재진들이 탑승하면서 정유라씨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으려고 하자 KLM 항공 승무원들은 거세게 달려들어 사진 촬영을 저지했다.

또 승무원들은 사진을 촬영하다가 적발될 경우 사진기를 압수하고, 비행기에서 강제적으로 내리도록 하겠다고 기내방송을 하기도 했다.

승무원들은 또 운항 중 일반 승객이나 취재진들이 정유라씨에게 접근하는 것을 막기 위해 항공기 뒤쪽의 화장실은 아예 이용할 수 없다고 고지했다.

정유라씨는 암스테르담까지 비행하는 1시간 30여분 동안 침묵을 지키며 조용히 앉아 있었고, 피곤한 듯 눈을 감고 휴식을 취하기도 했다.